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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128일만에 '새정치 실험' 일단 마감…재기 모색할 듯

리더십 및 대권주자 입지 타격…'철수 정치' 극복 주목

(서울=뉴스1) 김현 | 2014-07-31 16:32 송고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31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 회의를 마친 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최고위 회의를 마친 후 7.30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와 최고위원이 함께 사퇴한다고 밝혔다. 2014.7.31/뉴스1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31일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물러나면서 파란만장했던 4월여간의 제1야당 간판 역할을 일단 마감했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넉 달 동안 최고위원들께 많이 의지하고 배웠다"며 "선거결과는 대표들 책임이다. 제대로 잘 했으면 좋았겠다.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의를 밝히며 김한길 공동대표와 함께 동반 사퇴했다.

올해 초 독자신당을 추진하던 안 공동대표는 지난 3월 김 공동대표와 전격적으로 합당을 선언하며 130석의 제1야당 대표로 올라섰지만, 6·4 지방선거에 이은 이번 재보선 참패의 파고를 끝내 넘지 못하고 아쉬움만 남긴 채 씁쓸한 퇴장을 하게 됐다.    

안 공동대표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아름다운 양보'로 5% 지지율에 머물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당선시키면서 정치권에 화려하게 발을 내딛었지만, 이후 그의 현실정치 도전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안철수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야심차게 18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조직력의 한계에 직면하고 지지율의 하락세가 이어지자 결국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자진 사퇴했다.

18대 대선 당일 미국으로 떠나버렸던 안 대표는 2013년 4월 재보선을 앞두고 귀국한 뒤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60.5%의 압도적 지지율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이완구 원내대표가 재보선 동기다.

안 대표는 원내 진입한 이후 1년 가까이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며 기존 정치권을 긴장시켰고, 올해 1월 이른바 '제주 선언'을 통해 독자신당 창당 일정까지 발표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옛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신의 멘토였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을 떠나보낸 우여곡절 끝에 안 대표는 원내 입성 1년도 채 안 돼 제1야당의 대표직에 올랐다.

안 대표는 통합 과정에서 "호랑이굴에 들어가 보니 호랑이가 없더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그의 자신감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합당의 핵심고리였던 '기초선거 무(無)공천 방침'은 당내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결국 철회해야만 했다. 정치권에선 안 대표를 향해 "합당의 명분조차 사라진 게 아니냐"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선 옛 민주계 인사들의 저항에 직면한 데다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은 '안철수 흔들기'의 소재로 사용됐다. 또한 6월 지방선거에서 총 17석의 광역단체장 중 9곳에서 승리하며 선전했지만, "이기고도 진 선거"라는 당내 평가절하에도 시달렸다.

그나마 무승부로 평가됐던 지방선거와 달리 이번 재보선에선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광주 광산을)과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서울 동작을)의 전략공천으로 불거진 당내 잡음이 참패라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안 대표는 결국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

안 대표는 이번 사퇴로 자신의 리더십은 물론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당내 486과 친노(친노무현) 그룹 등 구(舊) 주류의 '끊임없는 흔들기'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안 대표 스스로도 선거에만 매달려 '새정치'의 깃발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채 우유부단한 모습만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 "'철수(撤收) 정치'만 되풀이하다 끝났다"는 비판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안 대표는 당분간 원내 입성 후 지난 1년3개월여간의 현실정치 도전 과정을 되짚어보며 재기를 위한 모색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 128일 동안 새정치연합을 바꾸려고 했지만, 바꿀 틈도 없이 세에 밀려 방패막이만 하다 시간이 흘러가버렸다"며 "안 대표는 그간의 과정을 면밀하게 다시 보면서 반추하지 않겠느냐. 앞으로 제일 중요한 바둑을 위해 포석부터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gayu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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