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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聯, 유족 거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심…일단 침묵

일단 시간 갖고 유가족·당내 및 외부 의견 수렴 후 총의 모으기로
朴대통령, 김영오씨 면담 수용 거듭 촉구…재협상 놓고 양갈래 기류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2014-08-21 13:30 송고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14.8.21/뉴스1 2014.08.21/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14.8.21/뉴스1 2014.08.21/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은 21일 세월호 유가족의 설득에 실패한 데 대한 허탈감 속에 향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마저 유가족들의 거부로 정치적 효력을 상실할 상황에 처함에 따라 향후 진로를 가늠하기 힘든 처지에 놓였다.  

재합의안을 원점으로 돌리고 재재협상에 나설지, 여야 합의안을 토대로 계속 유족들을 설득해 나가야 할지 고민스러운 대목이기 때문이다.

핵심당직자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우리도 멘붕이다"라고 토로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주요당직자 회의를 갖고 세월호특별법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했다.

회의 결과, 당장 의원총회를 개최하기 보다는 시간을 갖고 유가족과 소통하는 동시에 당내는 물론 각계 각층의 여론을 수렴해 사회적 총의를 모은 뒤 방향을 다시 잡기로 결정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유가족과 소통을 계속하는 동시에 각계 각층의 여론을 수렴하면서 사회적 총의를 모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재재협상 가능성에 대해 "재협상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당장 협상을 재개한다거나 할 수 없고, 전략적 냉각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으로 새정치연합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유가족 설득에 나설 것을 요구하는 공세도 폈다.

유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16일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난 뒤 '유가족들을 언제든지 다시 만나겠다'고 발언한 것을 상기시키며 "거듭 면담을 요청하는 김영오씨에 대해 대통령께서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외면하는 것은 인간적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김씨에 대한 박 대통령의 면담 수용을 촉구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제가 재재협상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누리당도 '무조건 재재협상 없다'고 할 게 아니라 국가적 과제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차례의 합의안 추인이 거부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채 국회 내 다른 장소에서 일부 참모들과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과 당내 강경파, 새누리당으로부터 모두 공세를 당하고 있는 박 위원장으로선 진퇴양난에 빠진 처지가 됐다.

박 위원장 스스로 '재재협상은 없다'고 일축했던 만큼 재협상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유가족들의 반발을 뒤로 한 채 재협상안 추인을 시도할 경우엔 당내 강경파들의 비판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향후 유족들의 협조 없이 세월호특별법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박 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위원장 측근들은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우선 방법을 찾아야 되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전격적인 '결단'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재재협상 추진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특별법은 유족의 요구로부터 출발했으니 유족이 거부하면 따로 갈 수 없다"고 했고,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세월호 가족총회에서 합의안이 부결됐다면 우리 당도 인준을 부결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의원도 "유가족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이것이 정답이다. 당보다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의원은 트위터에서 단식농성 중인 유족 상태를 염려한 뒤 "재협상이 유족들 동의를 받지 못했으니 가시방석"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영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재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은 현재 당 지도부를 포함해 (새정치연합이) 굉장히 취약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데 이것은 전체가 흔들리는 문제"라며 "재재협상은 참 쉽지 않은 문제"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재합의안은 교황이 방한하는 모멘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재재협상은 그런 상황 변화가 없이는 사실상 어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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