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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도와주세요" 동양 피해자, 손가락 절단(종합)

서한 담아 전달하려 인근 화장실서 자해…경찰 제지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이후민 기자 | 2014-01-03 05:27 송고 | 2014-01-03 06:12 최종수정
동양그룹 채권피해자들이 지난해 11월2일 오후 서울 중구 수표동 동양그룹 본사 앞에서 동양그룹과 동양증권 사기판매 행위 및 금융당국의 방조 규탄집회를 열고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정진석 동양증권사장의 구속 수사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동양사태 피해자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스스로 손가락을 절단해 청와대에 전달하려 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일 낮 12시40분쯤 동양사태 피해자 A(49·여)씨가 청와대에 전달하는 항의서한에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 담아 전달하려 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동양사태 피해자들이 청와대에 전달하려던 항의서한 봉투에 자신의 왼쪽 새끼손가락을 담아 청와대 민원센터에 제출하려 했다.

동양피해자 대책협의회 관계자는 3일 뉴스1과 통화에서 "피해자들의 억울한 사연을 담은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민원센터를 방문했는데 갑자기 A씨가 절단된 손가락을 봉투에 담아 전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씨가 현장에서 경찰의 제지로 한 차례 (손가락 절단에) 실패하자 화장실로 가서 일을 벌인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A씨가 앞서 지난 11월 서울 을지로 동양생명 본사 옥상에서 자살소동을 벌이다 제지당한 바 있어 검문 후 소지하고 있던 문구용 커터칼을 압수했지만 이날 항의서한 전달 전에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여자화장실에 미리 숨겨뒀던 흉기로 손가락을 절단한 것으로 파악했다.

A씨의 손가락이 담긴 서한은 봉투에서 핏물이 새어 나온 것을 본 경찰의 제지로 전달되지 않았다.

A씨는 곧바로 신촌 연세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은 뒤 안산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협의회 관계자는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점점 동양사태에 대한 얘기가 줄어들고 사람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지자 조바심에 벌인 일인 것 같다"며 "다른 피해자들도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자살 미수사건(동양생명), 2차 손가락 절단 미수(검찰청집회), 3차 손가락 절단(청와대옆 청운동동사무소) 등 과정을 다 목격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도대체 몇명이 다치고 죽어야 대통령은 이 사건을 무겁게 받아 드릴지 마음이 무겁다"고 하소연했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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