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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판 도가니-그후]⑪최종보고서 조사자 총평은 ‘조작의 결정판’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2012-09-02 21:01 송고
메아리복지원 '성폭행 대물림'의 근거가된 최종보고서 조사자 총평의 일부분이다. 2차 조사팀이 조사한 원샏들의 진술과는 전혀 다른 허위 내용으로 기술된 것으로 드러났다.© News1 김재식 기자


지난 1월 18일 윤종오 울산 북구청장은 ‘엽기적인’ 동성간 성폭행 사건이 메아리복지원 원생들 사이에서 발생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청각장애 원생들이 저학년 때 선배들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가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또 다시 후배들을 성폭행하는 이른바 ‘성폭행 대물림’이 수년간 진행됐다'는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조사 결과가 이날 공식 발표 된 것이다.


같은 청각장애시설인 광주 인화학교에서 발생한 도가니 사건에 빗대 ‘울산판 도가니’로 불리는 메아리복지원에서의 ‘성폭력 대물림’사건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윤종오 구청장의 “메아리복지원에서 선·후배끼리 수년간 성폭행이 대물림돼 왔다”는 발표 내용은 뉴스1이 확보한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최종보고서 원생 면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명백한 거짓으로 밝혀졌다.


북구청장의 발표는 2차 조사팀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최종보고서 내용 가운데 ‘조사자 총평’ 부분을 인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자 총평은 2차 심층 조사를 진행한 2차 조사팀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사 내용과 자신들의 견해를 요약한 것으로 최종보고서 마지막 장에 포함돼 있다.


조사자 총평의 근거가 된 것은 최종보고서에서 성폭행과 폭행 가·피해자로 분류된 원생 11명의 면담 내용이다.


이 가운데 성폭행과 관련해 진술한 원생은 8명이고 나머지 3명은 폭행과 관련, 진술을 했다.


성폭행과 관련해 진술한 8명의 원생 면담 내용을 요약한 조사자 총평을 원문 그대로 인용하면, 첫 단락은 “2차 조사 결과 1차 조사에서 성폭행과 관련한 권기수가 피해자로 나타났으나 권기수뿐만 아니라 박영수, 강기태, 박상기, 윤일혁, 이경남, 김호석, 정명수, 최기남, 박00 등 많은 남자 이용자들끼리 가해자고 피해자가 되어 있었다”고 기술했다.


또한 두 번째 단락은 ‘대부분이 어릴 때 (선배로부터 성폭행)피해자가 되고 성장하면서 (후배를 성폭행하는)가해자가 되는 수순을 밟고 있었고, 그 횟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오랜 기간 진행이 되어 오고 있었다“고 덧붙였고 이 부분이 북구청장이 발표한 ‘성폭행 대물림’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2차 조사팀이 작성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인권실태 최종보고서 원생 면담 내용에는 조사자 총평의 '어릴 때 피해자가 성장해 가해자가' 되는 ‘성폭행 대물림’을 뒷받침할 어떠한 원생 진술도 없었다.


조사자 총평 첫 단락 내용은 2차 조사팀의 재조사에서 최소 메아리 원생 10명 이상이 성폭행 가해자이고 피해자로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2차 조사팀이 작성한 최종보고서에서 성폭행 가해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원생은 박영수(피해자 권기수)와 정명수(피해자 박영수)뿐이다.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진술 또한 박영수(가해자 강기태)와 권기수(가해자 박영수) 2명뿐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폭행 관련 진술이 일치하는 것은 권기수를 성폭행 했다는 박영수와, 박영수에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권기수 진술 1건 뿐이다.


최종보고서에서 유일하게 가·피해자 진술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박영수-권기수의 성폭행은 메아리복지원에서 사전 인지해 치료상담을 의뢰했으며, 경찰 조사에서도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


이처럼 최종보고서 원생 면담을 보면, 2차 조사팀이 밝혀낸 성폭행 사건으로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것은 1건(박영수-권기수)뿐이다.


또한 조사자 총평에 성폭행 관련자로 이름이 오른 최기남은 최종보고서 어디에도 성폭행 가·피해자라는 본인 또는 다른 원생들의 진술이 없다.


그런데도 조사자 총평에는 성폭행 가·피해자로 이름이 올랐다.


박영수가 2006년에 자신을 성폭행 했다고 지목한 강기태는 최종보고서의 면담 내용에 성폭행 가해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2차 조사팀의 강압 조사로 어쩔 수 없이 성폭행 가해 사실을 허위 자백한 정명수도 최종보고서에 박영수를 성폭행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기술돼 있지만, 이에 대한 박영수의 피해 진술이 없다.


이처럼 나머지 사안은 가·피해자 진술이 상반돼 성폭행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


성폭행 관련 가·피해자 진술이 상반되면, 이에 대한 진위를 반드시 따져봐야 되지만 2차 조사팀은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조사 받은 원생 모두를 일방적으로 성폭행 관련자로 규정한 것이다.


더우기 나머지 (경찰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윤일혁과 박영수)진술들 또한 사실로 가정하더라도 성폭행이 아닌 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기술돼 있다.


