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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숭례문 원형복원, 장기간 미완으로 남는다

문화재청 "화학접착제 훼손 단청 재시공에 4년 이상"
규격 다른 KS기와, 구조안전성 이유로 현 상태 유지

(서울=뉴스1) 박태정 | 2014-08-01 18:25 송고
숭례문 내부에서 바라본 단청 곳곳이 떨어져 나가거나 벗겨져 있다. (자료사진) /뉴스1
감사원 감사에서 화학접착제를 사용해 벗겨지고 균열되는 등 훼손 사실이 확인된 숭례문 단청이 전면 재시공 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통 접착제에 대한 고증과 성능 검증 작업에 적어도 4년 이상 걸려 당장 복원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전통 기와 대신 사용된 KS기와의 경우에도 구조안전성 등의 이유로 일단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해 숭례문 원형복원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미완의 상태로 남게 됐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열린 건축문화재분과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숭례문 종합 복구계획' 안건을 가결 처리했다고 3일 밝혔다.

복구계획은 지난 5월 15일 감사원의 '문화재 보수 및 관리실태' 감사에서 지적된 숭례문의 단청과 기와, 지반 등에 대한 조치 방안을 담고 있다.

일단 전통단청 기술이 없던 단청장이 안료가 흘러내리는 등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자 사용이 금지된 화학 접착제를 사용해 박락과 균열이 발생한 단청 부분에 대해선 감사원의 조치요구를 받아들여 전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단청 재시공은 장기간 불가능하다. 천연·전통 인증 무기 안료와 전통 접착제 품질평가 및 성능실험 등 고증과 검증 작업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이달 중 문화재연구소에 전통 천연 안료에 대한 조사 분석을 의뢰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기후와 대기오염 등 외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안료와 접착 기법을 다각도로 실험하게 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같은 검증에 적어도 4년 이상이 걸려 실제 단청을 전면적으로 재시공 하는 것은 2018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며 "검증 기간 동안 새로운 변수가 생기면 단청 재시공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사에서 화재 전 숭례문에 설치된 기와 규격대로 전통 기와를 제작하다가 시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공장제 KS기와로 형태와 규격을 바꿔 시공된 지붕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기와의 성능과 품질에 문제가 없고 숭례문 복구 후 단기간 내에 기와를 해체할 경우 문루 구조안전성 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서 일단 현 상태로 유지하기로 심의위원들이 의견을 모았다.

다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향후 기와 보수 사유가 발생하면 관계 전문가의 충분한 고증과 검토를 거쳐 교체하도록 했다.

하지만 전면적인 기와 교체 이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훼손된 일부 기와는 전통 기와가 아닌 KS기와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전통 기와로의 전면 교체 시기가 언제가 될지 현재로선 예상할 수가 없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KS기와의 규격을 원래 기와와 비교하면 폭은 비슷한데 길이에서 좀 차이가 있어 실제 화재 전의 원형과 눈으로 보기에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며 "현재 시공된 KS기와의 겨울철 동파 여부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전면 교체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화재 전 당초 기와의 크기는 암키와 '490x370㎜', 수키와 '440x220㎜'이고 KS기와는 각각 '420x360㎜', '360x180㎜'로 폭은 10~40㎜, 길이는 70~80㎜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전면적인 기와 교체와 단청 재시공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조선 후기 원형에 가깝게 복구하려던 숭례문의 복원은 결국 장기간 미완으로 남게 됐다.

다만 조선 중·후기를 기준으로 복원하기로 하고서 자문이나 고증을 거치지 않아 현대 토층을 그대로 존치해 숭례문 통로 바닥면 지반이 높이가 다소 높아진 점에 대해선 관계 전문가의 고증과 자문을 받아서 조치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반에 대한 정확한 수치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아 수리보고서 등 과거 자료와 사진을 통해 정확히 고증해 내년 6월말까지 지반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숭례문. /뉴스1


p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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