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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 사형된 권재혁씨 재심 무죄

대법원, 사형집행 45년 만에 무죄 확정
"중앙정보부 가혹행위로 공소사실 자백"

(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전준우 기자 | 2014-05-16 08:25 송고



박정희 정권시기인 지난 1969년 '남조선해방전략당'을 구성하고 내란을 예비음모했다는 혐의로 사형된 권재혁씨(당시 45세)가 45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16일 내란예비음모와 간첩 등의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은 권씨의 유족이 청구한 재심에서 권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과정에서 중앙정보부 수사관들이 권씨 등을 마구 구타하고 폭언이나 협박, 잠을 재우지 않는 등의 가혹행위를 했다"면서 "이 같은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권씨 등이 공소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정보부 조사단계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로 인해 임의성 없는 자백을 하고 그 후 검사의 조사단계에서도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가 계속돼 동일한 내용의 자백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 이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반국가단체인 전략당을 구성해 그 수괴의 임무에 종사했다거나 북한노동당 중앙위원으로부터 군사기밀 탐지 지령을 받고 귀국해 군사기밀을 탐지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는 점, 공작금으로 일화 40만엔을 받은 후 적법한 환금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미국 오리건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육군사관학교 강사로 활동하던 권씨는 공안당국에 의해 남조선해방전략당의 총책으로 지목됐고 1969년 9월23일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뒤 두 달만인 그해 11월4일 형이 집행됐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권씨 등에게 "조선노동당에 가입해 북한공작금을 받는 등 간첩활동을 했다"며 '남조선해방전략당'이란 이름을 붙여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2009년 이 사건에 대해 "중앙정보부가 권재혁씨 등 13명을 불법 구금하고 가혹행위로 거짓 자백을 받아내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작사건으로 결론 내렸다.


이후 권씨의 유족들은 재심을 청구했고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2012년 11월 권씨 사건에 대해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날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법정에 직접 출석한 가족들은 소리내어 흐느껴 울었다. 권씨의 아들은 대법관들을 향해 "사형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항의하다 법정 경위들에게 제지 당하기도 했다.






har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