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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상에서 영면 하소서’ 합동영결식

(춘천=뉴스1) 홍성우 | 2014-07-22 13:29 송고
광주 헬기사고 순직 소방관 영결식이 엄수된 22일 강원도청 별관 앞 광장에서 열린 합동영결식에서 유가족들이 헌화를 하며 오열하고 있다.
故 정성철 소방령, 박인돈 소방경, 안병국 소방위, 신영룡 소방장, 이은교 소방교는 지난 17일 세월호 실종자 수색정찰 임무를 마치고 광주에서 이륙, 춘천기지로 복귀하던 중 광주 도심 상공에서 추락해 참변을 당했다. 2014.7.22/뉴스1

“어둡고 무서운 생사의 갈림길에서 두려웠던 모든 것들을 벗어버리고 다시 만날 때까지 새로운 세상에서 편히 영면 하십시오.”

 

세월호 사고 수습 임무 중 순직한 소방공무원 합동영결식이 거행되던 22일, 전날 화창한 날씨도 이날만큼은 먹구름이 되어 슬픔을 함께 하고 있었다.

 

합동영결식이 거행되던 이날 오전 7시 합동영결식을 위해 춘천 효장례문화원에서 시신을 모신 관이 하나씩 하나씩 운구차량으로 나올 때 마다 자신의 남편, 아버지, 아들을 확인한 가족들은 오열하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고 내새끼~~ 내새끼야~~ 내새끼야~~”

  22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효장례문화원에 마련된 헬기 사고 순직 소방공무원 합동 분향소에서 순직 소방관의 유족이 영정사진을 보고 안타까움에 끌어안고 있다. 2014.7.22/뉴스1

자신의 아들을 확인한 노모는 태극기로 감싸여진 관으로 뛰어가 영정속의 아들의 얼굴을 어루 만지고 얼굴을 비비면서 그렇게 아들을 가슴에 묻고 있었다.

 

눈물을 훔치며, 터져 나오는 울음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유가족들은 눈물과 오열로 슬픔을 말하고 있었다.

 

“성철이 형, 인돈이 형, 영룡이 형, 병국아, 은교야”

 

특수구조단 정장훈 소방장이 고인이 된 동료를 한 명, 한 명 부를 때 마다 그의 울음 섞인 목소리는 더욱 거칠어졌으며 유가족들의 입에서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강원도소방본부 특수구조단 1항공구조대 대원 5명의 합동 영결식이 거행되는 가운데 박인돈 소방경(50) 유족이 눈물을 흘리며 손을 맞잡고 있다. 2014.7.22/뉴스1

 

슬픔을 함께 지켜보던 동료들과 참석자들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 눈시울이 붉어졌으며 심지어 취재온 기자들 눈에도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나 자신, 내 가족보다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살다 떠났기에 더욱 더 아쉬움과 슬픔의 눈물이 앞을 가리고 있었다.

 

“고인들께서는 공직생활 내내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이라면 어떠한 재난현장에서도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인명구조에 나서는 솔선수범을 보여 주신 진정한 영웅의 표상이었습니다”

 

김성곤 강원도소방본부장은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억누르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추도사를 읊었다.

고인이 된 아들을 노모의 가슴에 묻기에는 너무 힘들었던 것일까.

 

노모는 아픈 다리를 절둑거리며 뛰어가 영정속의 아들을 다시한번 가슴에 묻으려고 국화꽃으로 아들의 얼굴을 몇 번씩이나 쓰다 듬으며 헌화했다.

  광주 헬기사고 순직 소방관 영결식이 엄수된 22일 강원도청 별관 앞 광장에서 열린 합동영결식에서 고 박인돈 소방경의 어머니가 국화꽃으로 아들의 영정을 어루만지고 있다.
故 정성철 소방령, 박인돈 소방경, 안병국 소방위, 신영룡 소방장, 이은교 소방교는 지난 17일 세월호 실종자 수색정찰 임무를 마치고 광주에서 이륙, 춘천기지로 복귀하던 중 광주 도심 상공에서 추락해 참변을 당했다. 2014.7.22/뉴스1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합동영결식이 끝나고 운구차량은 화장(火葬)을 위해 춘천 안식원으로 떠났다.

 

순직 소방공무원은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오로지 국민을 위한 희생과 봉사로 그 힘겨운 임무들을 수행했던 당신들의 이름을 불러 본다.

  17일 세월호 참사 현장 지원을 마치고 복귀하던 강원소방본부 소속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소방관 5명의 신상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성철, 박인돈, 신영룡, 이은교., 안병국 2014.7.17/뉴스1© News1 홍성우 기자

“나의 작은 도움이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면 어디든지 달려 가겠다”고 항상 외치던 고(故) 정성철 소방령(52).

 

항상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모든 이에게 인자함과 따뜻함을 베풀었던 고(故) 박인돈 소방경(50).

 

매사에 밝고 적극적이며 동료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 줬던 고(故) 안병국 소방위(39).

 

소방관이라는 사실을 항상 자랑스럽게 여기며 다시 태어나도 소방관이 되겠다던 고(故) 신영룡 소방장(42).

 

“소방관이라는 이름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희생’을 각오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최고의 자질이다”며 최고의 소방관이 되고자 했던 고(故) 이은교 소방교(31).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당신들의 살신성인 정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hsw061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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