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의혹 더해가는 유병언 도피자금의 규모·출처(종합)

현재 12억여원 드러나…검찰 “‘김엄마’와 양씨 모두 3억 수수 부인”...유병언 숨지자 모두 발뺌?

(서울=뉴스1) 이병욱 | 2014-07-29 18:42 송고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도운 것으로 알려진 '김엄마' 김명숙(59)씨와 운전기사 양회정(55)씨가 검찰에 자수했다.

29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에 따르면 양씨는 이날 오전 6시29분쯤 경기 안성시 인근에서 인천지검 당직실에 전화를 걸어 의사를 밝힌 뒤 오전 8시쯤 인천지검으로 찾아와 자수했다.
이로써 검찰은 전날 '김엄마'와 양씨의 부인 유희자(52)씨에 이어 양씨가 자수함에 따라 유 전회장의 핵심 도피조력자 신병을 모두 확보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숨진 채 발견된 유 전회장의 마지막 행적과 도주 경로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유 전회장이 도피 기간 사용하거나 지녔던 자금의 규모 및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 도피자금은 얼마나 있었나
유병언 전회장이 4월23일 금수원을 빠져나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변사체로 발견되기 전까지 오랜 기간 도피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건 그의 도피를 적극적으로 도운 조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충분한 도피자금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도피자금은 얼마나 갖고 있었던 것일까.

앞서 검찰은 구속된 유 전회장의 측근인 구원파 신도 추모(60)씨를 통해 지난 5월4일쯤 송치재 별장 인근 농가와 임야를 사들이는 데 현금 2억5000만원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유 전회장 매제인 오갑렬(59) 전 체코대사가 구원파 신도들을 동원해 경기 양평과 강원 홍천의 펜션 등을 알아봤고 한 측근 신도에게 5000만원을 선불금 조로 맡긴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이밖에 지난 6월27일 순천 별장을 재수색하다 2층 비밀공간 2곳 중 한 곳에서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가 든 돈가방도 발견했다. 돈가방에는 순번을 나타내는 숫자 '4'와 '5'가 적혀 있었다.

이로 미루어 나머지 1~3번 돈가방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상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드러난 유병언의 도피자금 규모는 12억여원 정도다.

하지만 유 전회장의 개인비서 신모(33·여)씨는 '김엄마' 김씨와 운전기사 양씨에게 각각 3억원가량을 전달해줬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돈가방이 더 있을 수 있어 전체적인 도피자금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유병언한테 수억원씩 받았다는 신씨의 진술에 대해 김씨와 양씨 모두 현재 부인하고 있다"며 "추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거액의 현금을 들고 도피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유 전회장의 도피자금 규모가 실체를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 전회장이 숨진채 발견된 상황에서 도피자금과 관련해 거짓말을 하더라도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고 이미 양씨 등이 '모르쇠'로 나오고 있어 도피자금과 관련된 의혹을 속시원히 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 도피자금 누가 옮겼나? 과연 출처는?

유병언 도피자금에 대한 또 다른 미스터리는 돈의 출처와 이를 운반한 장본인이 누구냐는 것이다.

검찰에 자수한 김씨의 진술에 따르면, 김씨는 유 전회장이 4월23일 금수원을 빠져나와 도피를 시작할 무렵부터 그와 동행하며 식사 준비를 맡았다. 유 전회장은 김씨 등과 함께 역시 구원파 신도인 신씨의 언니 신모씨 자택을 거쳐 또 다른 구원파 신도 한모씨의 집 등을 전전했다.  

이후 5월3일쯤 유 전회장은 김씨와 양씨, 비서 신씨, 구원파 신도 추씨 등 측근 5명을 데리고 전남 순천의 ‘숲속의 추억’ 별장에 들어갔다. 은신처로 이동할 때에는 ‘제2의 김엄마’로 불리는 김영선(58)씨가 도피물품 운반을 도왔다.  

김씨는 4월28일경 양씨가 유 전회장의 은신처로 활용할 목적으로 구입하려 한 경기 안성의 단독주택 매매대금 일부를 비서 신씨로부터 전달받아 갖고 있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주택 매입계획이 파기되면서 현금 일부를 신씨에게 전달했다.

자수한 양씨 역시 검찰조사에서 비슷한 주장을 펴고 있다.

5월3일 저녁 유전회장의 벤틀리 차량을 이용해 자신은 유 전회장, 비서 신씨, 이재옥(49·구속기소)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과 함께 송치재 별장으로 내려갔고, 현장에서 김씨와 추씨, '제2의 김엄마'를 만났다고 진술했다.

따라서 당시 송치재 별장으로 운행된 두대의 차량 가운데 도피자금이 들어 있는 가방을 운반한 차량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아직까지 검찰은 도피자금의 운반과 관련한 퍼즐을 못 맞추고 있다.

여기에 거액의 도피자금 출처 또한 안갯속이다.

여러개의 가방 속에 나눠 옮겨진 10억원이 넘는 현금 다발이 과연 유 전회장의 개인 돈인지, 아님 구원파를 비롯한 조력자들에 의해 모금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금수원에 있었던 돈을 가지고 나온 것인지, 도피를 위해 새로 인출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는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유 전회장이 과연 처음부터 큰 가방 여러개에 현금을 나눠 넣고 도피를 시작할 필요가 있었겠냐는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안전한 도피처가 마련되면 얼마든지 이후에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보는 시각에서다. 

이처럼 유 전회장의 도피자금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계속해서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 전회장을 그림자 수행했던 양씨가 일단 검찰에 자수를 한 상황이지만 양씨가 모르쇠로 나오기 있기 때문에 도피자금의 존재, 규모 그리고 사용처 등이 앞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될지는 불투명해졌다. 


wookle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