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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석연치 않은 SH공사 사장의 갑작스런 사표

(서울=뉴스1) 이군호 기자 | 2014-08-25 15:03 송고 | 2014-08-25 15:39 최종수정
© News1

 

이종수 SH공사 사장이 임기 만료 7개월을 앞두고 돌연 사표를 제출해 뒷말이 무성하다.

사의 표명의 변이 분명치 않다. 흔한 건강상의 이유도 아닌 듯하다. 이 사장은 불과 며칠전까지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집권 2기를 맞은 박원순 서울시장에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는 사퇴의 변도 없다.  더욱이 시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후임을 두고 하마평까지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지난 1월 시의 인사 청탁을 받아들이지 않아 '보복인사'를 당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SH공사 사장과 관련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종수 SH공사 사장은 취임 9개월만인 지난해 2월 돌연 사표를 제출했었다. 당시 이 사장은 박원순 시장이 공약으로 내건 부채 감축과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제도 개선 및 시 협조 미비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배수진을 친 이 사장의 액션에 시는 SH공사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고 부채감축과 임대주택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사퇴를 막았다.

시의 지원이 반영되면서 이 사장은 부채 3조2000억원 감축,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 주택 1만가구 이상 판매 등의 성과를 거두며 성공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임기 몇개월을 남기고 사퇴해 '성공한 인사'의 의미가 퇴색했다. 

더욱이 SH공사 사장 후보에 실무형 전문가가 아닌 정무형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건기 시 행정2부시장은 "현재 거론되는 소문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공식 임명 절차를 거쳐 사장을 선임하게 된다"고 밝혔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의구심은 남는다. 

SH공사는 서울의 주택·임대주택 공급과 주거복지 확대를 실행하는 최일선 기관이다. 특히 집권2기 핵심 주택정책인 '박원순표 도시재생사업'을 집행할 핵심기관이다. 한 마디로 정치권 인사를 낙하산 태워 보낼 자리가 아니다. 

최판술(새정치민주연합·중구1) 서울시의회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5개 공기업의 올 상반기(6월말 기준) 부채는 전년말 대비 6000억원이 늘어났다. 서울시의 개혁이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개혁 과정에서 조직·인사 개편은 불가피할 수 있다. 하지만 개혁을 이념만으로 할 수는 없다. 문제점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해 고칠 수 있는 전문가를 적극 기용해 박 시장의 이념에 동조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가 인사 문제로 국민들을 답답하게 하는 마당에 서울시마저 이같은 모습을 쫓아가려는 것인지 우려한다면 지나친 기우일까. 


gu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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