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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희애 "'우아한 거짓말' 대본, 흠 잡을 데 없어"

"배우로서 열심히, 최대한 오래 연기하려 한다"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2014-03-05 10:25 송고
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주연배우 김희애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무비꼴라쥬 제공). © News1



"'우아한 거짓말' 대본은 흠잡을 데가 없었어요. 대본에서 한 부분이라도 와닿는 게 있으면 작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배우 김희애(47)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로 21년 만에 은막으로 돌아왔다. 40대 중반의 나이가 '거짓말'같이 느껴질 정도로 그는 '우아'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서울프라자호텔에서 만난 그는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대본"이기에 '우아한 거짓말'을 선택했다고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했다.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누구에게나 매일 일어나는 일을 소재로 했어요.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도 은근히 뒤에서 한 얘기와 상처주는 말로 속상해하거든요.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보면 소재적으로 의미가 있죠."


그는 "(흥행 성적에) 신경이 쓰인다"면서도 "무조건 관객만 많이 든다고 능사가 아니다. 세월이 지나도 남는 영화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아한 거짓말'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완득이'(2011)를 인상 깊게 봐서 이한 감독의 이번 영화를 선택했어요. 감독님이 '완득이' 때보다 더 좋은 것 같다고, 당신 생각에 부끄럽지 않은 영화가 된 것 같다고 하셔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16세, 14세 아들 2명을 둔 '엄마' 김희애는 '우아한 거짓말'에서 언니 만지(고아성 분)와 동생 천지(김향기 분)를 홀로 키우는 억척 엄마 현숙을 연기했다. 남편을 먼저 하늘로 보낸 지 9년 만에 14살 막내딸 만지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지만 현숙은 씩씩거리다가도 씩씩하게 마트 판매원으로 딸 만지와 함께 살아간다. 꽁꽁 뭉친 털실처럼 꼬인 천지의 이야기를 동요하지 않고 풀어나가면서 각자가 한뼘씩 성장해 나간다.


"인생에서 한 인간이 진화하게 되는 어떤 사건이나 사고 같은 한 부분이 있잖아요. 그래도 우리가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해야 하나. 슬픔을 참고 감춰가면서 일상의 모습을 담담하게 풀어가는 모습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부분을 담담하게, 흥분하지 않고 표현한 게 좋았죠."


'우아한 거짓말'은 천지와 화연(김유정 분)을 중심으로 여중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따돌림과 신경전을 섬세하게 따라가며 이들의 가족과 주변인까지 비추는 작품이다. 김희애는 "그 전에는 연령제한도 있고 같이 보는 것도 부끄러워 (가족에게) 시사회에 오라고 안 했다"면서 "이번에는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배워야 되는 부분이잖아요. 강압적으로 칠판 앞에 놓고 얘기할 문제가 아니에요. 감동 같은 게 있어야 자기가 움직이고 태도가 변해요. 무심코 한 말이 얼마나 큰 건지를 따뜻하게 쓰다듬으면서 얘기하는 영화라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주연배우 김희애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무비꼴라쥬 제공). © News1



앞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김희애는 그야말로 펑펑 울었다. 함께 출연한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 등 어린 여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북받쳤기 때문이다. 김희애는 "애들 연기가 그 나이 또래의 감수성이라고 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웠다"고 칭찬했다.


"그런 연기는 세계적인 연기에요. 어떻게 할까 많이 걱정했는데 시사회에서 촬영된 연기를 처음 봤어요. 별 걱정을 다했더라구요. 제가 연기를 제일 못했고 애들이 연기를 놀랍게 잘했어요. 영화를 보면서 울어야 될 것이 끝나고 갑자기 조절이 안 됐어요. 관객 입장에서도 감동적이었구요. 제 아이들과 똑같은 나이인데도 감정을 제어하고 침착하게 자기 역할을 해낸 게 감동적이고 대견했죠."


1983년 16세 나이로 데뷔한 김희애에게 어린 배우들에 대한 감상은 남달라 보였다. 김희애는 "내가 일찍 데뷔해서 어린 시절에 활동을 시작하는 걸 그다지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어른이 돼서 치를 걸 미리 치르고 상처를 받아 마음에 병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도 "그건 제 세대의 생각이었고 요즘은 애들이 일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더 이상 아역이 아니고 프로 같아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언급했다.


"아이들이 힘들어도 참고 자기 장면에서 맡은 인물이 돼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해요. 정말 우아한 모습을 보여줬죠. 고아성은 연기를 잘하고 건강한 것 같아요. 김유정은 한국의 스칼렛 요한슨이에요. 예쁘고 연기를 보고 있으면 세계적인 영화에 나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향기요? 눈을 보세요. 진짜 배우들이에요. 이 친구들이 영어도 잘해서 한국에만 있지 말고 어디든 가서 (온갖 작품을) 다 했으면 좋겠어요."



영화 '우아한 거짓말'의 주연배우 김희애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프라자호텔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했다(무비꼴라쥬 제공). © News1



일을 즐기고 있는 건 김희애도 마찬가지다. 김희애는 지난해 '우아한 거짓말' 촬영을 마친 뒤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 출연했다. 유럽에서도 야무지게 김치를 먹는 김희애의 솔직발랄한 모습은 큰 화제를 모았다. 지금은 '우아한 거짓말'와 관련해 인터뷰 등 홍보 활동을 하면서 19세 연하 배우 유아인과 JTBC 멜로드라마 '밀회'까지 찍고 있다.


"갑자기 일이 확 몰렸는데 의도적인 건 아니었어요. 드라마, 여행 촬영에 홍보까지 안 하던 일을 하니까 죽을 것 같아요. 그런데 바꿔 생각하면 (제가) 백화점 가서 옷이나 사 입지 갈 데가 어딨어요. 불러주면 감사하죠. (웃음) 이왕 나오는 거 (힘들어도) 촬영장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즐겁게 대하려 해요. 그러면 저도 행복해지니까요."


인생의 절반 이상을 연기로 보낸 김희애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일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느낀다. (연기 생활을) 길게 하려 한다"며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산다"고 일을 향한 여전한 열정을 드러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분들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위로가 되고 친구가 되면 좋잖아요. 관리를 열심히 해서 외모만 우아한 게 아니라 배우로서 자존심을 잘 지키면서 열심히, 최대한 오래 하려고 해요. 그러면 후배들에게도 길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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