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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중국경제를 읽는 새로운 화두, <값싼 중국의 종말>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2013-01-14 00:44 송고


숀 레인 CMR 그룹 창립자의 '값싼 중국의 종말' 와이즈베리 제공 © News1

우리는 '메이드 인 차이나'하면 값싼 노동력이 만든 저가의 중국제품을 생각한다.

중국산 TV가 대형마트에 '통 큰 가격'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전자제품 전문상가에 판매된 가전제품 중 겉은 한국산이라 해도 속은 중국산 부품인 제품이 태반이다.

저가 제품 뿐만 아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애플, 소니, 닌텐도 등은 아예 중국에서 조립 생산한다.

이제껏 중국은 값싼 임금과 높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공장’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인건비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며 중국은 '값싼 제조기지'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대중 인식이 여전히 '생산기지로서의 중국'에 머물러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최근 구찌백, 아이폰, 벤츠 등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층이 크게 늘면서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앞 다투어 중국 소비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 정도다.

중국의 이런 변화는 세계경제의 가치사슬과 소비지형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이제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에 기대 마음껏 소비하던 선진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처럼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값싼 중국의 종말’이 몰고 올 변화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대응하는 것이 기업과 국가 정책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자는 중국 경제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변화의 파장이나 심각성 또한 우리의 예상을 뛰어 넘는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 언론은 계속 반중국 여론을 조장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올바른 현실인식을 갖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서방 언론들은 중국의 부패, 저작권 위반, 보호무역주의 등이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보도해왔다.

심지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조차도 중국이 자국의 성장을 위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춰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비판한다. 중국의 위안화 문제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중요한 화두였다.

저자는 이러한 중국에 대한 비판이 '값싼 중국의 종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류라고 지적한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중국을 과거의 프레임으로 보도하고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 '값싼 중국의 종말'의 대두

인건비 급등은 '값싼 중국의 종말'의 가장 큰 원인이다. 2010년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폭스콘 선전공장은 직원들의 자살문제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자 근무조건을 개선하고 임금을 66% 인상했다. 비슷한 시기에 혼다는 광둥성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이후 임금을 32% 올렸다. 특히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노동력 자체가 급속도로 줄어들면서 인건비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값싼 중국의 종말'은 중국 위안화 환율에도 나타났다. 크루그먼 교수는 중국정부가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위해 중국정부가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낮췄다고 했는데 실제로 위안화는 2005년 이래 25% 상승했다. 이에 미국 시장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들의 가격이 계속 올랐다.

최근 중국의 수출기업들은 글로벌 경제 위기로 더 이상 가격을 올릴 수 없어서 위안화 절상 부분을 고스란히 원가로 떠안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위안화 절상'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중국 현지기업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소비 부문에서도 '값싼 중국의 종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의 소비자들은 개혁과 개방정책으로 수십 년에 걸쳐 나라가 진보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를 가지고 있으며 이 점이 중국인들의 소비성향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양극화된 소비성향을 보인다. 루비이통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갈망하면서도 중요하지 않은 아이템은 자라나 H&M 같이 저렴하고 합리적인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중국 젊은이들이 1가구 1자녀 정책 하에서 '소황제'처럼 성장했기 때문에 소비성향이 높으며 이에 따라 중국의 소비시장이 급속하게 팽창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 저자 숀 레인의 보기 드문 이력
숀 레인 CMR 그룹 창립자 © News1

'값싼 중국의 종말'의 최대 장점은 바로 저자의 이력이다. 저자 숀 레인은 하버드대에서 중국경제를 공부한 뒤 중국에 건너가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CMR)을 창립해 애플, 듀폰, 리치몬트 등 글로벌 기업의 대중국전략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저자의 부인은 중국 공산당사에 한 획을 그은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예졘잉(葉劍英)의 외손녀이다.

저자는 이처럼 범상치 않은 이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내부인과 외부인의 현격한 시각 차이를 아우르면서 총체적인 중국의 변화상을 그려냈다.

'값싼 중국'이 사라지면 중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인력난과 원가상승 압력에 시달릴 것이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생산기지와 판매시장으로서 중국의 양면을 모두 살펴볼 것을 권한다.

이와 관련, 저자는 노동력이 비교적 저렴한 중국 중부내륙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중국의 소비시장을 적극 공략하라고 조언한다.

'값싼 중국의 종말'은 거시적인 경제 분석과 함께 중국 기업의 현장을 넘나드는 보기 드문 중국 경제 입문서이다. 그러나 담겨진 내용은 전문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풍부한 분석과 조언을 담고 있다.

또한 매 장(章) 끝부분에 실린 '중국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코너는 중국 시장과 소비자의 특수성에 맞춘 구체적인 전략 팁을 제공하고 있다.


birakoc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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