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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판 도가니-그후]⑳2차조사팀 왜 허위 사실을 언론에 흘렸나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2012-10-10 21:01 송고 | 2012-10-10 23:57 최종수정

지난 해 12월 22일 북구청에서 열린 학부모 설명회 녹취록. 2차 조사팀 강모(여)씨가 자신들이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조사 내용이 언론에 나가지 않게 막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News1


메아리복지원 교사들과 원생들로부터 자신들의 진술이 조작·날조 작성됐다고 지적을 받고 있는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보고서 내용'이 처음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은 울산지역 유력 언론사인 K일보의 보도를 통해서다.


K일보는 올해 1월 17일자에 북구청과 인권실태 조사팀 관계자를 취재원으로 밝히고 '북구 특수학교서 남학생간 성폭행' 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메아리복지원에서 2년전부터 상·하급생들 사이에 여러차례 성폭행이 있었으며, 성폭행 사건에 10여명의 원생들이 관련돼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하급생 시절 피해 학생이었던 학생이 상급생으로 성장한 후 가해학생이 된 경우도 있었다"며 메아리복지원 원생간에 발생했다는 이른바 '성폭행 대물림'의 실체를 조사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K일보가 취재원으로 인용 보도한 조사팀 관계자는 2차 조사팀에 참여한 강모(여)씨로 확인됐다.


하지만 뉴스1이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1차 보고서, 2차 보고서와 최종보고서 내용을 확인한 결과, 원생 10여명이 성폭행에 관련됐다는 '성폭행 대물림'은 실체가 없는 허위 사실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2차 조사팀 강모씨가 날조된 최종보고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언론에 흘린 이유는 무엇일까.


2차 조사팀 강씨가 지난해 12월 22일 학부모 설명회에 참석해 발언한 내용에 이런 의문을 해소할 단서가 있다.


강씨는 학부모설명회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보통 대책위를 구성해 기자회견부터 해 이슈화를 한다"며 "대책위를 구성해 먼저 터트려 버리고 할 수 있지만...모든 언론에 못나가게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1차 조사팀장인 송모씨도 지난 12월 8일 메아리복지원 설립자 가족들을 만나 자신들이 언론을 통제해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조사 내용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최종보고서에 기술돼 있다..© News1


또한 2차 조사를 마친 같은해 12월 8일에는 메아리복지원 설립자 가족을 만난 인권실태 1차 조사팀장인 송모씨도 "메아리동산을 폐쇄하려고 위해를 가하려고 했으면, (자신들이 언론에 흘려) 신문기사에 오르내리고 했을 것이다"며 "자신들이 언론을 통제해 왔기 때문에...아직도 메아리동산은 언론에 전혀 노출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인권실태 조사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인권실태 보고서 내용을 언론에 흘린 이유가 가늠된다.


2차 조사팀이 메아리복지원 동성간 성폭행 사건을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시키려는 의도로 언론에 알렸을 가능성이 높다.


수차례 자신들이 '장애인 인권보호'를 위해 인권실태 조사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힌 2차 조사팀이 메아리복지원 원생간 성폭행 문제를 언론에 흘려 사회적 이슈화해 얻으려한 것은 무엇일까.


북구청과 2차 조사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21일 메아리복지원 설립자 가족들을 만나, 설립자 가족들이 맡고 있는 4개 시설장 퇴진, 아들이 맡고 있는 사무국장 해임, 공익이사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북구청은 이후 조작된 인권실태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행정처분을 통해 시설장 교체를 합법적으로 진행했고 '시설폐쇄'를 압박해 사무국장에 대한 사표도 받아냈다.


북구청과 2차 조사팀이 1달 전에 메아리복지원에 요구했던 내용 가운데 유일하게 관철되지 않은 사안이 '공익이사(외부추천이사)제' 도입이다.


이런 정황을 고려할 때 결국 2차 조사팀이 여론을 활용하고 대책위를 가동해 '공익이사' 도입을 메아리복지원 측에 강제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대외비'로 공개하지 못하도록 '보안각서'까지 받은 인권실태 보고서 내용을 언론에 흘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뉴스1이 확보한 녹취록을 보면 북구청 담당자가 메아리복지원 관계자에게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보고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에 북구청장이 직접 전화해 보도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News1


