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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손학규 “꿈을 접는다” 정계은퇴 선언…野 대권 구도 변화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 못지켜 송구스럽다”

(서울=뉴스1) 김현 | 2014-07-31 18:34 송고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31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국회를 나서며 차량에 올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2014.7.31/뉴스17·30 경기 수원병(팔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손학규(66)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31일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손 고문은 21년간 정치 역정에서 옛 한나라당 대권주자로도, 구 민주당의 대권주자로도 활동했던 여야를 넘나든 중도 정치인으로 족적을 남겼다.
경기 시흥 출신의 손 고문은 서강대 교수 시절인 1993년 민자당 소속으로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15대 총선에 재선됐고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16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손 고문은 2002년 경기지사에 당선됐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주자로 활동하다, 한나라당을 전격 탈당했다. 이후 야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표가 야당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201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으나 문재인 후보에 패했다.

손 고문의 정계 은퇴는 같은 세대의 야권 대권 잠룡들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손 고문이 잠룡에서 제외됨에 따라 야권 대권 구도도 적지않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정치를 떠난다"며 "정치인은 선거로 말해야 한다는 게 저의 오랜 신념이다. 저는 이번 7·30 재보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고 정계은퇴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저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이 민주당을 비롯한 한국정치의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여망이라고 보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고문은 "1993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분에 넘치는 국민의 사랑과 기대 받았다"며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시베리아땅'으로 나선이래 민주당과 함께한 제 정치역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보람있는 여정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저의 사랑을 다시한번 고백한다"고 했다.

손 고문은 지난 2007년 3월 한나라당을 탈당한 후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으나 '한나라당 출신'이란 꼬리표를 쉽사리 떼지 못해 적잖은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그는 "정치인은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게 저의 평소 생각"이라며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 또한 저의 생활철학이다.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책임정치의 자세에서 그렇고 또 민주당과 한국정치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차원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국민 여러분께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린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리는 세상, 모두 함께 일하고 일한만큼 모두가 소외받지 않고 나누는 세상, 그러한 대한민국을 만들려했던 제 꿈을 이제 접는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손 고문은 "능력도 안되면서 짊어지고 가려했던 모든 짐들을 이제 내려놓는다"며 "그동안 정치생활을 통해 얻은 보람을 고이 간직하고 아쉬움 뒤로하고 떠나려 한다. 오늘 이 시간부터 시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히 살겠다"고 했다.

은퇴 회견 후 손 고문은 재보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제가 부족해서, 제대로 하지 못해서 패했고, 또 새정치연합의 중진으로서 제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만 말했다.

이어 "민생 살리기를 위한 정치를 바로 세우는데 이번 선거는 미흡했다는 생각"이라며 "그 한가운데 제가 있다고 책임을 통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이 전체적으로 정치에 대한 깊은 불신이 있고, 새정치연합에 대한 기대가 충분치 못하다는 생각에서 새정치연합부터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자세를 갖춰야겠다"면서 "그러기 위해 누군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런 저의 정계은퇴를 계기로 새정치연합의 당원과 국회의원들이 새로운 각오로 혁신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박근혜정부를 향해선 "국민을 어렵게 알고,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짧게 언급했다.

한편, 손 고문은 이날 오전 측근들에게 정계은퇴 의사를 전했고,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손 고문은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자신과 가까운 의원과 측근 10여명과 함께 오찬을 갖고 사퇴의사를 재차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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