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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출연자 "제작진 강압 없어…극단적 선택 이해 안가"

"모든 촬영 과정서 제작진 일절 개입 안해"
"출연도 중도 퇴소도 출연자 자유…'짝' 폐지 안타까워"

(서울=뉴스1) 김새미나 인턴기자, 김인영 인턴기자 | 2014-03-11 09:32 송고

'짝' 홈페이지 © News1

최근 SBS '짝' 프로그램 제작 도중 출연자 전모(29·여)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있었다. 논란과 비난 여론 속에 프로그램은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프로그램 폐지라는 극단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리얼리티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의 출연자 인권침해 문제, 고인의 생전 우울증 여부 등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또 고인의 죽음을 두고 제작진과 유족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일반인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카메라에 담기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짝'의 촬영과정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실제 '짝'에 출연했던 A씨에게 '짝'의 촬영과정, '짝' 출연 경험자로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입장 등을 들어봤다. A씨의 개인 사정 등을 고려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2013년, 짝을 찾고 싶은 마음과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호기심으로 출연했다"고 밝힌 A씨는 "신청서 제출 및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거쳐 출연진 섭외가 완료될 때까지 3, 4주를 기다린 후 (애정촌에) 입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입소 전 제작진으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나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며 "(촬영 기간에도) 제작진은 말 그대로 출연자들을 따라다니며 출연자들의 말과 행동을 촬영하기만 할 뿐 일체의 개입이나 통제는 없다. 또 어떤 콘셉트로 행동해 달라든가 특정인에게 관심을 표하라는 등의 지침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제작진이 고인을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만들려 했다는 고인 친구들의 주장과는 다른 내용이다.
'짝' 홈페이지© News1

제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고인은 최종선택을 하루 앞둔 5일 새벽 2시15분께 숙소 화장실에서 목을 매 사망했다. 고인의 사망 시점을 두고 최종선택에 따른 심리적인 압박과 촬영과정에서의 제작진 강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이와 관련 "최종선택 때 제작진의 생각은 일절 반영되지 않으며 온전히 출연자 각자의 마음 가는 대로 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촬영은 화장실 가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에 이루어진다"면서도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이) 엄연히 출연 계약서에 서명하고 출연료를 받으며 하는 공적인 일임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나 부당한 간섭이라고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출연자들이 더 이상 촬영하고 싶지 않으면 의사를 밝히고 퇴소하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3자로서 입장을 밝히기 매우 조심스럽다"고 한 A씨는 "이번 일로 '짝'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촬영 과정에서의 강압이나 불법은 없으며 출연하는 것도, 중도에 퇴소하는 것도 출연자 개인이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이다. 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A씨의 생각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짝'이 폐지되는 것이 진심으로 안타깝다"며 "이번 일로 고통을 겪고 있을 제작진과 다른 출연자에게 위로를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제공=부안군© News1

'짝'에서 만난 인연과 4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A씨는 "'짝'이라는 프로그램이 그동안 여러 가지 논란에 휘말렸기도 했지만 그 곳에서 좋은 인연을 찾은 분들도 많고 우리 시대의 남녀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줬던 프로그램으로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출연했던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어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5일 고인의 사망 이후 고인의 유서 발견, 고인과 나눴던 친구들의 SNS 메시지 등의 공개로 인해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10일 서귀포경찰서는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고인이 숨지기 직전 지인 및 유족들과 나눈 SNS 메시지와 문자 메시지를 비롯해 제작진이 촬영한 일부 분량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결과 고인이 촬영 과정에서 힘들어했던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2시간 30분짜리 촬영분에서는 제작진이 고인에게 강압적 행위를 한 사실을 발견할 수 없었다"면서 "현재로선 제작진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기 힘들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유족들은 고인의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있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SBS로부터 녹화 전 과정이 담긴 촬영분을 수사해 법률상 형사적 처벌이 가능한 강압행위를 발견할 경우 제작진을 추가로 불러들여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sm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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