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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빌라 ‘남편·내연남’ 살인사건 용의자 검거(종합2보)

(의정부=뉴스1) 이상휼 | 2014-08-01 18:36 송고
엽기적인 빌라 내 고무통 백골시신 사건의 살해 용의자 이모씨의 수배전단
경기 포천시 빌라 엽기살인사건의 나머지 시신은 ‘외국인 내연남’이라는 이모(50·여)씨의 당초 진술과는 달리 ‘한국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씨가 “단독범행했고, 남편은 자연사했다”는 말도 거짓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께 소흘읍 송우리의 한 섬유공장 기숙사 방 안에 숨어있던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37분께 신북면의 빌라 내에서 발견된 남성 시신 2구의 유력 살해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

◇ 백골사체 2구는 남편과 내연남

이씨는 “고무통 아래에 깔린 남자의 시신은 남편이고, 위에 있는 남자의 시신은 외국인 애인”이라며 범행을 시인했다.

이씨의 진술은 일부 거짓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남편의 시신에 대해서는 신원을 확인했지만 나머지 시신은 외국인이 아니라 49세의 한국인 남성인 것으로 밝혀냈다. 이 남성에 대해 이씨는 직장동료라고 진술했지만 부패 상태가 심해 경찰은 현재 보다 정확한 신원을 확인 중에 있다.

경찰은 이씨가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씨는 남편이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횡설수설하고 있다.

이씨는 남편이 자연사했으며 너무 겁이 나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베란다에 있던 남편의 시신을 옮겨 고무통 안에 넣어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이씨의 휴대폰 통화기록을 분석한 결과, 마지막 통화는 6월4일 이뤄졌으며 이후에는 사용이 끊겼다. 경찰은 이씨가 6월께 남편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한편 이씨는 남편의 시신을 고무통에 넣은 뒤 내연남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A씨를 집으로 불러들였다. 이씨는 A씨를 죽일 목적으로 집에 불러들인 것은 아니지만 심하게 다툰 뒤 스카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150㎝의 작달막한 키에 100㎏의 뚱뚱한 체중인 이씨는 자신이 건장한 남성을 제압할 정도로 힘이 쎄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A씨를 살해한 뒤 얼굴에 비닐랩을 씌운 뒤 남편의 시신을 유기한 고무통 안에 집어넣었다고 진술했다.

◇ 깊이 관계했던 두 남성을 왜 죽였나?

이씨는 슬하에 3명의 아들이 있었으나 둘째는 2003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후로 부부는 자주 다퉜고 이는 별거로 이어졌다.

이씨의 빌라에서 발견된 8세 막내아들은 남편이 아닌 방글라데시계 외국인 노동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이 왜 이씨 모자가 사는 집에 찾아와 결국 부패된 시신으로 발견됐는지는 향후 수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이씨는 남편을 죽이지 않았지만 고무통 안에 유기한 것을 맞다며 횡설수설하는 상황이다.

부패가 심해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연남의 경우 살해 목적이 아니라 '함께 집에서 놀기 위해' 불러들였으나 크게 다툰 끝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살해 방법은 끔찍했다. 이씨는 스카프로 목을 세 차례 휘감아 조른 뒤 비닐랩으로 얼굴을 씌워 질식케 해 살해했다.

◇ 빌라에는 母子만 거주

이웃주민들은 평소 이 집에는 이씨와 아이, 모자만 살고 있었다고 전했다. 여자는 이른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 귀가하는 일상이었으며, 시신이 발견되기 20일 전부터 여자의 종적이 묘연하다고 주민들은 진술했다.

경찰은 “아이가 악을 쓰며 울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과 구조대가 29일 이 빌라에서 시신을 발견했을 당시 아이는 사체가 유기된 방의 건너편에 있는 큰방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집은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엉망진창인 상태였다. 임학철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강력계장은 “이씨가 햇반과 햄 등을 잔뜩 사서 아이에게 주고 집을 나갔다”며 "이씨가 집에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시점은 더 수사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의사의 소견에 따르면 아이의 건강상태는 현재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는 2010년 뇌전증 진단을 받은 바 있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경찰 심리전문요원이 보호하고 있다.

◇ 공범 여부 가능성 

경찰은 여성 혼자서 두 명의 남성을 죽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공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씨는 평소 다수의 외국인 남성들과 자주 어울렸으며, 이날 검거에도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가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스리랑카인은 이씨와 빈번이 접촉하며 잠적한 이후 자신의 기숙사 방에 숨겨주기도 했다. 이 스리랑카인이 이씨의 범행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범인은닉 혐의와 별도로 공범일 가능성도 높다.

아울러 경찰은 이씨가 접촉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씨가 남편을 살해했는지, 무슨 이유로 2구의 시신을 집 안에 유기했는지 등 수사로 밝혀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았다. 경찰은 최대한 신속하게 범행의 전말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daidal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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