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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좋다는 의경부대 직접 가보니…노 터치 타임?

가족 초청 행사·월 75시간 개인시간 보장제 등 의경 호응 좋아

(서울=뉴스1) 류보람 기자 | 2014-08-22 18:24 송고 | 2014-08-23 05:28 최종수정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금천경찰서에서 열린 금천방순대 가족초청 간담회에서 의경들과 초청된 가족들이 공연을 감상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4.8.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금천경찰서에서 열린 금천방순대 가족초청 간담회에서 의경들과 초청된 가족들이 공연을 감상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4.8.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최근 잇따라 불거진 군부대 내 가혹행위로 입대를 앞둔 청년들과 가족들의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전투·의무경찰 부대의 다양한 자구책이 호응을 얻고 있다.
경찰은 2011년 전투경찰 6명이 집단 탈영해 가혹행위를 신고한 사건 이후 부대생활 개선, 가족들과 소통강화 등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21일 서울 금천경찰서는 방범순찰대 의무경찰 가족들을 초청해 군생활을 소개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부대원과 가족, 여자친구 등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대원들의 영상편지 상영, 생활관 견학, 식단 공개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원들은 가족과 연인 앞에서 자체 제작 UCC, 악기 연주, 춤과 노래 등을 선보이며 각자가 가진 끼를 뽐냈다.
또 대원들은 '노 터치 타임(No Touch Time) 월 75시간제'를 통해 부대 밖에서 갖고 있던 취미생활, 진로탐색 등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지방경찰청이 시행하는 '전의경 생활문화 3.0'이라는 이름의 부대생활 개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각 부대원에게 한 달 총 75시간의 개인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다.

예컨대 소대별 근무를 마치고 식사 전까지 일과가 없는 경우 '노 터치 타임'이 부여되면 대원들은 불필요한 하역 등에 동원되는 일 없이 부대 안에서 자유시간을 누릴 수 있다.

대원들은 "임무에 따라 근무 일정은 다르지만 대부분 할당된 75시간을 채워 휴식이나 자기계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천서 방범순찰대 소속 윤민섭 상경은 "외출시간 동안 친구도 만나고 영어 공부나 자격증 준비도 할 수 있어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균형 있는 복무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군부대의 가혹행위 논란이 들끓는 가운데 21일 서울 관악구 금천경찰서에서 의경 복무에 대한 가족들의 불안감 해소를 돕기 위해 초청된 방범순찰대 소속 의무경찰의 어머니가 아들의 생활관을 둘러보고 있다. 2014.8.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최근 군부대의 가혹행위 논란이 들끓는 가운데 21일 서울 관악구 금천경찰서에서 의경 복무에 대한 가족들의 불안감 해소를 돕기 위해 초청된 방범순찰대 소속 의무경찰의 어머니가 아들의 생활관을 둘러보고 있다. 2014.8.2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지방경찰청은 또 지난해 5월부터 각 경찰서 소대별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를 만들어 대원들의 사진, 영상 등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서성균 상경의 어머니 이명옥(49)씨는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밴드를 확인하고 있어 입대 초기와 달리 큰 불안감은 없다"며 "아들이 다치거나 아픈 데가 있는지를 소대장에게 밴드를 통해 직접 물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관 내부를 둘러보고 식사를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역시 아들을 부대에 보낸 가족들의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는 반응을 얻었다.

젊은 시절 전투경찰로 복무해 당시에는 당연시되던 가혹행위가 걱정돼 일을 하루 접고 찾아왔다던 대원 아버지 윤문영(53)씨도 "생활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담당 소대장도 만나보니 적잖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송호림 금천경찰서장은 이날 9월부터는 서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소속 경찰관과 방범순찰대원 간의 멘토링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원들의 고민을 수시로 파악하고 경찰관을 희망하는 이들에게는 역할 모델을 제시한다는 취지다.

노력의 성과로 2006년 106건에 이르던 서울청 의경부대 구타·가혹행위 적발 건수는 올해 들어 8월 현재까지 2건에 그쳤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1년 1.7대 1이던 의무경찰 지원 경쟁률은 올해 상반기 11.9:1까지 치솟았다.

경찰청 의경운영계 관계자는 "부대 내 고립감이 커지면 가혹행위가 늘어난다는 판단에 따라 근무시간 외에는 개인시간을 부여하고 가족과 소통을 늘리려 하고 있다"며 "지방청에 주 근무시간이 45~55시간을 넘지 않게 하고 주 2회 부대 휴무일을 지키도록 꾸준히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pad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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