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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 명물 오리들, '미운 오리'로 쫓겨날 판

학교 측 "민원 늘어 주인 나타나지 않으면 임의 처리" 공고
라면 국물에 밥 말아먹는 독특한 식성 등 유명...페북 계정도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2013-11-18 07:30 송고
'세종오리' 페이스북 계정. © News1

세종대학교 연못에 살면서 학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던 오리가 늘어나 인근 주민과 일부 학생들의 민원 대상이 되면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18일 세종대에 따르면 이 학교 학술정보원 옆에 있는 연못 '아사달'에 사는 오리 개체 수 증가로 깃털과 배설물로 인한 민원이 빈발해 개체 수를 조정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오는 28일까지 오리 주인에게 자진해서 개체 수를 조정할 것을 요청하는 공고문을 학내에 게시 중이고 기간 내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학교 차원에서 임의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세종대 관계자는 "오리들이 너무 많아져 4, 5마리 가량으로 개체 수를 줄이기로 했다"며 "오리 털과 배설물이 잔디밭에 너무 많아 정작 학생들은 잔디밭 이용도 못 한다는 민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리들에 대한 처리 방법은 구체적으로 정한 바 없으며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학교에 따르면 현재 아사달 연못 근처에 서식 중인 오리는 총 16마리다. 지난해까지 4, 5마리에 불과하던 오리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시기는 지난 5월께 오리 새끼들이 부화하면서다.

당시 새끼 12마리 가운데 몇 마리는 인근 도둑 고양이들에게 잡아먹히기도 했다.

세종대 아사달 연못 오리는 페이스북에 '세종오리' 계정이 따로 존재하고 친구도 41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학내 명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오리들은 연못 주변을 무리 지어 다니다 도로 위까지 나와 길을 점령하는가 하면 벤치에 앉아 휴식 중인 학생들에게 겁 없이 다가가는 등 대담성과 친화력을 무기로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또 학생식당을 청소하는 청소부 아저씨가 식당 잔반 일부를 챙겨주기도 해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독특한 식성도 갖게 됐다.

아사달 연못과 오리의 인연은 지난 2005년 학교 축제에서 진행된 '오리 달리기' 행사 이후 갈 곳 없어진 오리들을 총학생회가 돌보면서 시작됐다.

이후 2006년 겨울 무렵 오리들이 자취를 감추자 2007년 초 한 학생이 오리를 다시 연못 주변에 풀었고 연못에 악취가 심하다는 민원이 늘자 학교와 학생 간 협의를 거쳐 6월께 경북 안동호 주변에 오리들을 방생했다.

이전과 달리 현재 아사달 연못에서 서식 중인 오리들의 출처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 개체 수 조정에 관한 소식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사람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도서관 가기 전에 오리 보는게 소소한 낙이었다", "오늘따라 너희의 울음소리가 구슬프다" 등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hm334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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