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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들, 국가 상대 손배소 첫 재판

방청온 '피해자 대책위' 청각 장애인들, 통역 놓고 재판부와 마찰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2012-09-04 05:26 송고 | 2012-09-04 07:10 최종수정
지난 3월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도가니대책위 및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주최로 열린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기자회견에서 한 참석자가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수화로 기자회견 진행사항을 알리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영화 '도가니'로 세상에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재판이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민사10부(부장판사 성지호) 심리로 열렸다.


이날 방청객을 가득 메운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 소속 청각 장애인 20여명은 재판 시작 전 '수화 통역'을 놓고 재판부와 마찰을 빚었다.


원고 측 변호인은 재판에 앞서 "피해자 대책위에서 온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법원 통역인이 없다면 대책위 중 한명이 재판 상황을 회원들에게 알리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장은 "방청객들이 원고도 아니고 원고 대리인도 아닌데 왜 수화가 필요하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원고 측 변호인은 "원고들도 장애인이고 원고들을 위해 활동하는 방청객도 장애인이다. 사법서비스 측면에서 허락해달라"고 재차 요청했으나 재판장은 "불필요할 것 같다"며 거절했다.


이후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변호인과 재판장의 대화를 듣지 못한 한 청각 장애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가 안 들리니 통역 해달라'는 취지의 몸짓을 했다.


그러자 재판장은 변호인에게 "방청객들에게 상황을 잘 설명해주라"며 "원고들이 출석해서 (통역을) 요구할 때엔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재판이 끝난 후 법원 관계자는 "당사자가 청각 장애인이면 규정상 반드시 통역을 붙여야 하지만 방청객에 대한 규정은 없다"며 "재판부에서 오늘 (방청객 통역을) 불허한 이유는 원고 대리인(변호인)이 사전에 협의한 바 없이 즉석에서 신청해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법원에서 선정하지 않은 통역인에 대한 신뢰성을 보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갑자기 허가할 수 없었다"며 "향후에 원고 본인이 나오면 통역인을 붙일 것이고 통역인 결정에 대해서는 사전 신청을 받아 다음 변론기일부터 검토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반면 원고 측 이명숙 변호사는 "이날 방청한 청각 장애인들은 인화학교 졸업생 등으로 재판부의 통역 거절로 굉장히 속상해했다"면서 "관계 법령을 확인해서 향후 재판부에 정식으로 서면 요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재판부는 (방청객들이) 원고가 아니기 때문에 해줄 수 없다고 하지만 원고들은 현실적으로 법정에 올 상황이 아니다"며 "법원에서 정한 통역인이 없다면 우리가 대동한 통역인을 배려 차원에서 허락해줄 수 있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또 "오늘 아침에서야 (방청객 통역) 이야기를 들어서 즉석에서 재판부에 부탁을 했다"며 "향후 재판부와 사전 조율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첫 변론기일로 원고 진모양 등 8인의 변호인들과 피고(대한민국·광주광역시 ·광주 광산구·광주시교육청) 변호인들은 추후 재판에 필요한 서류 제출 등에 관해 논의했다.


원고 측은 정부를 상대로는 '인화학교 성폭행 사태를 수사하던 경찰과 검찰의 수사 과실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광주시와 광산구, 광주교육청에는 인화학교에 대한 사전·사후 조치를 하지 못한 책임을 묻고 있다.


반면 피고 측은 '위법 행위는 없었고, 인화학교 사태를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감독을 소홀히 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riwha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