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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참패로 엇갈린 野 대권 잠룡 기상도

안철수·손학규·김두관 '흐림'…문재인·박원순·안희정 '맑음'

(서울=뉴스1) 김현 | 2014-08-01 18:29 송고 | 2014-08-01 19:28 최종수정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2014.7.31/뉴스1새정치민주연합의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참패로 인해 당내 차기 대권 잠룡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대권 잠룡들은 초라한 성적표로 인해 대권가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한발 비껴서 있던 잠룡들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향후 야권의 대권 경쟁구도 자체가 급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경기 수원병(팔달) 보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재보선 다음날인 지난 31일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정계은퇴를 선언, 대권 경쟁에서 중도 하차했다.    

손 고문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내리 5선을 지낸 수원 팔달에 '쉽지 않은 싸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45.04%를 얻는 데 그쳐 '정치신인'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52.81%)에게 7.77%P차로 무릎을 꿇었다.    

당 안팎에선 '수도권의 영남'이었던 이 곳에서 "선전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지만, 손 고문은 대권주자인 자신이 재산 허위·축소 신고 논란에 휩싸였던 김 후보에게 패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이 "정치인은 선거로 말해야 한다는 게 저의 오랜 신념"이라고 밝힌 데에선 이같은 고민이 읽혀진다.    

일각에선 손 고문의 정계은퇴 선언에 대한 '동정론'과 과거 '김대중(DJ) 전 대통령 모델'을 들어 손 고문의 정계복귀 가능성이 거론되긴 하지만, '원칙'을 중시하는 손 고문의 성격상 특별한 상황의 변화가 없는 한 복귀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상당히 약화됐다.    

그간 당을 이끌며 보여줬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많은 데다 통합 이후 자신의 강점이었던 '대선후보 지지율'과 '안철수 현상'을 사실상 상실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가 128일간의 정치실험에 대한 복기를 통해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미약한 당내 지지기반과 지지율 열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측 주변에선 안 전 대표의 '아름다운 양보'로 맺어진 박원순 서울시장측과의 연대를 통해 재기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다른 대권잠룡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경기 김포 보선 패배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남을 넘어선 '전국구 정치인'으로의 위상 제고를 꾀했지만,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에게 10%P가 넘는 격차로 패하면서 일정부분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로 인해 김 전 지사는 2012년 대선후보 경선 패배 이후 걷고 있는 험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문재인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2014.7.16/뉴스1
이와 달리 이번 재보선에서 한발 물러서 있었던 문재인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은 향후 대권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일단 문 고문은 당내 유력한 경쟁자였던 안 전 대표의 퇴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당 재건' 과정에서 친노(친노무현) 진영 등 구(舊) 주류측이 당내 주도세력 개편을 시도하는 것과 맞물려 문 고문의 역할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문 고문이 직접 당 혁신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 여론조사전문기관이 '리얼미터'가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전화 방식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를 병행 실시해 이날 발표한 주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 2.0%P) 결과, 문 고문은 전주보다 0.8%P 상승한 17.6%를 기록해 야권 차기주자 선호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문 고문은 여야 통합 순위에서도 15.5%를 얻어 7주 만에 1위로 올라섰다.       

다만 신(新) 주류측에선 전남 순천·곡성 등에 나섰던 친노 후보들이 패배한 것을 언급하며 '친노 한계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다소 부담스러운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박 시장은 연대론이 거론됐던 안 전 대표의 퇴조를 계기로 '대안카드'로 조명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울러 야권의 서울 동작을 보선 패배로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서울 대승'을 이끌었던 존재감을 재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안 전 대표, 손 고문 등 수도권을 대표할 수 있는 대권 잠룡들이 줄줄이 생채기를 입으면서 '수도권 대표성'도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이번 재보선에서 '박원순 키드'들이 잇달아 공천신청을 했다 고배를 마시며 당내 세력 구축엔 실패했지만, 전략공천 논란에 휩싸였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전격적인 후보직 사퇴로 '양보'의 이미지를 박 시장에게 안겨줘 오히려 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안 지사의 위상도 급상승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이번 충청권 재보선에서 완패하면서 6월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압승을 이끌었던 안 지사의 '위력'을 재확인해서다.    

또한 손 고문의 정계은퇴로 '세대교체론'에 힘이 실릴 경우, 486 그룹에 속하는 안 지사의 대권가도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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