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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의 '요술방망이' 발언과 '먼 시선'에 대한 기대

근시안적 운영 탈피, 20년 뒤를 바라보는 새 기술위원회

(서울=뉴스1스포츠) 임성일 | 2014-07-28 16:04 송고 | 2014-07-28 16:31 최종수정
대한축구협회가 이용수 세종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위원회를 출범했다. 이용수 신임 기술위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려운 때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각오를 밝히며 향후 계획을 전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다시 기술위원회를 맡게 됐다. 2000년 11월 기술위원회 수장에 올랐던 이 위원장은 ‘히딩크 사단’의 4강 신화를 측면에서 지원한 뒤 월드컵 이후 명예롭게 물러났다. 지금껏 가장 성공한 기술위원장으로 평가된다.
다시 ‘브레인’이자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할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대한민국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란 축구를 더욱 사랑하게끔 만들고 한국 축구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행복한 자리”라면서 “책임감이 무겁지만 영광스럽고 기쁜 마음으로 일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수장으로 선임된 이용수 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새롭게 구성된 기술위원 및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아쉬운 내용과 결과가 나왔다. 기술위원회가 한국 축구를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5년 뒤 10년 뒤, 더 나아가서는 20년 뒤를 생각해야 하고 한국 축구의 발전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4.7.28/뉴스1

이 자리에서 이용수 위원장은 “기술위원회가 요술방망이는 아니다”라는 주목할 발언을 전했다. 기술위원회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의미이자 ‘뚝딱’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마법을 부릴 수도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꾸준함’을 전제로 하는 ‘장기 플랜’이다.
이용수 위원장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아쉬운 경기력은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들의 연속성이 떨어졌기에 나온 결과”라고 진단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감독이 3번이나 교체되는 등 근시안적인 운영이 불러온 실패라는 뜻이다. 때문에 멀리 내다보고 계획성 있게 한국 축구를 살찌우는 방법을 고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당장의 국가대표팀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 축구의 발전 위해 5년이나 10년, 길게는 20년까지 바라봐야한다. 한국 축구를 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고민을 기술위원회에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장 반가운 다짐이다.
이웃 일본은 1993년 J리그 출범과 함께 ‘백년대계’를 세웠다. 20년 전부터 큰 비전을 제시했다. 늦었지만, 한국 축구도 먼 시선으로 장기 계획을 세워야 세계의 벽에 도전할 수 있다. 그저 ‘투지’를 말하는 것으로는 결국 한계가 있음을 브라질 월드컵에서 뼈저리게 느꼈다. 때문에 이용수 위원장은 ‘20년 계획’은 환영할 일이다.
맞물려 새로운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한 ‘장기 계약’도 관심이 모인다. 대회가 임박해서야 부랴부랴 감독을 선임하는 지금까지의 형태로는 좋은 열매를 딸 수 없다. 이용수 위원장 역시 같은 생각이다.
이 위원장은 “개인적인 견해지만,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다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맡기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고 싶다. 물론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하면 계약기간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면서 “(내년 1월)아시안컵 자체만으로 신임 감독을 경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18년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시간적 여유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장기 계약’에 대한 의지를 전했다. 이 역시 긍정적인 대목이다.
이용수 위원장을 말처럼 기술위원회가 요술방망이는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도 단기간에 수준을 끌어올릴 수는 없다. 때문에 축구협회 차원의 ‘장기 플랜’과 새로운 감독과의 ‘장기 계약’은 중요한 화두다. 새로운 기술위원회에게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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