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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100일]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도보순례, 농성, 기다림

(안산=뉴스1) 이동희 | 2014-07-23 18:01 송고
세월호 침몰사고 100일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경기도 안산시 정부합동분향소를 출발해 국회의사당과 서울광장까지 도보행진에 나선 희생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단원고등학교 앞을 지나고 있다. 2014.7.23/뉴스1

 

23일 오전 10시 안산 단원고는 여느 학교처럼 평온한 분위기속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세월호 사고 100일을 하루 앞둔 현재까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은 수사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부딪히면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수색, 재발방지 대책 등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는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 있고  대한민국은 4월16일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사고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과 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 국민들이 거리로 나서 특별법을 제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절규하고 있다.

 

 

◇도보순례...안산 합동분향소.단원고~국회, 단원고~팽목항

 

세월호 사고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들은 이날 오전 9시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 100일을 맞아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도보행진에 나섰다.

 

대책위는 도보행진 출발 선언문을 통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으나 새누리당은 전례가 없고 형사 사법체계가 흔들린다는 등의 핑계를 대고 있다”며 “때문에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둔 우리는 여전히 죽은 아이들에게 진실을 약속할 수 없는 시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법 제정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세월호 사고 100일이 되는 24일까지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단원고와 하늘공원을 들른 뒤 오후 광명시민체육관에서 도착해 촛불문화제와 국민대토론회를 연다.

 

이들은 이틀째인 24일 광명시민체육관을 출발해 구로공단, 국회를 거쳐 서울광장에 도착해 `네 눈물을 기억하라‘라는 주제의 문화제에 참가한 뒤 51km 대행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들도 특별법 제정에 힘을 보태며 행동하기 시작했다.

 

단원고 학생 46명과 학부모 10명 등 56명은 15일 오후 5시 수업을 마치고 단원고에서 서울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도보행진을 했다.

 

학생들은 먼저 떠난 친구들의 명찰을 가방에, 옷깃에 대신 달고 꼬박 1박2일을 걸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혀 달라며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유족들을 만났다.

지식을 먼저 떠나 보낸 친구 부모와 살아남은 자의 `눈물의 조우‘ 였다.

 

학생대표 신모 군은 “지난 4월16일 온 국민이 보았습니다. 저희 친구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는 법을 모릅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이렇게 나섰습니다"라고 행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이호진(56, 고 이승현 학생의 아버지)씨, 이아름(25, 고 이승현 학생의 누나)씨, 김학일(52, 고 김웅기 학생의 아버지)씨 등 3명도 세월호 사고 84일째인 8일 단원고~진도 팽목항, 진도 팽목항~대전월드컵 경기장 750km를 걷는 순례에 나섰다.

 

천주교 신자들인 이들은 하루 25km를 걷는 강행 끝에 23일 전남 영광성당에서 출발해 십자가를 짊어지고 묵주기도를 바치며 진도 팽목항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떼고 있다.

 

김학일 씨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아이들이 하루 빨리 부모님의 품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과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걷고 있다”며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가던 골고다 언덕과 세월호 유족들의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참여연대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노란 우산과 피켓을 든 채 세월호 가족 대책위 단식 농성장에 있는 가족들을 격려하고 있다. 2014.7.23/뉴스1



◇국회 농성...“특별법 제정하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12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와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단식 농성은 10일째 이어지고 있다.

 

야당 국회의원과 시민 등 150여 명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함께 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은 “"세월호 진상규명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비켜갈 수 없는 시대의 명령이자 산 사람의 도리"라며 "궁색한 핑계를 대며 진실을 덮어두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단식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유경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특별법을 16일까지 제정하겠다고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 달라”며 "그래야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세월호 여객선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23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아이들을 위해 음식물을 올려 놓고 있다. 2014.7.23/뉴스1


◇기다림... “어떤 모습으로 올라와도 예쁜 꽃이란다”

 

세월호 참사 실종자는 10명. 단원고 학생 5명, 교사 2명, 일반인 3명이다.

 

실종자 유족들은 오늘도 이들이 차가운 바다에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며 전남 진도 팽목항과 체육관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도 체육관 주차장은 텅 비어 있고 빼곡했던 천막도 철거돼 휑한 모습이라고 한다.

 

자원봉사자도 사고 초기 2000여 명에서 150여 명으로 줄어 실종자 가족들의 박탈감은 커지는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너희가 어떤 모습으로 올라와도 엄마 아빠 눈에는 너무 예쁜 꽃이란다‘라는 말을 되뇌이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verita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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