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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환, “강한 백업이 있어야 팀이 강해진다“

승부사 기질과 근성으로 두산 미래 밝힌다

(부산=뉴스1스포츠) 표권향 | 2014-07-31 12:08 송고 | 2014-07-31 14:30 최종수정
두산 베어스의 최주환(26)이 악바리 근성과 긍정적인 사고로 무장했다. 팀이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지 그라운드로 달려 나갈 준비가 됐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로 프로 9년차를 맞은 최주환은 아직 ‘주전’ 명함을 달지 못했다. 대부분 대타 혹은 대수비로 경기에 나선다. 이름이 주는 팀 내 비중은 그리 크지는 않은 선수다. 하지만 한 타석, 수비 하나로 경기 분위기를 달구는 영향력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최주환은 늘 밝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날아다닌다. 백업선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해내가고 있다. 이는 곧 두산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다. © 두산베어스 제공최주환은 올 시즌 44경기에 나가 타율 0.295 2홈런 13타점을 기록 중이다. 선발로는 15경기에 나왔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더그아웃을 지키고 있다가 경기 후반에 교체 출전하는 날이 많았다. 의기소침할 수 있는 상황이나, 최주환은 달랐다.

30일 롯데전에 앞서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무더위 때문에 지친 표정으로 라커룸으로 향했다. 모두 땀범벅이 됐다. 하지만 유독 최주환만은 활기가 넘쳐 보였다. 최주환은 "야구는 재미있게 해야 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최근 내 타격감이 넥센 (서)건창이나 SK (이)재원이의 페이스와 비슷한 것 같다. 2군 기록은 높게 평가되지 않지만, 당시 ‘미친 사람’이라 불렸던 2010년과 비슷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010시즌은 최주환이 군국체육부대 상무 소속일 때다. 당시 최주환은 퓨처스리그 100경기에 출전해 안타 151개를 때려내며 타율 0.382 24홈런 98타점 104득점으로 날아다녔다. 시즌 막바지에는 타율 0.395까지 끌어올렸다. "홈런 1~2개 욕심 탓에 막바지 17타수 1안타에 그쳐 타율이 떨어졌다"며 아쉬워했으나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그때의 자세로 돌아간 최주환은 최근 물오른 타격감을 유지하며 안타 개수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그래도 국가대표가 된 2루수 오재원과 붙박이 3루수 이원석의 장벽은 높았다.

최주환은 “지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탈락됐을 때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개인 훈련을 통해 두 달 뒤 떠날 마무리 캠프를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 시즌 (오)재원이형과 (고)영민이형이 있어 올해도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주전이 되고 싶단 생각이 컸지만, 이젠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고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새로운 시작이라 받아들였다. 최주환은 “송일수 감독님께서 2군 감독으로 계셨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 1년을 본 것과 안 본 것은 다르다. 그때 만약 설렁설렁하거나 짜증내며 플레이했다면 지금의 기회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주환은 “1군과 2군을 왔다갔다 하지만 이 역시 기회다. 주전들의 뒤를 받치면서 한 단계씩 목표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승부사 기질도 있고 누구보다 지는 것도 싫어한다. 백업으로 나서면서 근성도 몸에 배었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최주환표 긍정 바이러스는 동료들에게까지 전해졌다. 그는 “(허)경민이와 밥을 먹으면서 팀이 4강권에 진입하려면 우리(백업)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뒤에서 잘 받쳐야 팀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나눴다”며 “강한 백업이 있어야 팀이 강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대 제대 후 3년차다. 개인적으로 변화를 가지려고 한다. 30대가 되기 전에 바뀌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신을 강하게 다스렸다.

최주환은 이날 0-3으로 뒤진 8회초 선두타자 이원석을 대신해 타석에 섰다. 최주환은 정대현을 상대로 좌중간을 완전히 꿰뚫는 2루타를 때려냈다. 득점 물꼬를 튼 최주환은 민병헌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의 유일한 득점을 올렸다. 절실함 속에서 야구를 재미있게 즐기려는 최주환이 일궈낸 두산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gio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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