문제는 2차 조사팀 관계자가 언론에 흘린 인권실태 조사 내용들이 조작된 최종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한 허위 사실이란 점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무고한 청각장애원생들이 억울하게 성폭행범으로 몰렸고, 2차 조사팀이 그동안 메아리복지원과 학부모들에게 언론을 통제하는 이유로 밝힌 '장애인 인권보호'도 헛말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뉴스1 취재 결과 메아리복지원과 북구청은 K일보가 취재에 착수하면서 수차례 전화 통화를 통해 이 문제를 협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1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북구청 관계자가 "K일보의 보도를 막기 위해 북구청장이 직접 (기자)와 면담해 (기사를)적지 말라고 얘기를 하고 (보도자제를 요청하는)전화도 했다"고 메아리복지원에 밝힌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하지만 북구청 담당자의 말처럼 K일보 관계자나 담당 기자에게 윤종오 북구청장이 전화해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조사 내용에 대한 보도 자제를 요청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북구청 담당자가 메아리복지원 관계자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최종보고서 내용을 조작했다고 의심받고 있는 2차 조사팀은 (구)민노당 관계자와 북구청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


(구)민노당 관계자가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보고서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북구청은 메아리복지원 관계자를 상대로 자신들이 언론 보도를 막는 것처럼 '이중플레이'를 한 것이다.


이때문에 오히려 북구청과 (구)민노당 관계자들이 메아리복지원에 공익이사제 파견의 당위성을 여론화하기 위해 '언론플레이'를 공모했고, 메아리복지원측에 이런 의심을 받지 않으려고 북구청이 마치 언론 보도를 막기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윤종오 북구청장은 K일보에 메아리복지원 관련 기사가 첫 보도된 다음날인 1월 18일 공무원 등을 공익이사로 메아리복지원에 파견해 사실상 직영체제로 운영할 뜻을 밝혔다.© News1


2차 조사팀에 참여한 (구)민노당 관계자들이 주축이 된 메아리복지원 사태 공동대책위는 윤종오 북구청장이 기자회견을 가진 다음날인 1월 19일 메아리복지원 설립자 가족들이 운영진에서 배제하기 위한 공익이사제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News1


결국 1월 17일 메아리복지원 관련 보도가 나가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날인 1월 18일 윤종오 북구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메아리복지원 교사와 원생들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최종보고서 내용을 사실이라고 공식발표하고 공무원이나 시민단체 관계자를 메아리복지원에 공익이사로 파견하는 것을 제안했다.


2차 조사팀, 윤종오 구청장, 메아리비대위가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는 '공익이사제'는 외부 추천이사를 말한다.


윤종오 북구청장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은 사실상 설립자 가족들이 한꺼번에 물러나 운영 공백이 발생한 메아리복지원을 사실상 북구청 직영체제로 운영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다음날인 1월 19일에는 2차 조사팀의 (구)민노당 관계자들이 주축이 된 메아리복지원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가 기자회견을 갖고 '공익(관선)이사'를 메아리복지원에 투입해 경영을 정상화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대책위는 공익(관선)이사를 투입하는 이유에 대해 메아리복지원 설립자 가족들을 운영진에게서 배제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대책위 또한 북구청이 추천하는 공익(관선)이사를 파견해 메아리복지원을 운영해야된다는 윤종오 북구청장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 전 북구청 윤종오 구청장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공익(관선)이사 메아리복지원 파견 주장에 2차 조사팀이 주축이 된 '메아리공대위'가 시민사회단체란 이름으로 힘을 실어 준 셈이다.


특히 이때부터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2차 조사팀에 참여했던 (구)민노당 관계자들이 '메아리복지원 사태 공동대책위'라는 이름으로 바꿔 본격적인 대외 행동에 나서기 시작한다.


당시 정황에 밝은 북구지역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으로 '공익이사제'가 도입됐지만 세부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아 메아리복지원 법인 이사회에서 외부에서 추천한 공익이사를 수용하지 않으면 행정기관에서 법적으로 강제할 수단은 없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북구청과 (구)민노당 관계자들이 행정력을 동원하고 압박해 설립자 가족들을 모두 운영진에서 물러나게 했지만 개정 사회복지사업 시행령의 미비로 자파 세력을 '공익이사'로 투입할 합법적 수단이 없자 여론으로 압박하기 위해 언론에 인권실태보고서 내용을 흘렸다는 것은 공공연 사실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결국 1월 17일 언론 보도, 1월 18일 윤종오 북구청장 기자회견, 1월 19일 메아리공대위 기자회견이 조작된 인권실태 최종 보고서 내용을 기정사실화하고 설립자 가족들을 대신해 메아리복지원을 운영할 '공익이사'를 투입하기 위한 여론 확산을 위해 치밀한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됐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이런 정황 때문이다.





jourl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