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두산의 시급한 해결과제, 편중된 니퍼트 의존도

(뉴스1스포츠) 임성윤 기자 | 2014-08-23 07:05 송고 | 2014-08-23 07:29 최종수정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역시 삼성전에 강했다. 올 시즌 4번의 삼성전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고 과거의 전적까지 더하면 13연승이다. '천적관계'가 또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과거 전적이 니퍼트의 시즌 11승의 발목을 잡았다. 지나친 의존도가 문제였다.

니퍼트는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활약을 4년째 펼치고 있다. 올해도 니퍼트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지난해까지의 위력적인 구위는 아니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을 유지하며 두산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4년 연속 한 팀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쌓은 유일한 외국인 투수다. 뛰어난 활약으로 두산 마운드의 중심을 지키고 있지만 두산은 니퍼트에 대한 무리한 의존도를 보이며 오히려 니퍼트의 활용도를 낮추고 있다. © News1 DB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4년 연속 한 팀에서 두 자릿수 승리를 쌓은 유일한 외국인 투수다. 뛰어난 활약으로 두산 마운드의 중심을 지키고 있지만 두산은 니퍼트에 대한 무리한 의존도를 보이며 오히려 니퍼트의 활용도를 낮추고 있다. © News1 DB

두산 마운드가 붕괴됐다는 평가를 받을 때도 니퍼트 만큼은 자신의 역할, 선발투수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여건이 맞으면 구원투수로도 나서 불펜의 공백을 메웠다. 책임감도 강했다. 투수진의 부진이 이어지자 투수조를 모아놓고 격려와 자신감을 불어 넣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토종보다 더 토종다운 선수가 두산의 니퍼트다.

니퍼트가 없었다면 강력한 타선의 폭발력도, 수비 반경이 넓다는 야수진의 활약도 현재보다는 반감된 평가를 받았을 터다. 그만큼 니퍼트가 지켜온 마운드의 안정감은 단순한 성적 그 이상의 가치를 두산에게 주었다.

두산도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의 니퍼트 활용 방식은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여건이 좋지 않을 때마다 니퍼트를 해결사로 투입하고 있는 그 방식에 대한 지적이다. 확실한 카드를 꺼내 든다는 차원에서 니퍼트를 활용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그 빈도가 너무 잦다고 무게 또한 무겁다.

두산 벤치는 연패를 끊기 위해 니퍼트를 투입하고, 불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니퍼트를 투입했다. 승부처에서는 여지없이 니퍼트를 투입했다. 곤란한 순간에 두산의 선택은 언제나 니퍼트였다.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그랬다. 7이닝까지 106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호투를 한 니퍼트를 또 다시 8회에 마운드에 올렸다.
‘니퍼트라면’ 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는지 8회초 선두타자 7번 대타 박석민에게 홈런을 맞았어도 교체를 선택하지 않았고 8번 대타 김태완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어도 바꿔주지 않았다. 결국 1번 나바로에게까지 투런 홈런을 허용해 4-3, 1점차까지 추격을 당하고 나서야 두산 벤치는 니퍼트를 이현승으로 교체했다. 구위가 떨어졌지만 니퍼트의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오히려 화를 부른 셈이다.

니퍼트의 투입 시점이나 교체 타이밍 등에 대한 판단은 결과론이기도 하고 감독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존도가 점점 노골적이 되는 모습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를 찾기 힘들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하는데, 니퍼트는 그 투수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동의 1선발, 즉 에이스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고 그 만큼의 대우를 해야 하는 존재다.

현재와 같이 중요한 순간마다 빈번하게 니퍼트에 의지할 경우, 정작 중요한 순간에 과부화가 걸릴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인성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니퍼트라 할지라도 기계가 아닌 만큼 누적되는 피로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니퍼트가 무너졌을 경우 이를 대체할 만한 대안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니퍼트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하면 할 수록 대비책 마련에 대한 인식 역시 감소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니퍼트의 활용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려가 필요해 보인다.




lsyoon@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