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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째 단식' 김영오씨, 건강악화로 결국 병원 이송(종합2보)

의료진·가족 설득 끝에 병원 치료 동의…서울시 동부병원 이송
혈압과 혈당 낮은 상태, 두통·어지러움 호소해 1인실서 안정
가족대책위 "현재 식사없이 수액 주사만, 계속 단식중단 설득 중"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2014-08-22 11:04 송고 | 2014-08-22 11:13 최종수정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40일째 단식을 벌이던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광화문광장에서 40일째 단식을 벌이던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단식농성장에서 급격한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향하기 위해 119구급차량으로 후송되고 있다. 2014.8.22/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40일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해온 '유민아빠' 김영오(47)씨가 22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져 의료진의 진단 하에 수액 주사를 맞으며 가족대책위 관계자들과 함께 안정을 취하고 있다.

장기 단식으로 인해 팔다리 뼈가 드러날 정도로 몸이 수척해진 김씨는 이날 오전 7시50분쯤 119 구급대원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 동대문구의 서울시 동부병원으로 이송됐다.

동부병원 응급실에서 초기 진단을 받은 김씨는 단식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혈당 수치가 낮은 상태이며 혈압은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김씨는 응급실에서 특실 입원병동으로 이동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1인실에서 안정을 취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박용우 세월호 가족대책위 상황실장은 이날 10시33분쯤 김씨의 병실 앞에서 브리핑을 통해 "(유민아빠는) 현재 단식이 끝난 상태가 아니며 기력을 회복하면 다시 광화문 단식농성장으로 돌아가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병원 관계자와 가족들이 몸상태를 고려해 (단식중단을) 설득 중"이라고 밝혔다.

박 상황실장은 "(유민아빠는) 구급차에 실려가면서도 본인의 몸상태보다는 특별법 제정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며 "40일 단식으로 자기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위급한 상황만 넘기자는 유가족들의 뜻을 받아들여 병원에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서울시 동부병원 내과과장은 이날 오전 9시쯤 기자들과 만나 "병원 이송 전 농성장 기준으로 혈압이 90/60mmHg 로 쇼크상태 수준이며 혈당 수치는 57mg/dl 정도"라며 "본인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다고 하는데 구급차에서 산소포화도를 체크했을때 이 부분은 괜찮았다"고 밝혔다.

이 과장에 따르면 김씨는 혈당 검사, 간기능 검사, 신장 검사, 전해질 검사 등을 받았다.

김씨는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현재 작은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며 의식은 유지하고 있다.

이 과장은 "유민아빠가 회복하려면 2달의 복식기간이 필요하지만 입원 기간은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며 "수액과 비타민, 전해질 미량 원소를 주사했고 낮부터는 미음과 보리차, 맑은 된장국 식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김씨는 이조차도 거부하고 있어 가족들이 의료진과 계속 김씨의 몸상태를 체크하며 식사를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쯤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김씨가 버티겠다고 하고 있지만 의료진과 가족들이 계속 설득 중이며 30분~1시간 정도 더 설득 후에도 끝까지 버티면 강제로 이송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씨 곁에서 나흘째 동조단식 중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포함해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유가족, 주치의 등이 이날 이른 오전부터 김씨를 계속 설득했지만 김씨는 자신의 상태가 괜찮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하지만 주변의 계속된 설득에 김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로 어렵게 결정을 내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문 의원은 이날 김씨의 병원 이송 직후 트위터를 통해 "유민아빠 김영오님이 끝내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습니다"라며 "한 사람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모든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그를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입니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씨의 병원 이송 장면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한 시민은 “자기의 뜻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몸을 저렇게 상해가면서 하면 안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전날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앉아 있기도 어려운 상태여서 하루종일 누워 있었고 제대로 움직이거나 말을 하기조차 어려워 위험한 수준이었다.


dhs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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