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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급습 순간' 경찰, 유대균 어떻게 붙잡았나?

조력자 가족까지 끝까지 추적, 끈질긴 수사로 이뤄낸 '개가'

(서울=뉴스1) 박현우 | 2014-07-26 00:53 송고
유병언 장남 유대균이 25일 밤 인천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유대균과 박수경은 이날 경기도 용인시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이 오피스텔은 조력자 동생의 집으로 전해졌으며,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찰관들이 급습해 검거했다. 2014.7.25/뉴스1

경찰이 25일 조력자 가족의 오피스텔에 숨어있던 유대균(44)씨를 도주 97일만에 붙잡은 건, 구원파 내부 관계자들을 회유·압박해 유씨의 조력자에 대한 정보와 그 조력자들이 가족을 통해 유씨의 도피를 돕는다는 첩보를 입수, 끈질기게 수사해 이뤄낸 성과에 따른 것이었다.
경찰은 이날 저녁 7시쯤 경기도 용인시 수지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유대균(44)씨와 도피 조력자 박수경(34·여)씨 등을 붙잡았다.

해당 오피스텔은 유씨의 조력자 하모(40)씨 여동생(35·여)이 살던 곳으로 유씨는 '세월호 참사' 사흘 뒤인 지난 4월19일 프랑스로 출국을 시도했다 실패하자 같은 달 22일 해당 오피스텔로 박씨와 함께 숨어 들어간 뒤 바깥 출입을 일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조력자 하씨와 유씨와의 관계에 대해 알게된 건 지난달 말이다. 경찰은 구원파 계열사 관계자로부터 하씨 등 9명이 유씨의 도피를 돕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그 시기부터 이들에 대해 집중추적했다.
경찰은 하씨뿐만 아니라 하씨의 가족 명의 휴대폰 등을 확인하는 등 하씨 가족과 유씨와의 '접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했다. 유씨가 조력자들로부터 직접적인 도피 조력을 받기보다 그 가족들을 통한 도피 조력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씨 가족 등에 대해 '은밀하게' 조사하던 경찰은 이번달 중순쯤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하씨 여동생의 주소지와 휴대전화 요금청구지(오피스텔)가 달랐다. 상식적으로 주소지와 휴대전화 요금청구지가 다르면 실거주지는 '달달이' 요금청구서가 배달되는 곳일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경찰 확인 결과, 하씨 여동생은 휴대전화 요금청구서가 매달 날라오는 오피스텔에 살고 있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사실을 지난 21일 하씨 여동생의 오피스텔이 있는 건물의 과거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더 이상한 점은 하씨가 오피스텔에 살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 지속적으로 전기와 수도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경찰이 24일 어찌된 영문이냐고 하씨 여동생에게 묻자 그는 "구원파 신도들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줬을 뿐"이라고 변명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냄새'를 맡은 경찰은 25일 하씨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하며 오피스텔로 데려간 뒤 문을 열게 했다. 그러나 하씨는 문 열기를 거부했고 경찰은 열쇠업자를 불러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려고 했다.

이런 '사단'이 나고서야 안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오피스텔 안에 있던 유씨가 문을 붙잡고 문을 열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유씨가 묵고 있던 오피스텔이 7층이라는 점을 감안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 소방과 협조해 오피스텔이 있는 건물 주변에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한편, 유씨가 문을 열도록 설득했다.

2시간여에 걸친 설득 끝에 결국 유씨는 박씨와 함께 순순히 나와 체포에 응했다.

구원파 내부 관계자를 통한 첩보 입수, 그를 통해 파악한 조력자뿐만 아니라 조력자 가족까지도 수사선상에 올리고 끈질기고 폭넓게 수사해 온 경찰의 저인망식 수사가 성과를 맺는 순간이었다.

경찰은 유씨와 박씨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오피스텔과 음식 등을 제공한 하씨 여동생을 범인은닉과 편의제공 혐의로 붙잡아 인천지검으로 호송했다.

지난달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유병언(73)씨 시신에 대한 부실 초동수사 등으로 뭇매를 맞아왔던 경찰은 '몸통'격인 유대균씨 검거로 반전의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게 됐다.


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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