특히 최종보고서에 원생 다수와 '서로 (성관계)했다'고 진술한 박영수는 '학교 복귀'를 약속받고 2차 조사팀과 짜고 허위 진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윤일혁은 자신이 하지 않은 진술을 보고서 작성자가 날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의혹과 주장이 사실이라면, 2차 조사팀이 원생들을 대상으로 짜맞추기 강압조사를 진행했지만 정명수 외에 성폭행 허위 자백을 받아 내지 못하자, '서로했다'는 성관계 진술을 허위로 부풀려 메아리복지원에서 성적 문란 행위가 만연한 것 처럼 최종보고서에 기술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가능성은 '서로했다'는 원생들의 진술은 경찰 조사에서 모두 허위로 밝혀졌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뉴스1이 보도한 것처럼 정명수는 조사팀의 강압으로 성폭행 가해 사실을 허위 자백했으며, 박영수가 강기태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 또한 경찰 조사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최종보고서에는 성폭행과 관련해 원생 8명의 진술이 나와 있다. 이 원생들의 진술에는 '성폭행 대믈림'과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없다. 조사자 총평에 박영수 성폭행 가해자로 이름이 오른 강기태는 그런 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며, 정명수가 조사팀의 강압에 못이겨 박영수를 성폭행했다는 허위 자백 내용도 기술돼 있다. 자신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박영수의 진술을 부인한 김호석과 이경남의 진술은 최종보고서에 빠져있다.. © News1 김재식 기자


또한 조사자 총평에 성폭행 관련자로 이름이 올라있는 이경남, 김호석은 “자신들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박영수의 진술은 사실이 아니라고 2차 조사팀에게 분명히 진술했다”고 뉴스1 취재진에게 밝혔다.


하지만 최종보고서의 이경남과 김호석의 면담 내용에는 박영수의 진술을 부인한 이 군과 김 군의 진술이 빠져있다.


박영수가 진술한 성관계 관련 허위 내용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이를 부인하는 이 군과 박 군의 진술을 최종보고서에서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경남과 김호석도 최종보고서에 결국 성폭행 가·피해자로 이름이 올랐다.


또한 박영수의 성폭행 가해 사실을 학교에 신고한 박상기의 경우 최종보고서에는 조사 받은 면담 기록조차 없는데도 조사자 총평에는 성폭행 가·피해자로 이름이 올랐다.


‘박00’으로 표현된 원생 또한 최종보고서의 면담 내용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원생이다.


이처럼 최종보고서에는 원생 8명의 면담 내용이 기술돼 있지만 조사자 총평에는 신원이 명확치 않은 2명의 원생을 추가해 조사자 총평에 10명이 성폭행 관련자로 기술돼 있다.


조사자 총평에서 가장 허위·날조가 심각한 부분은 두 번째 단락의 “대부분이 어릴 때 피해자가 되고 성장하면서 가해자가 되는 수순을 밟고 있었고, 그 횟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오랜 기간 진행이 되어 오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이 조사자 총평이 결국 메아리복지원 ‘성폭행 대물림’의 근거가 됐다.


결론부터 내리면 2차 조사팀이 작성한 최종보고서 조사자 총평 내용과 같이 ‘어릴 때 (선배로부터 성폭행)피해자가 되고 성장하면서 (후배에게 성폭행)가해자가 된’ 원생은 단 1명도 없다.


최종보고서에서 거론된 원생 가운데 조사자 총평에 기술된 성폭행 가·피해자 유형과 비슷해 보이는 게 박영수의 진술이다.


최종보고서에는 '박영수가 초등학교 2학년 때인 2006년에 선배인 강기태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고 나중에 성장해 중 1학년 때 권기수를 성폭행한 가해자가 됐다'고 기술돼 있다.


하지만 박영수는 1년 선배인 권기수를 성폭행했기 때문에 조사자 총평처럼 ‘성장해 후배를 성폭행한’ 게 아니다.


그리고 조사자 총평에 언급된 원생 가운데 박영수 외에 저학년 때 선배에게 성폭행을 피해를 입었다는 원생의 진술은 물론 성폭행 피해를 입고 성장한 뒤 후배를 성폭행했다는 진술도 없다.


박영수가 자신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한 원생 가운데 박상기는 조사 당시인 2011년 기준으로, 박영수의 중1 동기이고 나머지 이경남, 김호석, 윤일혁은 중3 또는 고1 선배들이다.


‘경찰 조사에서 모두 허위로 밝혀진’ 박영수의 진술을 사실로 가정하더라도 박영수는 ‘성폭행 대물림’의 희생자가 아니다.


자신과 성적 관계를 맺은 원생들 가운데 후배는 1명도 없고 동기 1명과 나머지는 1~3년 선배들이기 때문이다.


"그 횟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성폭행)이 오랜동안 진행되어 오고 있었다"는 내용 또한 최종보고서에는 그 근거가 될 만한 원생의 진술이 없다. 최종보고서 작성자가 날조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jourl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