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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완료 김남일 "몸도 마음도 불타오른다"

부상 떨치고 건재함 입증, "간절히 뛰고 싶었다"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기자 | 2014-08-20 11:02 송고 | 2014-08-20 12:21 최종수정

원조 진공청소기 김남일이 돌아왔다. 지난 4월 멜버른 빅토리와의 ACL 조별예선 6차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긴 시간 재활에 매진했던 김남일은 지난 13일 강릉시청과의 FA컵 8강전과 16일 포항과의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에 연속 출전하면서 건재함을 입증했다.

지루한 싸움이었다. 몸도 마음도 괴로웠을 상황이다. 제법 큰 부상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에서 전북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는데 시즌 초반부터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으니 심리적인 부담도 컸다. 그렇기 때문에 김남일은 더더욱 재활에 매진했다. 덕분에 더 건강한 몸으로 복귀를 알릴 수 있었다.   

전북의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이 돌아왔다. 긴 부상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는,
전북의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이 돌아왔다. 긴 부상의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는, "너무나도 간절히 뛰고 싶었다"는 말로 복귀를 고대했음을 전했다. © 전북현대 제공

김남일의 목소리는 시즌 초보다도 밝았다. 그는 “정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재활과 운동에만 전념했다. 다행히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 부담이 덜했다. 주변의 도움도 컸다”는 말로 회복 과정을 담담하게 되돌아봤다. 주변의 도움이란, 사실 특별할 것 없었다. 그냥 묵묵히 지켜봐준 것이 가장 큰 도움이었다.

그는 “감독님이 아무 말씀도 안하셨다. 미팅도 안했다. 이장님 스타일이 원래 그렇지 않은가”라면서 알아서 회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허락했다는 뜻을 전했다. ‘신뢰의 리더십’이다. 아내의 조용한 내조도 적잖은 도움을 줬다. 김남일은 “근 4개월을 쉬는 것인데 왜 걱정이 없었겠는가. 그런데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면서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를 향한 고마움을 에둘러 전했다.

강릉시청과의 FA컵은 예상 외로 고전(3-2승)했으나 포항전은 기대 이상의 완승이었다. 최근 맞대결 6연패 사슬을 끊어내면서 2-0으로 승리, 악몽에서 벗어났다.

김남일은 “감독님이 주문했던 대로 경기를 잘 풀었다. 압박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진행했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최강희 감독이 “올 시즌 최고의 경기였다”고 극찬했던 경기에서 김남일은 신형민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노련하게 때론 터프하게 조율사 역할을 했다.

먼저 “(신)형민이가 정말 복덩이다. 형민이가 들어온 뒤로 팀이 좋아지고 있다”고 지난여름 가세한 신형민에게 박수를 보낸 뒤 “전체적으로 팀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서고 있는 것 같다. 안정감이 생기니 선수들 모두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시즌 초반에 비해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김남일은 시즌 초반 “많은 선수들이 보강되기는 했으나 아직은 무언가 부족하다. 안정을 찾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 말로 전력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았다. 이적생이라면, 형식적으로라도 좋은 전망을 내놓는 것이 일반적인데, 김남일은 냉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김남일은 “시즌 초반에 비해 확실히 좋아졌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남일이 가세하면서 최강희 감독은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가뜩이나 정혁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김남일의 복귀는 천군만마 같다. 자신은 “다들 너무 잘하고 있어서 그런지 썩 반가워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는 너스레를 떨었으나 정규리그 우승과 FA컵 제패를 노리는 전북에게 김남일의 존재는 크다.

그의 바람과 목표는 아주 단순하다. 부상 없이, 그냥 뛰는 것이다. 팀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굶주렸던 승부욕이 끓고 있다. 김남일은 “정말 밖에서 보고 있자니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너무나도 뛰고 싶었다. 불타오른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배터리를 가득 충전시킨, 원조 진공청소기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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