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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선정성 논란' 2014 걸그룹, 살 길은 '섹시' 뿐?

스텔라, SNS 마케팅부터 안무까지 노골적 '섹시' 내세워…"도 넘었다" 지적
너무 많은 선례…걸스데이·AOA 등, 섹시 콘셉트로 단숨에 정상

(서울=뉴스1) 김종욱 인턴기자 | 2014-02-12 08:17 송고 | 2014-02-12 08:25 최종수정
12일 공개된 스텔라의 신곡 '마리오네트' 뮤직비디오. © News1

걸그룹 스텔라의 신곡 '마리오네트' 뮤직비디오가 걸그룹 선정성 논란을 더욱 거세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마리오네트' 자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걸그룹들의 '섹시 경쟁'에 논란도 뜨거워지고 있다.

12일 스텔라의 소속사 탑클래스엔터테인먼트는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마리오네트'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공식 뮤직비디오에는 전날 발표된 30초 분량의 티저 영상보다 더 파격적인 노출과 안무가 담겨 있다.

스텔라 멤버들은 검은 스타킹에 수영복을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고 엉덩이를 흔들거나 가슴을 쓸어내리는 안무를 선보였다. 단체 춤 동작 사이에 포함된 멤버 개인별 영상에서는 속옷만 입은 채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거나 상의를 벗어 내리는 뒷모습 등이 연출됐다.
스텔라의 '섹시' 처방은 즉시 약효가 드러났다. 스텔라는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를 차지했고 이후 관련 기사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누리꾼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마리오네트' 뮤직비디오를 두고 "이렇게까지 해야 했느냐"는 평가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스텔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오빠. 시키는대로 다 해줄게-마리오네트'. © News1

뮤직비디오뿐만 아니라 SNS 마케팅도 누리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스텔라 측은 지난달 13일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오빠. 시키는대로 다 해줄게-마리오네트'를 열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던 스텔라의 공식 페이지에서는 개설 후 한달간 투표 결과에 따라 멤버들이 표정을 짓거나 춤을 추고 이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인증하는 이벤트가 진행됐다. 특히 지난 10일 멤버별 개인 화보가 공개되기 전에는 '좋아요'가 많아질수록 화보의 모자이크가 조금씩 지워질 것이란 공지가 게재돼 '성 상품화' 논란이 일었다.

인터넷에는 "노래는 정말 괜찮은데, 안무랑 의상 수위조절 좀 잘했으면 좋겠다. 심의 들어오면 안무 수정하고 의상 바꾸고 그럴 거면서 왜 이랬을까. 청소년들이 음악프로그램 많이 시청한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관심 준다. 누가누가 잘 벗는가 대결하냐", "진짜 우리나라 가요계 왜 이렇게 됐냐", "선정적인 마케팅으로 관심 끌기는 정말 가요계 역대급으로 남을 듯", "페이스북 페이지 이벤트는 진심 최악이었다" 등 스텔라의 '마리오네트' 활동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스텔라를 비롯한 걸그룹들이 섹시 콘셉트를 내세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대중가요 소비 풍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룹 걸스데이의 '섬싱'(Something) 무대. © News1

2014년 새해를 섹시한 드레스로 장식한 그룹은 걸스데이였다. 걸스데이는 지난달 3일 세 번째 미니앨범 '에브리데이 3' 발매와 함께 타이틀곡 '섬싱'(Something) 활동을 시작했다.

막내 혜리가 만 20세를 넘기면서 걸스데이는 '성인식' 콘셉트를 시도했다. 오른쪽 다리 부분이 깊숙이 파인 롱드레스와 과감한 안무, 농염한 보컬은 시종일관 야릇한 상상력을 자극했다.

'섬싱'으로 걸스데이는 단숨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신곡 발표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케이블채널 MBC Music '쇼 챔피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로도 방송 3사를 비롯한 주요 음악프로그램의 1위 후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걸스데이는 2010년 데뷔 이래 '갸우뚱', '반짝반짝', '나를 잊지 마요' 등 줄곧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를 앞세웠지만 음원 성적이나 음악방송 순위는 신통지 않았다.

걸스데이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2013년 발표한 '기대해'와 멜빵춤이었다. 이후 섹시 콘셉트를 꾸준히 내세운 걸스데이는 결국 섹시 이미지로 전환하고 1년여 만에 '1위 걸그룹'으로 발돋움했다.
그룹 AOA의 '짧은 치마' 무대. © News1

기존 이미지에서 섹시 콘셉트로 전향한 뒤 1위에 오른 그룹은 또 있다.

지난 2012년 7월 여성 밴드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데뷔한 AOA는 댄스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 '히든 멤버'(유경)를 두는 등 기존 걸그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데뷔 당시 타이틀곡 '엘비스'의 댄스 버전과 밴드 버전을 함께 발표할 정도로 AOA는 댄스와 밴드 활동이 모두 가능한 실력파 아이돌을 지향했다.

두 번째 싱글 '겟 아웃'을 발매하면서도 밴드로서의 실력을 강조했다. 세 번째 싱글 '모야'(MOYA) 발표 당시에는 5인조 유닛 'AOA블랙'을 결성해 밴드 활동에만 전념했다.

하지만 대중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AOA는 지난해 10월 '흔들려'를 발표하면서 밴드 활동을 중단하고 섹시 걸그룹 대열에 합류했다. 멤버들은 핫팬츠를 입고 '쩍벌춤'을 췄고 가요프로그램과 대중은 AOA에 눈길을 보냈다.

'흔들려'에 이어 지난 1월 '짧은 치마' 활동을 시작하면서 AOA의 무대는 더욱 야릇해졌다. 제목처럼 짧은 치마를 입고 무대에 오른 AOA는 지퍼를 올리고 스타킹밴드를 드러내는 '지퍼춤' 등을 선보였고, 이는 높은 음원 성적과 대중의 큰 관심으로 이어졌다.

결국 AOA는 지난 9일 방송된 SBS '인기가요'에서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대형 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데뷔한 지 19개월만의 일이었다.
스텔라 '마리오네트' 티저 이미지. © News1

섹시함은 성공을 100% 보장하는 마법의 열쇠가 아니다. 일부 그룹들은 대중의 눈길 한 번 받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으며 선정성 논란으로 비난 일색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걸스데이와 AOA, 스텔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섹시'만큼 대중의 관심을 크게 사로잡을 수 있는 키워드도 흔치 않다.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걸그룹들의 섹시 경쟁에 누리꾼들은 가요계와 대중 모두에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가요 기획사들은 어린 여자애들 벗기는 거 말고는 잘하는 게 없습니까", "우리나라 가요계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 "AOA, 밴드 시절에 정말 좋았는데 '짧은 치마' 활동하는 거 보면 참 안타깝다", "탑클래스엔터테인먼트는 뭐 하는 회사인데 이렇게 심한 걸 시켰을까" 등 음반 제작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그럼 AOA 밴드활동 할 때나 걸스데이 '반짝반짝' 할 때 당신들이 이만큼 관심 줘 봤느냐", "욕부터 하지 말아봐. 이렇게 해야만 관심을 주잖아. 스텔라는 지금까지 낸 앨범 모두 야하지 않고 귀여웠는데 관심 하나도 없다가 섹시하니까 이제야 관심주는 우리 모습부터 되돌아보자", "섹시 이미지에 욕하면서도 섹시로 안 하면 관심 없음" 등 대중가요 소비 행태를 꼬집는 의견이 이어졌다.


monio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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