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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홍성흔, 침묵 깨뜨린 리더십

0-13으로 뒤진 7회초 침묵 깨는 솔로포
‘친형’ 같은 ‘선배’…분위기 메이커 자청

(서울=뉴스1스포츠) 표권향 | 2014-08-01 05:25 송고 | 2014-08-01 05:26 최종수정
두산 베어스의 ‘캡틴’ 홍성흔(38)이 강한 정신력으로 잃었던 공격력을 다시 가동시켰다. 비록 팀은 패했으나 홍성흔이 보여준 근성의 플레이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홍성흔은 3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던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 홈런으로 침체돼 있던 더그아웃은 활기를 되찾았고 막판 스퍼트를 올려 잠시나마 롯데 마운드를 위협했다.
 홍성흔이 없었으면 두산은 어땠을까. 홍성흔은 31일 사직 롯데전에서 0-13으로 무기력하게 지고 있던 7회초 송승준을 상대로 공격의 불씨를 키우는 홈런포를 터뜨렸다. 이를 계기로 공격력이 점점 살아나 영봉패는 면했다. ⓒNews1 DB
두산은 선발 투수 노경은(3.1이닝 7실점)을 시작으로 마운드가 줄줄이 붕괴됐다. 홍성흔은 투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올 때마다 가장 먼저 뛰어나가 선수들의 어깨를 다독였고 박수를 치며 ‘괜찮다’고 위로했다.

타자들의 방망이도 침묵했다. 두산은 상대 선발 투수 송승준의 호투에 묶여 추격의 불씨조차 지피지 못한 채 6회까지 0-13으로 처참하게 당하고만 있었다.

이대로 질 순 없었다. 두산에게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주장’ 홍성흔이 나섰다. 홍성흔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승부욕을 불태워 잠자고 있던 곰들을 깨웠다.

홍성흔은 7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상대 선발 투수 송승준과의 2구째를 공략해 좌측 담장 밖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심판 합의 판정 결과, 왼쪽 폴대를 살짝 벗어났다고 하여 다시 타석에 섰다.
그만의 악바리 근성이 발동했다. 홍성흔은 송승준과의 재대결에서 불 2개를 거른 후 5구째 시속 140km 몸쪽 높은 공을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진짜’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15호 홈런.

홍성흔의 홈런에 탄력을 받은 타자들이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홍성흔 이후 연속 2타자가 아웃됐으나, 2사에서 대타 김재환이 좌익선상 깊숙이 박히는 2루타를 때려냈다. 8회초 1사 후 정수빈, 김현수, 호르헤 칸투가 연속 안타를 날려 1득점을 추가했다. 9회초 무사 2루에서는 대타 허경민이 우중간 적시타로 2루 주자 이원석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초반 이미 크게 벌어진 점수차를 따라잡진 못했다. 그러나 두산은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해 3-13으로 영봉패를 면했다.

평소 홍성흔은 얼굴을 찡그리는 법이 없다. 더그아웃에서 가장 밝은 선수가 바로 홍성흔이다. 무더위로 지칠 법하지만 경기 전 훈련 중에도 인상 쓰지 않고 오히려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그의 노력에 후배들도 더위에 짜증부리지 않고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홍성흔은 현재 팀 내 1군에서 최고참이다. 절대 권위적이지 않다. 후배들에게 ‘친형’ 같은 ‘선배’로서 다가갔다. 모든 일에서도 솔선수범했으며 더그아웃의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해왔다. 홍성흔의 리더십은 선수들이 다시 기지개를 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gio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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