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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서울 도심 곳곳 '세월호법' 촉구 한 목소리(종합)

유가족, 대통령에 재차 면담 요청…'유민아빠' 41일째 단식 진행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2014-08-23 20:31 송고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김병권 위원장과 김형기 부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면담요청서를 들고 청와대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의 김병권 위원장과 김형기 부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면담요청서를 들고 청와대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유민아빠' 김영오(47)씨가 입원 중에도 불구 41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3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 행진이 잇따라 열렸다.
침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했다. 광화문 광장 집회 참석자들은 거리 행진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 박근혜 대통령에 재차 면담 요청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답변을 기다리며 청와대 앞에서 이틀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들은 박 대통령에게 재차 면담을 주문했다.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면담 약속을 받아야겠다"며 "그 전에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민아빠 김영오(47)씨를 살리는 길은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진실이 밝혀지는 게 두렵지 않다면 세월호 특별법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대답이 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김병권 가족대책위원장은 "국회나 정부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얘기를 하고 싶어서 만나자고 하는데 왜 안 만나주는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믿을 분은 대통령 밖에 없다. 지금 당장 답을 주고 김영오씨를 한 번 만나달라"고 호소했다.

김영기 가족대책위 수석부위원장은 "새누리당에 다시 한 번 강력한 충고를 드린다"며 "원내부수석을 비롯한 몇몇 당직자들은 우리 세월호 유가족들을 분열시키고자 몇몇 가족들 만나고 있는데 이런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김병권 위원장과 김영기 수석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께 보내는 유가족 면담 요청서'를 전달하기 위해 경찰차를 타고 청와대로 향했다.

가족대책위는 박 대통령의 답변이 올 때까지 주민센터 앞 농성을 계속하면서 청와대 앞 분수대 인근에서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센터 주변에는 노란 리본을 달고 박 대통령에게는 편지와 엽서를 보낼 계획이다.

앞서 이들은 전날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단을 박 대통령이 내려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 등 2명은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가족들의 생각에 대한 답을 줄 것을 요구했으나 즉답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가족 70여명은 주민센터 앞 주차장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펼침막들을 펼쳐 놓은 채 밤샘 농성을 벌였다.

주차장은 경찰버스로 둘러쌓여 있는 상황으로 주변에는 6개 중대 400여명의 경력이 배치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유가족들이 모여있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로 향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유가족들이 모여있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로 향하다 경찰의 제지를 받고 있다./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광화문광장 국민대회, 행진 중 경찰과 '충돌'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12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청와대는 응답하라,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고(故) 단원고 2학년 김시연군의 어머니 윤경희씨는 "팽목항에서는 힘이 없던 부모였지만 지금은 이렇게 싸우고 있다"며 "여러분도 지겹다 하지 마시고 제대로 된 기소권과 수사권이 있는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양한웅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위원장은 "집권 여당 국회의원들도 대통령에게 유가족을 직접 만나보라고 건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유가족의 뜻이고 국민의 뜻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추석 전에 대통령, 여야 모든 정치인이 나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아니면 추석 전 국민과 함께 전국 곳곳에서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대회가 끝난 오후 6시20분쯤 1000여명의 참석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앞 유가족들의 농성장으로 가기 위해 광화문방면 등으로 행진을 시도했지만 겹겹이 쌓인 경찰에 막혀 곳곳에서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찰관들은 참가자들로부터 주먹 등으로 폭행을 당했다. 또 경찰모자와 시위진압용 방패를 빼앗기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저녁 8시 현재까지 집회 참가자 2명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참석자들은 "경찰은 비켜라. 특별법을 제정라하. 박근혜가 책임져라.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우리는 평화적으로 행진하려고 한다.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경찰과 청와대가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4.8.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4.8.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서울대·경희대 총학, 25일 '세월호법' 촉구 청와대 행진

대학생들도 가세했다.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하며 25일 경희대 총학생회와 함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한남대교를 건너 종로구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하기로 했다.

이경환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국민대회에 참석해 "25일 우리도 마음을 모아서 4시간을 걸어 청와대에 탄원서를 전달하고 광화문 농성장에서 유가족들 만나겠다"고 밝혔다.

이 학생회장은 "세월호 사고가 있고 나서 120일이 넘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분명하게 바뀐 게 아무것도 없다"며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전반적으로 바꾸자'라고 했는데도 실제 고통받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진실은 단 하나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에 대해서도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이 학생회장은 "세월호 피로감이 지나치다는 말로, 더 이상 요구하지 말라는 말로 단식을 40일 가까이 하는 사람이 잇는데도 대통령과 여당을 설득해야할 야당 대표가 유족과 국민들을 설득해서 이쯤에서 합의하자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권, 기소권이 있는, 철저한 진상규면이 가능한 특별법과 관련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고 여야가 마음을 바꾸길 바라는 우리들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행진을 한다"며 "여기에 경희대 총학생회도 화답해줬고 9월에는 전국 대학생들이 모두 움직여 청와대까지 행진할 수 있는 판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 공동위원장은 "29일에는 조계종 등 4대 종단 성직자들이 시청 앞에서 법회와 기도회를 열고 청와대로의 행진이 예정돼 있다"며 "30일 이전에 세월호 특별법이 채택되길 바란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국민대책회의는 30일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40일째 건강 악화로 입원중인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40일째 건강 악화로 입원중인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22일 오후 서울 용두동 동부병원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뉴스1 © News1

◇ '유민아빠' 김영오씨, 입원 중 단식 계속 '41일째'

김영오씨는 병원에서도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광화문광장에서 단식을 시작한 이래 41일째이다.

김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서울시 동부병원 내과과장은 23일 "김씨가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며 "어제랑 비슷하게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김씨는 의식이 있고 대화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혈당이나 혈압은 양호해졌다. 쇼크상태였던 혈압은 어제보다 좋아졌고 혈당 수치도 현재 저혈당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는 수액을 맞고 있는 것 외에는 없다"며 "김씨가 입원 중인 1인실에 밤새 가족대책위분들이 자리를 지켰다"고 덧붙였다.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검사 수치상 위험 범위는 벗어났지만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제밤 둘째 딸 유나가 찾아와 잠을 자고 갔는데 아빠 상태에 너무 마음 아파하고 단식을 중단하라고 애원해서 김씨가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또 "김씨는 광화문 상황도 계속 주시하고 있고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에서 밤샘 농성 중인 내용도 예민하게 살피고 있다"며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위험 요소가 많아 면회 인터뷰를 일절 사절하고 있다. 본인 의사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현재 김씨가 입원 중인 병원에는 김씨의 건강 등을 묻는 취재·문의 연락이 쇄도해 업무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유 대변인은 병원 취재 및 문의 자제를 요청하면서 매일 오후 2시 전후에 김씨의 상태를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장기 단식으로 몸이 수척해진 김씨는 전날 오전 7시50분쯤 119 구급대원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 동대문구 소재 서울시 동부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김씨는 혈당 수치가 낮은 상황이었다. 병원 이송 전 농성장 기준으로 혈압은 쇼크상태 수준이었다.

김씨는 현재 병원 특실 입원병동의 1인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김씨가 건강을 회복하려면 2달의 복식기간이 필요해 가족과 의료진이 김씨의 몸상태를 체크하며 식사를 권유하고 있지만 김씨는 여전히 식사를 거부하고 있다.

김씨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던 중 경찰에게 제지를 당했던 20일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그는 농성장에서 앉아 있지도 못한 채 하루종일 누워 있었고 제대로 움직이거나 말을 하기조차 어려워했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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