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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어이없는 초동대처 미흡…책임론 수뇌부로 향하나

전남청장·순천서장 등 직위해제에 '꼬리자르기' 비판

(서울=뉴스1) 조재현 | 2014-07-24 12:09 송고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밝혀지면서 경찰의 부실했던 초동수사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서둘러 전남 순천경찰서장과 형사과장에 이어 전남지방경찰청장을 직위해제시켰지만 책임론은 결국 이성한 경찰청장을 비롯한 수뇌부를 향해 번지고 있다

경찰은 발견한 시신을 단순 변사 처리하면서 신원확인까지 무려 40일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변사체의 특징과 유류품, 발견된 위치 등으로 미루어볼 때 유 전회장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품을 만했지만 경찰은 그렇지 못했다. 이를 윗선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변사체가 발견된 이후에도 경찰은 이미 숨져버린 유 전회장을 계속 쫓았다. 행방이 나올 리 없었다

더욱이 지난 525일 검찰이 유 전회장이 은신해 있던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숲속의 추억' 별장을 수색했을 당시 유 전회장이 통나무 모양으로 위장한 벽장에 숨어 있던 것을 찾아내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은 더 커졌다
당시 검찰은 유 전회장의 측근들로부터 유 전회장이 별장에 숨어있다는 첩보를 입수, 오후 930분 별장을 급습했다
수색은 2시간가량 이어졌으나 검찰은 유 전회장을 찾지 못하고 여비서 신모(33·구속)씨만 체포한채 자리를 떴다

검찰은 전남지방경찰청에 해당 별장에 대한 현장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다음날인 26일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정밀감식을 진행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밀실의 존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유 전회장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마친 5월 25일 밤 1120분부터 경찰의 정밀감식이 시작된 26일 오후 3시 사이에 별장을 빠져나갔을 것으로 보인다. 밀실 안에 거액의 돈뭉치를 남기고 떠날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다. 

경찰이 밀실을 찾았다면 '살아있는' 유 전회장을 곧바로 추적할 수 있었으나 기회는 또 날려버렸다. 이같은 경찰의 어이없는 행보에 정치권으로부터도 거센 책임론이 불어 닥치고 있다. 

이 청장은 변사체가 유 전회장으로 확인된 22일 오후 청와대의 호출을 받았다. 청와대 신임수석들과 만남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 청장은 이날 김기춘 비서실장으로부터 부실한 초기수사와 관련해 강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한다. 유 전회장에 현상금 5억원까지 걸었을 정도면 항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적극적으로 했야하는데 (그렇지 않은) 자세가 잘못"이라며 "이는 경찰의 무능"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도 23"황교안 법무부장관과 이성한 경찰청장을 경질해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순천경찰서장의 직위해제라는 꼬리 자르기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이 청장은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경찰의 미흡한 초동대처에 대해 보고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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