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원정 무승부와 홈 무실점, 무엇이 더 유리할까

‘토너먼트의 맛’을 아는 황새와 독수리의 장군멍군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8-21 02:39 송고 | 2014-08-21 07:18 최종수정
16강 이후 AFC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는 홈&어웨이로 진행되는 1-2차전 결과를 합산해 다음 라운드 진출 팀을 결정한다.

8강에서 맞붙은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과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180분 경기’라 표현한 것은 결국 두 경기를 전후반처럼 잘 운영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전반전 90분이 끝났다. 0-0이라는 스코어가 나왔다. 웃고 있을 감독은 누구일까, 애매한 스코어다.

포항과 서울이 20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ACL 8강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똑같이 토너먼트에서 살아남는 법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들답게 서로가 서로를 어렵게 만들었다. 

서울은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에 성공했고, 포항은 홈 경기에서 무실점 방어에 성공했다. 누가 더 유리할까. 황새 황선홍 감독(오른쪽)과 독수리 최용수 감독의 진검승부는 2차전으로 넘어갔다. © News1 DB
서울은 원정 경기에서 무승부에 성공했고, 포항은 홈 경기에서 무실점 방어에 성공했다. 누가 더 유리할까. 황새 황선홍 감독(오른쪽)과 독수리 최용수 감독의 진검승부는 2차전으로 넘어갔다. © News1 DB

황선홍 포항 감독은 2012년과 2013년 FA컵을 2연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했던 부산 아이파크을 이끌 때도 단기전에는 강했다. 2009년 리그컵 준우승, 2010년 FA컵 준우승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최용수 서울 감독도 이에 못지 않다.

지난해 ACL 결승에 오르면서 전체 일정을 모두 경험했다. 비록 광저우에게 우승 트로피를 내줬으나 ‘패’하지는 않았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2로 비기고, 원정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서 밀렸을 뿐이다. 두 감독 모두 자신만의 ‘생존 노하우’를 갖고 있는 지도자다.

8강 1차전을 앞둔 두 감독의 포커스는 차이가 있었다. 황선홍 감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점하지 않는 것이었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이니 이기는 것이 가장 좋고, 패하는 시나리오는 당연히 의미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실점 여부였다. 이기더라도 실점을 최소화해야 하고, 비겨도 0-0은 최악이 아니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는 까닭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패하는 것만은 피해야 했다. 승리를 거둔다면 금상첨화지만 2차전이 서울의 홈에서 열린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비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단, 골을 넣고 비기는 것과 무득점 무승부는 다르다. 역시 배경은 같다.

결과적으로 황선홍 감독이나 최용수 감독 모두 가장 나쁜 상황은 피했다. 나란히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부담스러운 포항 원정에서 승점을 챙겼다는 것이 흡족하다. 서포터 수호신과 함께 할 2차전에서 승리한다면 4강 티켓을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비겼다는 것은 못내 찜찜하다. 1골이라도 터진 뒤 비기면 서울은 탈락하게 된다.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포항은 서울에 비해 1차전이 더 중요했다. ‘이겨야 한다’는 압박은 포항이 강했다. 2차전이 원정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껄끄럽다. 하지만 안방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큰 수확이다. 패하지만 않는다면, 무승부 이상이면 포항의 가능성이 더 크다.

'서울이 유리하다, 포항이 낫다'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애매한 스코어가 나왔다. 1차전 0-0은 거의 원점이나 다름없다. 서울도 포항도 얻은 것도 잃은 것도 크지 않다. 2차전 비중만 커졌다. 1차전 결과가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결승전 같은 단판 승부가 오는 27일 펼쳐진다.




lastuncl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