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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 보낸 미군 소형 무기 43% 행방 몰라

아프간 재건사업 특별감사관실(SIGAR) 감사
암시장에서 거래돼 탈레반 등에 흘러갔을 우려 나와

(서울=뉴스1) 이혜림 | 2014-07-29 20:26 송고 | 2014-07-29 22:34 최종수정
©AFP=News1

아프가니스탄 군·경찰에 지급된 미국의 소형 무기 43%의 행방이 묘연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군의 소형무기 47만 4000여정 중 20만여정이 아프간에서 추적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 특별감사관실(SIGAR)의 감사 결과, 미국에서 아프간으로 양도된 소형 무기를 추적하는 시스템 2곳에서 해당 무기에 관한 정보들이 사라지거나 복사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무기 추적 시스템 ‘에스씨아이피(SCIP)’와 ‘오버로드(OVERLORD)’의 기록이 불일치했다. 미 국방부가 사용하는 ‘SCIP’는 미국에서 아프간으로 양도되는 무기 수송물을 추적하는 반면 ‘OVERLORD’는 아프가니스탄에 수령된 무기를 기록하는 시스템이다.

이날 SIGAR가 발표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두 시스템에는 아프간에 수송 또는 수령되지 않은 무기 5만개 이상의 일련번호가 포함돼 있었다. 두 시스템은 연동된 것은 아니나 무기의 일련번호를 기록하는 공통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어 SIGAR은 아프간 보안군이 소유한 무기고들의 재고목록을 검토한 결과 “목록에 올라온 무기 4만 3388정 가운데 551정이 실제 재고 수량과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0여년 동안 아프간 보안군에 약6억2600만달러(약6411억원)에 이르는 소형 무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에서 미국이 지급한 소형 무기들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는 가운데 현지 보안군은 미국에 요청한 수량보다 약 11만2000정 이상의 무기를 더 보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무기가 과잉 공급된 책임은 미국 정부에 있었다. 아프간의 치안 불안을 우려한 미국 정부가 과거 AK-47 소총을 제공했으나 2010년부터 나토군이 사용하는 M16과 M4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미 정부는 AK-47 소총을 회수하지 않았다.

그 결과 아프간 보안군은 AK-47 소총 8만3000정, RBK기관총9000정, 유탄발사기 5000문 등을 필요 이상으로 소지하게 됐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감독 소홀로 과잉 공급된 AK-47 등의 행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사라진 무기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나토군과 미군의 아프간 철수 시한은 점점 다가오고 있으며 아프간 정부도 현재 33만5000여명의 군·경찰의 규모를 2017년까지 22만8000여명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군병력이 감축되는 상황에서 반군이 미군의 무기를 수중에 넣을 경우 향후 아프간 정부가 이들을 진압하는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의 시야에서 자취를 감춘 소형 무기들은 암시장에서 거래돼 무장단체 탈레반 등에 흘러갔을 우려가 높다. 지난 2009년 뉴욕타임스(NYT)는 탈레반에서 미군의 무기와 탄약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 국방부는 SIGAR의 보고서가 발표되자 "정부의 양분화 된 무기 추적 시스템을 합치고 아프간 정부가 감독 체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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