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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함께人②] 무대 위 퍼포먼스 신의 손, 김영진 단장

(서울=뉴스1스포츠) 윤한슬 인턴기자 | 2014-08-06 11:52 송고 | 2014-08-06 16:22 최종수정

댄서 컴퍼니 크레이지 랩(krazy rab)의 김영진 단장은 대한민국 가요계를 움직이는 퍼포먼스 디렉터다. 광후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그는 과거 휘성, 세븐, 장나라 등 인기 가수들의 댄스를 완성시킨 것은 물론 애프터스쿨 ‘레츠 스텝 업(Let's step up)’ 탭댄스 안무, 박재정 ‘얼음땡’ 안무 등을 탄생시켰다.

특히 최근 ‘A’에서 사랑스러운 안무를 보여주며 남친돌로 등극한 갓세븐의 댄스 실력도 김영진 퍼포먼스 디렉터의 공이다. “갓세븐이 데뷔하기 전 춤을 가르쳤어요. 요즘 갓세븐이 선보이는 춤은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주니어(Jr. 본명 박진영)는 춤을 참 잘 춰요. 다양한 장르를 습득해서 그런지 다방면의 춤을 알고 있더라고요.”

크레이지 랩 김영진 단장은 갓세븐이 연습생이던 시절 안무 트레이닝을 담당했다. © 크레이지 랩
크레이지 랩 김영진 단장은 갓세븐이 연습생이던 시절 안무 트레이닝을 담당했다. © 크레이지 랩

김영진 퍼포먼스 디렉터의 활약은 이뿐만 아니다. JYP엔터테인먼트,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CJ E&M, 키이스트, 코어컨텐츠미디어 등 수많은 회사에서 댄스 트레이닝 및 안무를 담당한 것은 물론 씨스타를 섹시 아이콘으로 부상하게 한 ‘나혼자’ 안무에도 김영진 단장의 손길이 들어갔다.

씨스타는 ‘나혼자 밥을 먹고 나혼자 영화를 보고’라는 가사의 후렴구에서 한쪽 다리를 앞으로 내미는 안무를 선보이며 수많은 남성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이 안무는 원래 씨스타의 것이 아니었다. 탄생 비화의 중심에는 그가 있었다.

“그 안무는 원래 브레이브 걸스 안무에 썼던 거예요. 그런데 용감한형제가 인도식 춤 같다고 빼라고 했어요. 이후 씨스타 안무를 담당했던 친구가 그 춤을 써도 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흔쾌히 응했더니 그 춤을 응용해서 씨스타의 안무를 완성했어요.”

그는 일본, 아프리카, 유럽 국가 등에서의 유학 생활을 통해 여러 나라의 댄스를 고루 섭렵했다. 스트릿 댄스는 물론 팝핀 댄스, 탭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댄스가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여러 가수들의 트레이닝과 안무 등을 도맡으며 가수들과 댄서들이 무대에서 함께 빛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김영진 퍼포먼스 디렉터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다양한 장르의 춤을 섭렵했다. © 크레이지 랩
김영진 퍼포먼스 디렉터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다양한 장르의 춤을 섭렵했다. © 크레이지 랩

특히 그가 작업한 애프터스쿨의 탭댄스 퍼포먼스는 대중의 인상에 강하게 박혔다. 김영진 단장에게도 애프터스쿨과의 작업은 남다르다. “당시 애프터스쿨 멤버였던 가희씨는 춤에 대한 열정이 굉장했어요. 애프터스쿨 멤버 중에서도 가장 습득력이 빠르더라고요. 기억에 남아요.”

김영진 퍼포먼스 디렉터는 가희 외에도 댄스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여가수로 보아를 꼽았다. “저와 함께 일했던 사람이 보아와 작업을 했는데 안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남들과 다르다고 들었어요. 새로운 장르를 배워도 몸이 반응하는 속도가 남들보다 훨씬 빠른거죠.”

그는 또 최근 아이돌그룹의 무대가 진화하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천편일률적인 안무에서 탈피해 새로운 퍼포먼스를 시도하는 그룹들이 늘어났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요즘 아이돌 그룹은 안무에서 퍼포먼스로 진화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엑소 같은 경우를 보더라도 ‘늑대와 미녀’ 무대에서 나무 형상을 표현했잖아요.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되요. 퍼포먼스 비중을 높이면서 보는 재미를 더욱 늘린거죠.”

김영진 퍼포먼스 디렉터는 다수의 아이돌, 배우 등 여러 연예인들에게 춤을 가르치는 스승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춤에 열정이 있고 진정으로 춤을 생각하는 ‘춤꾼’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눈에는 일부 댄스 가수들의 단점이 종종 들어온다.

“댄스 가수라고 하면 보아나 비, 애프터스쿨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해서 연습하고 보여주는 것이 필요해요. 열정이 있고 꿈이 있는 경우에는 발전 속도가 빠르지만 어떤 친구들은 그런 고생을 싫어해요. 특히 이미 이름이 알려진 경우에는 겸손함이 없어져 더욱 정체되기도 하죠. 새로운 것을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김영진 퍼포먼스 디렉터가 연습생 교육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 크레이지 랩
김영진 퍼포먼스 디렉터가 연습생 교육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 크레이지 랩

그 누구보다 춤을 사랑하는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활동하며 가요계 발전에 이바지했다.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년씩 많은 연습생들의 댄스 트레이닝을 담당하면서 그들이 가수라는 꿈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다.

“단발적으로 가르치는 연습생들은 특정 콘셉트를 정해 동작을 창작해서 가르쳐요. 반면 좀 더 오래 가르치는 연습생들은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요. 정해져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매달 무엇을 배웠는지 체크하고 춤에 여러 요소를 집어넣으면서 해당 연습생이 어떤 안무를 잘 소화하는 지 관찰하죠.”

그러나 그는 연습생들을 단발성으로 가르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다. “다이아몬드도 다듬어야 만들어져요. 그 만큼 연습생들을 멀리 내다보고 오랜 시간 디테일하게 가르쳐야되는데 회사마다 특성이 다르니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워요. 한 명 한 명을 아티스트로서 꾸준히 교육시키면 좋을 텐데 말이에요.”

김영진 단장은 가수들과 연습생들에게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댄서 역시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했다. 가수가 메인이고 댄서는 차순위라는 인식보다는 모두 예술을 하는 사람들로 받아들여지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백댄서라는 단어는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무대가 빛나려면 가수 뿐만 아니라 댄서들도 중요한데 ‘백’이란 단어를 붙이는 것이 안타까워요.”

우리나라 댄서들은 세계적으로 비교해봤을 때도 수준급 실력을 자랑한다. 비보이들이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만 봐도 그렇다. 그런 점에서 그는 궁극적으로 댄서들에게 더 많은 길을 열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엠넷 ‘댄싱9’처럼 댄서가 주인공이 돼 춤을 선보이는 프로그램이 생기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에요. 그러나 댄서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댄서들에게도 한류 시장이 열려야 한다는 뜻이죠. 언젠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댄스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라요.”


hs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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