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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국내 판매…재쇄 돌입

최재철 교수 "도시인 감성·현대 청년 소외감 다뤄"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2013-07-01 05:20 송고 | 2013-07-01 09:34 최종수정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국내 첫 출간일인 1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독자들이 책을 구입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가운데 직원들이 책을 진열하고 있다. 하루키가 3년 만에 내놓은 이 책은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한 남성의 회복과 연애를 다룬 것으로 일본에서 발매 6일 만에 발행 부수 100만부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2013.7.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사전 예약 판매만으로 베스트셀러 11위에 오른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하루키가 3년 만에 발표한 신간은 1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날 교보문고에서는 60여명의 독자들이 줄을 서 가며 하루키의 새 소설을 기다렸다. 이 책은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한 남성의 회복과 연애를 다룬 작품이다.

"지금부터 판매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교보문고 직원의 말과 함께 이 책을 가장 먼저 접한 독자는 서울 마포 상수동에 사는 대학생 탁신형씨(25)였다. 탁씨는 "전날 오후 10시에 서점에 왔다가 근처 카페에서 밤을 새고 오늘 오전 5시부터 다시 서점에 와 줄을 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탁씨는 "한국에서 책을 제일 먼저 사는 영광을 맛볼 수 있어 매우 기쁘고 사인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책은 교보문고 광화문점과 강남점에서 오후 12시를 기해 가장 먼저 독자들을 찾아갔으며 다른 서점에서는 이날 오후 4~5시께 판매되기 시작할 예정이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경우 선착순으로 10명의 독자들과 추첨을 통해 22명의 독자들에게 하루키의 친필 사인본을 제공한다. 민음사 김수진 홍보기획부 팀장은 "하루키의 사인이 담긴 도서를 총 200권 받았다. 32권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은 온라인 서점을 통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국내 첫 출간일인 1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첫 구매자 탁신형(25) 씨가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하루키가 3년 만에 내놓은 이 책은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한 남성의 회복과 연애를 다룬 것으로 일본에서 발매 6일 만에 발행 부수 100만부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2013.7.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출간 전 예약 판매만으로 지난주 베스트셀러 11위에 진입하며 하루키의 신작에 대한 국내 팬들의 높은 기대를 증명했다.

국내 판권을 가진 출판사 민음사에 따르면 하루키의 신간은 초판 20만부를 인쇄했으며 출간 당일 5만부 재쇄에 들어갔다. 1일 현재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주문한 물량은 18만부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발매 6일 만에 100만부를 찍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판매 현장을 찾은 최재철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학부 교수는 "이 작품은 개인이 집단에 어울리지 못하는 소외감, 상처, 상실감에 대한 아포리즘과 철학적인 측면을 갖추고 있다"며 "도시인의 감성을 표현하고 현대 젊은이들의 소외와 고독을 다룬 점, 주인공이 상처를 품고 치유하려 순례여행을 떠난다는 점에서 독자들과의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고 하루키 열풍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철도 역사를 설계하는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에 대해 "'만들다'는 뜻의 쓰쿠루라는 이름처럼 주인공은 소통의 공간인 역사를 만들면서 소통을 추구한다. 또 다자키의 다(多)는 작품 속에서 색채가 없는 주인공이 다양한 색을 끌어 안고 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동시에 "이전 하루키 작품과는 다르게 개인의 상처를 보듬고 가면서 어디를 향하고 있다"며 "이전과는 다르게 적극적인 작품이다. 사회와 개인의 책임을 이야기하며 개인의 구제까지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이 작품은 겉으로는 문체가 간결하고 잔잔한 느낌을 줘 읽기 쉽다"면서도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노르웨이의 숲' 등 이전 작품의 코드를 이어가고 있어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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