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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유족·국민 곁에서 끝까지 싸울 것"…장외투쟁 돌입(종합2보)

국회 본청·청와대·광화문 등서 규탄대회…정부 여당에 3자협의체 수용 촉구
당내 중도·온건파 15명, "국회밖으로 나가선 안된다" 강경파 '장외투쟁' 비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박정양 기자, 박상휘 기자 | 2014-08-27 00:18 송고 | 2014-08-27 07:17 최종수정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4.8.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26일 오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4.8.2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새누리당에 여·야·유가족 3자협의체 구성 수용을 촉구하며 본격적인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재협상안이 유가족과 일부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 부딪히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3자 협의체 구성 제안마저 새누리당이 거부하자 고강도 투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의대회을 갖고 대여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 올렸다.

박 위원장은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국민의 목숨을 외면한 채 국가가 있을 순 없다"며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세월호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한 요구(3차협의체)에 응답할 때까지 유족과 국민의 곁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참사의 진실규명을 완강하게 거부하는 새누리당을 상대로 협상에 나섰지만 유족의 동의를 결국 얻지 못했다"며 "새누리당과 박근혜정권에 대한 유족과 국민의 뿌리깊은 불신의 벽을 좁히기 위해 3자 협의체를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여·야·유가족 3자협의체를 거부한 새누리당에 대해'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발표하고 "대한민국 국회는 첨예한 사회적 쟁점에 대해 여야와 관계 당사자의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왔다"며 "그것이 대의민주주의이며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이어 "3자협의체 제안은 특별법을 둘러싼 불신과 갈등의 벽을 넘어 진실을 밝히는 방향으로 진입하자는 것"이라며 "거대공룡 집권여당과 박근혜정부는 이 전례없는 세월호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결의대회 직후 청와대 앞 분수대로 이동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우상호 의원은 규탄사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정상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 만나달라'고 거리에 나왔다"면서 "대통령이 국민을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라가 정상이냐"라고 날을 세웠다.

의원들은 규탄성명서를 통해 "이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 그것이 집권당의 책임이며 국정 최고 책임자의 품격"이라며 △박 대통령의 ‘유민아빠’ 김영오씨와 면담 수용 △새누리당의 3자 협의체 수용 및 유가족과의 대화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유가족이 동의할 수 있는 세월호특별법 대안 제시 등을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단이 2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촉구를 위한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김유민 양 아버지 김영오 씨의 면담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2014.8.26/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단이 26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촉구를 위한 투쟁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김유민 양 아버지 김영오 씨의 면담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2014.8.26/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이후 의원들은 4개조로 나눠 세월호 유가족들이 농성하고 있는 청운동 동사무소 앞 현장과 문재인 의원의 광화문 농성 현장 등을 찾았다.

박 위원장 등을 비롯한 원내 지도부는 청운동 동사무소에서 유족들을 찾아 위로했고, 박 위원장은 곧바로 김씨가 입원해 있는 용두동의 동부병원을 방문했다.

박 위원장은 김씨를 찾아 향후 새정치연합의 투쟁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건강이 걱정된다. 미음이라도 빨리 드셨으면 좋겠다. 국민이 많이 걱정한다"고 단식중단을 호소했다.

이에 김씨는 "새누리당이 전혀 성의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음이라도 먹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지금 먹을 수 없다. 새누리당이 전향적인 자세로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태도를 바꾸면 미음을 먹어보겠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또 "세월호특별법이 유가족이나 개인을 위한 법이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한 것이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니 끝까지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아울러 김씨는 최근 자신의 가정사를 둘러싸고 악성 루머와 댓글들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 속상해했다고 박 위원장은 전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과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 등 또 다른 조는 광화문 농성장을 찾아 격려했다. 우원식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두 차례의 합의 불발에 대해 "전적으로 새정치연합의 역량 부족이었다"고 사과한 뒤 "이제 유가족과 다시 손을 잡는다. 다시는 잡은 손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이곳에서 8일째 동조단식 중인 문 의원을 찾아 단식을 중단하고 당의 세월호특별법 투쟁에 합류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비상의총을 하면서 투쟁하려고 한다. 문 의원을 국회로 모셔서 국회에서 투쟁하려고 왔다. 문 의원이 투쟁대열에 같이 해주시라"고 에둘러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문 의원은 "우선은 어쨌든 유민아빠가 단식을 멈춰야 된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김씨가 하다 못해 3자 협의체 가동이나 대통령이 유족들만 만나줘도 단식을 풀 것 같다. 한계에 이르렀으니 그리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민홍철, 홍의락, 배재정 의원 등 영남권 의원과 국회 안전행정위 위원들은 많은 폭우로 많은 인명과 침수피해가 발생한 부산 침수지역 현장을 방문해 철저한 피해 수습을 정부에 당부하는 한편 국회 차원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한편, 80여 명의 의원들은 이날 저녁에 국회 예결위회의장에 집결해 하루 일정을 점검한 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의 트라우마 치유 관련 강의를 들었다.

정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사고 당사자들의 트라우마 증상과 이에 대한 사회적 치유 노력 방안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 박사는 야당이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서만 노력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생존자 가족, 실종자 가족 등 사고와 관련한 모든 가족에 대해 신경을 쏟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야 농성도 이어간다. 앞서 전날 새정치연합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 20여명은 예결위회의장에서 철야농성을 했었다. 이날도 안행위원회와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철야 농성을 벌인다. 

하지만 벌써부터 당 내에서는 장외투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4선의 김성곤·김영환·박주선 의원과 황주홍 의원 등 중도·온건성향 의원 15명은 당내 강경파를 상대로 '국회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됩니다'는 성명을 내고 장외투쟁 행보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국회의원들의 단식과 장외투쟁, 이제 이것만큼은 정말 안 된다. 국회의원 개인의 판단과 선택은 존중돼야 하되, 당 차원의 극한 투쟁은 곤란하다"며 "우리는 이미 세월호특별법 문제에 대해 새누리당과 합의한 바 있고, 재합의까지 한 바 있다. 장외투쟁의 명분 또한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서울시청 앞에서 진행했던 장외투쟁을 거론, "우리가 제안했던 분리 국정감사 첫 날인 오늘 그 첫 국회 일정조차 파행시키며 시작하고 있는 이 장외투쟁 역시 작년 노숙투쟁과 다름없이 의회민주주의의 포기로 기록되고 말 것"이라며 "우리와 국민 사이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박 비대위원장은 '투쟁정당의 이미지를 벗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하고 약속했다"며 "지금은 야당으로서 대화와 타협보다는 비타협적 투쟁이 요청되는 시점이라는 판단에 설사 동의한다 치더라도, 국회의원들의 장외투쟁만은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성명에는 김성곤·김영환·박주선·황주홍 의원을 비롯 김동철·민홍철·백군기·변재일·안규백·유성엽·이개호·이찬열·장병완·주승용·조경태 의원 등이 참여했다. 

새정치연합은 27일 오전 10시 예결위회의장에서 비공개 의총을 갖고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피켓팅을 벌인다.

또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도보행진을 벌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sangh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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