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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치닫는 가자사태…멈추지 않는 이스라엘

(서울=뉴스1) 이준규 | 2014-07-28 16:26 송고 | 2014-07-28 16:27 최종수정
2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영아 샤이마 셰이크 알이드가 가자지구 나세르 병원의 인큐베이터에 누워있다. 지난 25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알이드와 함께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어머니는 사망했다.© AFP=뉴스1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공습 20일만에 1000여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지만 휴전이 이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화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전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일과 27일에 2차례에 걸친 인도적 정전 기간 동안 가자 공격을 멈췄다가도 하마스가 로켓을 발사하자 즉각 공습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우방국의 만류도 소용이 없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수차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즉각적이고 지속가능한 휴전에 돌입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모든 로켓과 땅굴(터널) 등 군사시설을 포기해야만 휴전에 응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이집트와 프랑스를 오가며 중재안을 마련했지만 오히려 이스라엘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 내각은 미국의 중재안이 '재앙'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며 "케리 장관의 제안은 가자지구에 대한 하마스가 보유한 로켓을 없애야 한다는 이스라엘의 요구는 무시한 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봉쇄를 중단시켜달라는 하마스 측의 요구만 들어주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단순히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삼은 군사행동 치고는 팔레스타인의 사망자수가 지나치게 많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군사시설 파괴와 요인 암살을 위해 지난 8일부터 시작한 '프로텍티브 에지(변경보호)' 작전으로 인해 지금까지 사망한 팔레스타인 수는 1035명에 이른다.

지난 17일 지상군 본격 투입 후로는 임시 휴전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부상자는 제대로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중 이스라엘이 당초 목표로 한다던 하마스 조직원 외에 민간인 희생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다. 유엔에 따르면 사망자의 80% 이상이 민간인이며 미성년 사망자도 4분의 1이 넘는다. 피난민 16만명 중 어린이는 무려 10만명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일종의 '인종학살'이라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

아부카르 아르만 전 미국주재 소말리아 대사는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는 '자기방어권' 행사와 '하마스 로켓 감소'를 내세우면서 팔레스타인의 목을 죄기 위해 계획적인 민족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했다.

하미드 다바시 콜럼비아대학 교수는 "이번 사태로 인한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를 인구에 대비해 환산하면 마치 17만8900명의 미국인이 사망한 것과 같다"며 "만일 이 같은 수의 미국인들이 그들의 도시에서 살육 당했을 경우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은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영국 가디언은 하마스를 공격한 것이 오히려 이스라엘에게 악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이번 사태 발발 후 사망한 이스라엘인의 수가 지난 5년간 하마스에 의해 죽은 사람 수보다 더 많다"며 "가자지구의 참혹한 모습이 전 세계로 생중계되면서 국제적인 비난에 직면했을 뿐 아니라 텔아비브로 향하는 여객기 운항마저 중단되는 등 경제적인 피해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더애틀랜틱은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는 하마스를 압도했음에도 민간인 사살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번 전쟁을 이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우방과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의지는 확고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27일 미국 폭스뉴스를 통해 "이스라엘은 테러조직들이 마음대로 우리의 도시와 국민들에게 로켓을 발사할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국민 보호를 위해 땅굴 파괴를 비롯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민들도 단호한 모습이다. 이스라엘 채널10 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는 하마스가 전복될 때까지 군사작전이 계속되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앞서 임시 휴전 등과 관계없이 땅굴 파괴를 위한 지상군 작전이 최소 8월초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팔레스타인 사망자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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