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내곡동 특검' 청와대 직접 겨누나…영부인 조사 가능성?

(서울=뉴스1) 민지형 기자 | 2012-10-25 09:13 송고
청와대가 바라다 보이는 서울 세종로. © News1 박세연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34)가 25일 내곡동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조사를 받으면서 특검수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듯하다.

특검수사 개시 하루를 앞두고 중국으로 출국했던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다스 회장도 지난 24일 오후 예정대로 귀국하면서 특검수사는 한층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일단 특검팀은 시형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이상은 회장과 부인 박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부지 매입 자금 전달 과정, 자금 출처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시형씨에 대해 이 대통령의 사저 부지를 자신의 이름으로 매입하게 된 경위, 매입자금 12억 원을 마련한 과정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시형씨는 부동산실명거래법 위반 여부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날 시형씨는 변호인과 함께 조사실에서 비교적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고 있다고 한다. 시형씨는 준비한 자료도 필요에 따라 제출하고 있다.

이렇듯 의혹의 핵심 당사자 중 한명인 시형씨가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게다가 특검팀은 최근 저축은행 비리로 구속수감 중인 김세욱 전 행정관을 조사해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으로부터 시형씨의 내곡동 땅 매입 실무를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냈다.

이 대통령의 오랜 '집사'로 불리는 김 전 기획관이 내곡동 부지 매입 과정에 관련됐다는 정황이 나온 만큼 특검수사는 청와대 몸통을 직접 겨눌 공산이 크다.

일부에서는 특검팀의 거침없는 행보로 볼 때 김백준 전 기획관을 비롯해 임태희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조사가 임박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3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특검팀 관계자가 승합차를 타고 청와대를 방문해 오후까지 청와대에 머물렀다.

이날 방문에 대해 특검팀은 "특별한 목적이 있거나 협의를 한 것도 아니다"라며 "제출 받은 자료도 없다"고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특검팀이 청와대를 직접 방문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헌법 84조에 따라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기 때문에 특검수사 대상에서는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혐의가 입증돼도 헌법 조항 때문에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데 굳이 현직 대통령을 수사선상에 올려 무리하게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윤옥 여사는 사정이 다르다. 김 여사의 조사와 관련해서는 법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영부인을 직접 특검 사무실로 부를 가능성은 낮지만 청와대 방문조사나 서면조사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다는 게 특검 주변의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특검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법률적으로 제한이 있을 수 있지만 영부인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수사를 못할 법률적인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창훈 특검보도 2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 내외도 수사 대상이냐'는 질문에 "(시형씨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지 다시 검토해서 어디까지 소환하고 확인할 것인지가 나온다"며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특검팀이 시형씨가 매입자금으로 구한 12억원에 수사 초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김윤옥 여사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형씨는 앞서 검찰에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통해 김 여사 소유의 논현동 땅을 담보로 농협 청와대지점에서 6억원을 대출받고 큰 아버지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서 현금으로 6억원을 빌렸다고 밝혔다.

이미 특검팀은 매입자금 대출에 관여한 청와대지점 농협 직원 수명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쳤다.

이 때문에 수사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특검수사가 현직 대통령 아들을 특검 조사실로 불러낸데 이어 현직 대통령의 부인을 조사할 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mjh@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