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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생 어머니가 법정에서 "가혹"하다며 오열한 이유…

[세월호참사] 광주지법, 선장·선원 제12회 공판

(광주=뉴스1) 김호 기자 | 2014-08-27 17:42 송고
세월호 참사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선장, 선원들에 대한 재판에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법정의 모습을 지켜보기 가혹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27일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준석(68) 선장과 선원 등 15명에 대한 제12회 공판기일이 끝나기 직전 단원고 희생 학생의 어머니 고모씨는 재판장의 허락을 받아 발언했다.

고씨는 "우리 아이들을 아주 긴 하늘나라 여행을 보냈다. (우리 아이들을 보낸 사람들이) 재판 중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그것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보는 듯한 법정의 모습이 가혹하다"고 했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은 이번 사고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과적을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청해진해운은 사고의 원인을 조타실수 등이라며 선원들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지적한 것이다.

고씨는 "아이들을 보내고 숨을 쉬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힘들다. 지금도 집에 있으면 아이가 돌아올 것 같고 간식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 집에서도 마음 편히 있을 수 없다"며 흐느꼈다.

이어 "아이에 대한 생각에 이내 눈물이 터지고 마는데 그 기분을 피고인, 변호사, 검사, 재판부 등이 아신다면 이럴 순 없다. '기억이 안난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고 '모른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한다"고 답답한 심경을 표현했다.

고씨는 "우리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전문가가 아님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법률가들에겐 (세월호 참사가) 그저 그런 사건처럼 보일지라도 우리에겐 삶이 무너지는 경험"이라고 했다.

고씨는 "부디 진정성과 진실함을 갖고 우이 아이들을 바닷속에서 죽게 한 사람들이 응분의 처벌을 받을 수 있게 공정한 재판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재판장은 "형사재판은 피고인들의 (혐의) 인정 여부와 상관없이 증거로 판단하게 된다. 변호사들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피고인들의 입장을 옹호할 수 밖에 없다"며 위로했다.

또 "물론 가족들이 느끼는 고통을 모두 알 수 없지만 검사와 변호사, 재판부는 어느 사건보다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하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진실 발견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모두 열의를 다하고 있으니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했다.


kim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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