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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최씨 고집’, 최강희 ‘최씨 고집’ 꺾었다

FC서울, 리그 선두 전북과 화끈한 맞불 끝에 2-1 승

(전주=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8-23 21:01 송고 | 2014-08-23 21:39 최종수정

오는 27일 포항과의 부담스러운 ACL 8강 2차전을 앞두고 있는 FC서울이 리그 선두 전북을 원정에서 격파했다. 서울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에서 2골을 터뜨린 윤일록의 맹활약을 앞세워 2-1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최용수 감독의 ‘고집’이 최강희 감독의 ‘고집’을 꺾었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은 당연히 베스트 멤버를 가동했다. 1년 2개월 만에 대표팀 발탁이 유력해 보이는 득점선두 이동국부터 부상에서 돌아온 중원 사령관 김남일까지 모두 선발로 나섰고 레오나르도와 카이오 등 후반을 도모한 조커도 두둑했다. 하지만 서울은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다.

서울은 다가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치러야한다. 시즌 전체의 사활이 걸린 무대를 위해 어느 정도 전력을 아껴야했다. 때문에 수비의 핵 김진규와 측면 자원 김치우 그리고 외국인 공격수 에스쿠데로는 아예 전주 원정에 불참했다. 차두리, 오스마르, 몰리나, 고명진, 에벨톤 등 주축들도 모두 벤치를 지켰다.

23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4 전북현대와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오른쪽)과 최용수 서울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명승부의 승자는 최용수 감독이었다. © News1 김대웅 기자
23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4 전북현대와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오른쪽)과 최용수 서울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명승부의 승자는 최용수 감독이었다. © News1 김대웅 기자

서울의 또 다른 멤버들의 전력이 마냥 약하다고는 볼 수 없으나 승리에 대한 비중이라는 측면에서는 전북이 더 강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부담이 있는 경기이다. 서울이 내려선 뒤 카운트어택을 노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홈에서 반드시 이겨야하는 경기라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적극성을 띄어야한다”는 말로 입장차를 설명했다.

역시 주도권은 전북이 쥐고 있었다. 이동국을 중심으로 이승기와 한교원 등이 과감하게 ‘전진 앞으로’를 외쳤다. 하지만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최강희 감독의 말처럼 서울은 어느 정도 웅크리고 앉아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을 찍었는데, 이 수비벽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이 “그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들이기에 더 강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면서 우려감을 전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됐다. 서울 선수들은 ‘2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강한 정신력과 전력으로 전북과 대등하게 맞섰다. 당황한 쪽은 전북이다. 더 당황스러운 상황은 후반 시작과 함께 나왔다.

경기 재개 휘슬이 울리자마자 FC서울의 선제골이 터졌다. 윤일록이 하프라인에서 공을 빼앗아 홀로 드리블한 뒤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권순태 골키퍼의 손을 피해 전북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 입장이 난처해졌다. 최강희 감독은 곧바로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4분 만에 수비형MF 김남일을 빼고 레오나르도를 투입했다. 강수였다.

이기고자하는 최강희 감독의 선택은 곧바로 결과물이 나왔다. 전북에는 역시 이동국이 있었다. 후반 16분, 이동국은 이주용의 긴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정확하게 트래핑한 뒤 180도 몸을 돌려 왼발 터닝슈팅을 성공시켰다. 공을 잡아내는 것부터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의 슈팅까지, 일품이었다. 이동국의 시즌 11호 골과 함께 경기는 원점이 됐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후반 20분 한교원을 빼고 카이오를 넣었다. 기세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최용수 서울 감독의 의지도 만만치 않았다. 포항전을 생각할 때 승패에 그리 연연하지 않을 경기였으나 승부사 기질이 발동했다. 후반 19분 에벨톤을 시작으로 후반 23분 오스마르를 넣었고 후반 32분에는 고명진까지 투입했다. 맞불이었다. 그 ‘고집’이 결국 짜릿한 ‘서울 극장’을 만들었다.

‘일진일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서로 이기기 위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진행했다. 당연히 승리가 필요했던 최강희 감독은 ‘닥공’을 외쳤고, 몸이 뜨거워진 최용수 감독도 물러섬이 없었다. 덕분에 전주성은 마지막까지 큰 함성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종료 직전,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서울의 결승골이 나온 까닭이다.

그대로 무승부로 끝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거짓말 같은 골이 나왔다. 첫 골을 넣었던 윤일록이 놀라운 집중력으로 다시금 전북의 골망을 흔들면서 경기는 2-1 서울의 승리로 끝났다.

서울이 모든 것을 가져간 경기였다.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하면서 승점 3점까지 챙겼다. 왜 FC서울이 ACL과 FA컵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지 입증했던 경기다. 숨길 수 없었던 최용수 서울 감독의 ‘고집’이 최상의 결과를 도출했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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