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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못한 제주항'서 울린 '세월호 희생자 영혼 소타나'

피아니스트 백건우 추모공연

(제주=뉴스1) 이상민 | 2014-07-24 21:46 송고



2014년 4월16일 제주항.
예정대로라면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일반 승객 등 476명을 태운 세월호는 이날 제주항에 도착했어야 했다.

그러나 세월호는 수학 여행에 들뜬 학생들의 부푼 마음과 귀농을 꿈꾸며 제주로 이사 오던 일가족의 희망을 모두 안은 채 차디찬 바다 속으로 침몰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100일째를 맞는 24일 오후 제주항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슬픈 피아노 선율이 가득 울려퍼졌다.

거장 백건우(68)씨가 제주항 특설무대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백건우의 영혼을 위한 소나타’ 독주회 무대에 섰다.
그가 무대를 오르자 특설 공연장을 가득 메운 500여명의 시민들은 박수 없이 그를 맞았다.

그는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비창' 2악장과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리스트의 '잠 못 이루는 밤, 질문과 답',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 모두 6곡을 연주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은 24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7부두에서 백건우 피아니스트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독주회를 열고 있다. 제주항은 당초 세월호가 입항하기로 한 곳이었다. © News1 이상민 기자

한곡, 한곡 연주가 끝나도 박수 소리가 들리거나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는 일은 없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연인만큼 관객과 연주자 모두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그는 출연료를 받지 않고 이번 무대에 섰다.

백씨는 공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파리에서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너무 화가 났다. 피할 수 있는 일인데도 참사가 벌어졌다는 사실이 나를 무력감으로 몰아넣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다가 음악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었다.




le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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