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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중졸' 명장, '열정樂서'에 비결 공개

(서울=뉴스1) 서송희 기자 | 2012-11-07 09:24 송고
중졸 출신으로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기술 명장이 된 조성인 삼성중공업 부장.(사진=삼성)© News1


"제게는 기술이 종교입니다. 기술을 종교처럼 믿고, 열심히 살다 보니 '중졸'인 제가 대한민국 최고의 명장이 됐습니다"
지난 6일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열정락(樂)서' 무대에 조성인 삼성중공업 부장이 올랐다. 조성인 명장은 배관설비 부문 대한민국 명장으로 차별과 무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기능인이 되기까지 자신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조 명장은 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수업료 1만8000원을 내지 못해 4개월 만에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나전칠기공장과 공사판 막노동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던 중 목수, 미장 등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단순 노동을 하는 자신보다 2~3배 높은 일당을 받는 것을 보고 '기술을 배우자'고 결심하고 직업전문학교를 거쳐 삼성중공업 입사에 성공했다.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기쁨도 잠시, 이번에는 '학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고졸, 대졸 입사 동기들이 하나 둘 현장 배치를 받는 동안 그에게 주어진 일은 오직 청소뿐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중요한 일에서 자신을 소외시키고 무시하는 동료들을 보며 그는 "기술로 최고가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조 명장은 다른 동료들이 따지 못한 배관기술사 1급 자격증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 월 수당 3만원을 받는 형편에 거금 60만원을 들여 배관설비를 구매해 집에 설치한 후 밤낮없이 노력한 결과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무시와 차별에 굴하지 않고 노력한 보상은 컸다. 그를 무시하던 시선은 이내 존경의 눈빛으로 바뀌었고, 직업훈련원에 교사로 발령돼 대졸, 고졸 출신을 가르치는 중졸 선배로 활약했다. 노력의 달콤함을 맛 본 그는 기술연마에 더욱 힘써 그 후 국가기술자격증만 13개를 취득했다. 2009년 대한민국 산업포장을 받은 데 이어 2010년에는 대한민국 명장(배관설비)에 선정됐다.

현재 삼성중공업 인사기획팀 부장으로 일하며 현장기능인을 양성하고 있는 그는 "학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며 "아무리 좋은 제품을 설계해도 산업 현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기능인이 없다면 생산을 할 수 없고, 나라도 부강해질 수 없다"며 기능인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조 명장의 아들도 고교재학시절 전국기능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현재 삼성중공업 선박 시운전 파트에 근무하며 해당 분야의 명장에 도전하고 있다.

조 명장은 "중졸 출신이라는 한계를 벗고 '대한민국 명장'이 됐고, 앞으로 남은 꿈은 아들도 명장이 되어 대한민국 최초 부자(父子)명장이 되는 것"이라고 밝히며 강연장을 찾은 자신의 아들을 소개해 관중들에게 박수 갈채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조 명장은 "마음속에 품고만 있는 꿈은 잠 잘 때 꾸는 꿈과 비슷하다. 꿈이 있다면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머리가 나빠서, 재주가 없어서, 아무리 해도 안 돼서'라고 핑계대지 말고 꿈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을 발전시켜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 날 '열정락서'에는 탈북 자매 신은하, 신은희,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 MBC 김주하 앵커가 강연자로 나서 특별한 열정의 노하우를 전했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사진=삼성)© News1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은 사회생활에서 꼭 필요한 역량으로 '주인의식'을 꼽으며 "자기가 하는 일에 있어서 항상 자신의 것이라는 주인 의식을 갖도록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최사장은 강연장을 찾은 학생들에게 "일기를 쓰고 있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초등학교 때는 작년 일기만 봐도 유치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지적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혹시 작년에 쓴 일기가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1년 동안 발전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인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깨달음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MBC 김주하 앵커는 자신의 열정을 '단점'이라고 소개했다. 김주하는 "내가 아나운서가 될 당시에는 나의 목소리가 단점이었지만, 이를 오히려 장점으로 바꿨더니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 됐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신은하, 신은희 자매는 북한에서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한국에서 경찰과 간호사의 꿈을 키우며 사는 이야기를 전했다. 또 탈북 과정에서 2시간 넘게 두만강을 건너며 겪었던 불안과 두려움을 설명하며 "당시 반드시 살겠다는 의지로 두려움을 극복했던 것처럼 한국에서도 굳은 각오로 열심히 살겠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다음 <열정樂서>는 11월 8일(목) 부산 KBS홀에서 열리며,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 성인희 삼성 정밀화학 사장, 개그맨 김영철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이날 삼성 직원 강연자로는 지난 9월에도 '열정락서'의 무대에 오른 적 있는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가 나선다. 장애로 인해 110센티미터(㎝)의 작은 키지만 180㎝ 열정으로 살아온 이야기로 감동을 전했다.


song6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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