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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 선물'부터 '핵이빨' 까지...그라운드 웃음꽃 만개(종합)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6-6 골 잔치 속 볼거리 다양

(서울=뉴스1) 이재상, 이후민 | 2014-07-26 03:23 송고
별들의 잔치인 ‘K리그 올스타전 with 팀 박지성’ 경기가 열린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후반전 팀 박지성 선수들이 이영표를 헹가레 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국내팬들을 위해 선수로서 마지막 축구화를 신는 박지성과, 해설위원으로 축구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초롱이' 이영표가 '팀 박지성'으로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장면이 펼쳐진다. 또 한국 최고의 선수들로 꾸려진 '팀 K리그' 월드컵 스타 이근호, 김승규, 김신욱을 비롯해 차두리, 이동국 등 당대 최고의 축구스타들이 선발돼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014.7.25/뉴스1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모처럼 그라운드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2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 with Team 박지성'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참패로 상처 받은 축구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경기장을 찾은 5만113명의 관중은 평소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의 이색적인 장면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입장한 5만113명은 역대 올스타전 중 다섯번째로 많은 관중이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팀 박지성의 강수일(포항)이 선제골을 넣자 28일 장가가는 박지성을 위해 선수들이 경기장 하프라인에 모두 모여 축하했다. 머리가 긴 김병지(전남)가 신부 역할을 한 뒤 부케를 던지자 관중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전반에 정대세의 추가골이 터진 뒤 이번에는 강수일이 카메라앞으로 달려가 유니폼 상의를 탈의해 "다같이 사는 사회, 문화가 있는 사회, 화합하는 우리들, 우리는 하나입니다"라고 쓴 내의를 보이고 양 옆에 선 선수들은 손으로 하트를 만들었다.

전반전에 팬들에게 가장 많은 함성을 받은 선수는 팀 박지성의 골키퍼 김병지였다. 경기 전 "드리블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공언했던 김병지는 기회가 날 때마다 공을 몰고 나와 팬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김병지는 2002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터치라인까지 공을 몰고 나와 당시 히딩크 감독에게 큰 질책을 받은 바 있다. 김병지는 12년 전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드리블로 함성을 자아냈지만 곧바로 골을 뺏겨 위험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벤치에 있던 히딩크 감독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병지는 전반 막판 코너킥을 얻자 히딩크 감독에게 허락을 받고 공격에 가담해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살짝 빗나가며 아쉬움을 남겼다. 관중석에서도 아쉬움의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하프타임 이벤트로 열린 계주 경기에서도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마지막 바퀴까지 선두로 달리고 있던 이동국(전북)이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바통을 떨어뜨리면서 최하위로 쳐졌다. 이동국은 뒤에 달려오던 강수일과 부딪혔다면서 뻔뻔한 표정으로 심판석을 향해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팀 K리그의 임상협(부산)이 골을 넣은 뒤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의 '핵 이빨' 세리모니를 선보여 많은 박수를 자아냈다.

벤치에 있던 차두리가 음료수를 임상협에게 쏟아 부었고 유니폼이 흠뻑 젖은 임상협이 상의를 탈의했다. K리그를 대표하는 꽃미남 임상협이 상의를 벗자마자 수많은 여성 팬들의 함성이 쏟아졌다고 최용수 감독은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 가장 큰 박수는 후반 10여분 나왔다. 전반 그라운드를 떠났던 박지성이 다시 경기장에 들어오자 관중의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5만 여 팬들은 하나가 되어 박지성의 응원가 '위송빠레'를 외쳤다.

9분 뒤 기다렸던 박지성의 골이 터져 나왔다. 박지성은 2002 한일 월드컵과 유사하게 벤치에 앉아 있던 히딩크 감독에게 달려갔고, 히딩크 감독은 두 팔 벌려 박지성을 껴안은 뒤 수건을 뒤집어 써 포옹보다 '진한' 세레모니를 선보였다.

후반에 골 폭풍을 몰아친 '팀 K리그는' 몸 길이가 2m에 가까운 '월척' 김신욱을 낚는 세레모니와 그라운드에 선수들이 모두 함께 드러눕는 세레모니 등을 선보였다.

경기 중간에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도리어 찜통 더위 속에 경기장의 열기를 식히는 단비가 돼 줬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박지성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해 선수 시절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고 박지성 헌정곡 '두 개의 심장'이 흘러나왔다. 팬들은 올스타전에 나선 선수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냈고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돌아다니며 경기에 입고 뛴 유니폼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심판으로 분한 K리그 감독들의 변신도 팬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하석주 심판은 '팀 K리그'가 0-3으로 뒤지던 전반에 박지성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드는가 하면 골 지역 바짝 베니싱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편파 판정을 선보이기도 했고 이상윤 부심은 '매의 눈'으로 오프사이드를 잡아내기도 했다.

경기 분위기를 뒤집는 페널티킥을 선언한 하석주 심판은 이날 경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레드카드를 싫어하는데 카드를 어디에 뒀는지 헷갈려 실수로 레드카드를 꺼냈더니 선수들이 우르르 덤벼들어 놀랐다"며 "가장 심하게 항의한 박지성에게 옐로카드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큰 선수들에게 둘러싸여 신변의 위협을 느꼈고 심판들의 고충도 느낄 수 있었다.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박지성의 신부 역할을 했던 골키퍼 김병지는 세레모니와 관련해 "원래는 김민지 전 아나운서가 직접 나설 것을 제안했지만 (박)지성이가 부담스러워했다"며 "머리가 길어서 그런지 저보고 하라고 해서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는데 표현이 잘 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날 경기는 '팀 K리그'와 '팀 박지성'이 사이좋게 6골씩을 넣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hm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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