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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반정시위대 "시청 점거"…총리 "쿠데타 징후"

정부청사 점거 이어 서부지방 관리들도 동참
美·유럽 "시위대 강경 진압 안돼" vs 러 "혁명 아니라 학살"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3-12-03 02:32 송고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현관문을 지키고 있는 시위대원들의 모습.© AFP=News1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시위가 점차 격앙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2일(현지시간) 전했다.


시위대가 "혁명"을 외치며 주요 정부건물을 봉쇄에 나서자 미콜라 아자로프 총리는 이날 "쿠데타의 모든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수도 키예프 독립광장 주변에 35만명이 운집한 것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유럽연합(EU)가입 철회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펼쳐졌다.


이는 지난 2004년 대선 결과를 바꾼 '오렌지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이다.


시위대는 키예프 시청을 점거한 후 외벽에 스프레이로 '혁명 본부'라고 썼다. 현재 키예프 시청은 시위대를 위한 음식 준비, 부상자 진료, 숙박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시위대는 또 대통령 집무실 인근을 둘러싸는 등 주요 정부청사 봉쇄에 나섰다.


학교를 무단결석하고 있는 16세 딸과 함께 시위에 참석한 타티아나씨(55)는 1000여명의 이름이 적힌 명부를 보여주면서 "사람들이 재능기부를 하기 위해 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의 산실인 독립광장에는 한 겨울임에도 1만5000여명이 텐트를 친 채 숙영하고 있다.


서부 도시 콜로미야에서 온 스테판 갈라바르씨(22)는 "정부와 대통령, 의회를 모두 몰아내는 성공적인 결말을 이끌어내기 전까지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복싱 챔피언으로 잘 알려진 비탈리 클리츠코 개혁민주동맹 대표와 올렉 탸그니보크 스보보다운동 대표 등 주요 야권 지도자들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명'의 소식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며 "기세를 타고 전 국민을 동원해야 한다"고 시위대를 독려했다.


시위대와 경찰간의 충돌도 잦아지고 있다.


당국에 의하면 지난 주말 시위대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로 인해 19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중에는 취재진 40여명도 포함됐다.


아자로프 총리는 이날 EU와 미국, 캐나다 대사들에게 "정부기관을 봉쇄하는 것은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다"라며 "이번 시위에는 쿠데다의 모든 징후가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수 일 안에 공무가 재개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에 대한 연금이나 봉급이 지급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친(親)유럽 성향의 서부 지역을 비롯해 곳곳에서 시위에 가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바노프란코프스크의 시장과 부시장은 "시위자들과 연대하겠다"며 무급휴가를 냈다.


테르노폴에서는 교사들이 시위에 동참했다.


반면 친러시아 성향의 동부지역은 다소 시큰둥한 모습이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근거지인 도네츠크 주민 류드밀라 이바노바씨(66)는 "우리는 유럽을 원하지 않는다. 러시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형적인 요인으로 인해 러시아와 밀접한 남·동부 지역은 친러시아 성향을, 북·서부 지역은 친유럽 성향을 보여 왔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진영과 러시아는 이번 시위에 대해 각기 다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평화로운 시위는 쿠데타가 아니다"라며 "시위대에 대한 우크라이나 당국의 폭력 행사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 EU의장국인 리투아니아는 우크라이나 대사를 소환해 정부의 강경 진압 여부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시위는 우크라이나와 EU 간의 관계 때문이 아니라 차기 대선을 둘러싸고 벌어진 것"이라며 "혁명이 아니라 대학살에 가깝다"고 시위대를 비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정부와 시위대 모두에 신중한 모습을 당부했다.






find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