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사회 > 법원ㆍ검찰

'국정원 수사 외압' 김용판 前서울경찰청장 "무죄"(종합)

법원 "선거개입·은폐 의도 없었다"…권은희 주장 신빙성 부정
"특정인 진술만 믿고 사실 확인 안 한 것 아니냐" 검찰 질타도
국정원 댓글 사태 첫 선고…검찰, '원세훈 재판' 트윗 축소·제출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4-02-06 06:38 송고 | 2014-02-06 06:46 최종수정


김용판(56)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 News1 정회성 기자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 경찰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56)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의 대선 개입 댓글 게시 의혹으로 시작돼 작년 한해를 뒤흔들었던 일련의 '국정원 댓글 사태'에 대한 첫 선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6일 공직선거법 위반·직권행사 권리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청장에게 선거에 개입하거나 사건의 실체를 은폐할 의도, 수사결과를 허위로 발표할 의사가 없었다"며 이같이 판단했다.


또 "김씨 노트북에서 발견되 아이디, 닉네임 등 경찰 수사 당시는 의미 불명확했던 증거들에 대해 국정원 댓글 수사가 끝나 관련자들이 모두 기소된 현재 관점에서 의미를 부여해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핵심증인인 권은희 당시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39·현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의 증언에 대해 "객관적 사실에 정면으로 배치되거나 다른 경찰들의 증언과 전혀 다르다"며 신빙성을 모두 부정했다. 반면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서울경찰청 소속 경찰들의 증언은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어 김씨 오피스텔에 대한 압수수색이 보류된 사정에 대해 "영장 신청 요건이 구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신청으로 경찰 조직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김기용(57) 전 경찰청장의 결단 때문"이라고 판단해 김 전 청장의 외압을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청이 수서경찰서 제출 키워드 100개를 축소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서울청은 키워드를 받기 전부터 김씨가 지정한 키워드 4개, 메모장 파일에서 발견된 아이디·닉네임 등에 대해 분석하고 있었다"며 "수서서가 보낸 키워드에는 선거와 무관된 단어도 많아 효율적 분석을 위해 키워드를 축소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분석상황 은폐, 분석결과물 회신 거부·지연 등으로 수서서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보안을 철저히 하라는 일반적 지침을 강조한 것 뿐"이라거나 "수서서에 어떤 자료를 넘기는지는 서울청 증거분석팀의 재량"이라는 등 김 전 청장과 서울청 소속 경찰들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밖에 서울청의 디지털증거분석과정에 김씨를 참여시켜 김씨가 지정한 파일만 분석하는 등 분석범위를 축소하려 했다는 권 과장의 진술과 검찰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현장에 있던 수서서 직원의 오해로 인해 권 과장이 이같이 주장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 수사결과 발표 당시 수사 확대 여지를 밝히는 등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은 남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도중 "서울청 증거분석팀이 수서서에 처음 송부한 자료에도 추출된 아이디, 닉네임 목록이 명확히 적혀 있었다"며 "검찰이 무엇을 근거로 공소를 제기한 것인지, 특정인 진술만 지나치게 믿어 객관적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공소를 제기한 것이 아닌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검찰을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이어 "불신과 의혹만을 전제로 김 전 청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수의 증거를 배척할 수 없고 헌법과 법률에 의해 공정하게 판단할 법관으로서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서울청장은 김씨의 '댓글작업'에 대한 서울 수서경찰서의 수사를 수차례 방해한 혐의(공직선거법·경찰공무원법 위반 등)로 지난해 6월 불구속기소됐다.


김 전 청장은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김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석한 결과를 수서경찰서에 제공하지 않은 채 수사결과 발표문을 작성·배포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 2012년 12월16일 "대선 후보 관련 비방·지지 게시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범죄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혐의도 있다.


아울러 증거분석 결과물 회신을 요구하는 수서경찰서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는 수법으로 정상적인 수사진행을 방해한 의혹도 받았다.


한편 검찰은 6일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선거 관련 트위터 글을 121만건에서 78만건으로 정리해 법원과 원세훈(63) 전 국정원장 등 피고인 측 변호인에 제출하면서 치열한 법리 공방을 예고했다.


이밖에 국정원 직원들의 '대선개입' 댓글 활동을 민주당에 제보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김상욱(51)씨 등 국정원 전 직원 2명에 대한 선고는 오는 20일 오전 10시3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또 김 전 청장의 '국정원 수사 외압·축소 의혹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삭제한 혐의(증거인멸)로 기소된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증거분석팀장 박모 경감에 대한 선고는 오는 18일 오전 10시에 내려진다.




abilityk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