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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년만에 첫 폭염경보, “숨이 턱턱 막혀” 지친 시민들

양산, 부채, 선글라스 들고 나왔으나 큰 소용 없어
서울·경기북부 6개 지역, 오후 2시 현재 33도 넘어

(서울=뉴스1) 박현우, 박응진, 성도현, 류보람 | 2014-08-01 14:45 송고
서울 기온이 33도까지 치솟는 등 무더운 날씨를 보인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해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고 있다. 2014.7.31/뉴스1
올 해 들어 서울에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 1일, 외부로 나온 시민들은 타는 듯한 날씨를 조금이라도 피해보려고 양산과 부채, 선글라스 등을 들고 나왔지만 별 효과가 없는듯 이들의 얼굴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서울과 경기북부 6개 지역에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서울에 내려진 폭염경보는 2년 만이다.

폭염경보는 낮 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이 이틀 연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날 낮 12시, 폭염 탓인지 점심시간임에도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많지 않아 거리는 한산했고 외부로 나온 사람들 역시 시원한 식당이나 카페 등을 향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중구의 한 회사에서 일하는 A(33)씨는 “더울 때는 밖에 안 나가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종로구 대림미술관 근처에서 일하는 이현희(34·여)씨는 “점심 먹으러 나왔는데 너무 더워서 근처에서 빨리 먹고 들어갈 것”이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개찰구 앞 벤치들은 땡볕을 피해 약속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주부 정모(48·여)씨는 “집에서 그냥 나왔다가 눈이 시려서 다시 들어가 양산을 가지고 나왔다”며 “뉴스에서 덥다고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영등포에서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 김민수(30)씨는 “너무 더워서 체력을 보충하려고 점심으로 추어탕을 먹었는데도 계속 땀이 흘러 힘이 안 난다"며 "물 웅덩이가 있으면 옷 입은 채로 뛰어들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서울로 통학하는 대학원생 정혜지(24·여)씨는 “이른 아침부터 피부가 따갑고 힘들어서 정류장 그늘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중”이라며 “더위 먹었는지 밤부터 속도 답답하고 울렁거려 병원에 갈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취업준비생인 송병주(28)씨는 “날씨가 덥다보니 안과 밖의 온도차이가 심해 밖으로 나오면 불쾌지수가 높아진다”며 “태풍이 오고 있다고 하던데 비라도 좀 내렸으면 좋겠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금천구에 거주하는 박지예(23·여)씨는 “아침 8시쯤 겨우 10분 걸었는데 땀으로 온 몸을 샤워했다”며 “볕이 너무 따갑고 습해서 숨이 턱턱 막히고 화장도 녹아 내린다”고 울상을 지었다.

무더위 속에서 거리를 오가며 일하는 사람들은 더욱 심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강남구 한 식당에서 만난 엘리베이터 정비사 신민백(28)씨는 최근 계속되는 폭염으로 일거리가 늘었다.

신씨는 “엘리베이터는 온도와 습도에 예민한데 날씨가 더워지니까 전기수요가 늘어 엘리베이터 정전사고 등 신고도 더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종로구 통인시장에서 기름집을 운영하는 홍원의(62)씨는 가게에서 짠 기름과 들깨를 오토바이로 직접 배달하는 경우가 많다.

홍씨는 “기름 짜고 들깨를 볶을 때 나오는 열 때문에 더운데 바깥 날씨는 이보다 더하다”며 “가만히 서 있어도 등에서 땀이 흘러내린다”고 힘들어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폭염경보 발령 지역의 낮 기온은 서울 35.5도, 동두천 33.5도, 파주 33.1도, 고양 34.5도, 양주 34.1도, 연천 34.6도, 포천 33.6도 등으로 모두 33도를 넘어섰다.

서울 강남의 한 병원 의사인 정모씨는 “더운 날씨에 탈진에 주의하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며 열사병 증세가 있을시 병원을 찾아 치료 받을 것을 권유했다.

소방 관계자는 “아직 일사병이나 열사병 증세로 구급 요청이 들어온 것 없다”며 “노인과 어린 아이들은 특히 오후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hs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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