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단식을 해 온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시립동부병원 입원실에서 단식중단을 선언하고 침대에 누워있다. 2014.08.28/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
김씨는 침대 위에서 보도자료를 꼼꼼히 읽다가 취재진이 들어가자 고개를 끄덕이며 "몸 좀 추스르면 광화문으로 돌아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본인이 느끼기에 현재 몸상태는 어떤가
▶가슴 답답한 건 많이 나아졌는데 몸에 힘이 없는 건 덜 나았다. 사진 찍어놨는데 그동안 살이 너무 많이 빠져서 뼈만 남아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 국민들 마음 고생 많이 시켜드려서 죄송하고 저보고 단식 풀라고 하는 국민들이 많아서 고마웠다.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힘들어하시니까.
-요즘에 광화문 단식농성때보다 정신적 고통이 더 크다고
▶루머들 때문이다. 작은 거 꼬투리 하나 잡아서 허황되게 없는 이야기 해 가면서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
-따님(유나양)이 이해심이 깊으신 것 같다
▶이해심이 아니라 착하다. 같이 밥 먹고 싶다고 해서. 그만하면 안 되냐고 한참 전에도 문자로 계속 왔다.
-46일째 목숨을 건 단식을 했는데 단식을 중단한 이유는
▶작은 딸 유나가 병원에 입원하기 전부터 단식하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입원 후에는 병원에 (찾아)와서 힘들어 했다. (단식농성을 비밀로 했는데) 입원하는 날은 어머님도 뉴스 보고 (단식 사실을) 아셔서 그 때부터 계속 우셨다. 유나하고 어머님 때문에 자극을 받았다.
-유나와 어머님이 오셔서 병원에서 만났나
▶유나는 병원 입원할 날에 왔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전화 통화를 했다. 어머니도 계속 전화 오셔서 단식 그만하라고 하셨다.
-유나는 아빠한테 무슨 말을 했나
▶단식 멈추고 아빠랑 맛있는 거 먹고 싶다고 말했다. 또 기자들이 자신의 주변에 많이 따라다니고 있어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제가 빨리 이것을 해결해 주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유민아빠를 둘러싼 인터넷 논란에 대해 들으셨을 거다. 누가 왜 그렇게 한다고 보나
▶지금 보수단체 쪽하고 지금 많이 이슈화되고 있어서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 없는 이야기를 막 만들어내는데 저한테는 증거자료가 다 있다. 사이버수사대에 조사하게 되면 밝히겠지만 지금은 개인 신상이니 밝히긴 어렵다. 제 루머를 만들고 하니까 힘들다.
-세월호 참사 직후 진도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욕설을 했다는 방송이 언론에 공개됐는데
▶그 때 대통령 오실 때 제 주변으로 경호원 4명이나 붙어 있었던 것을 정확히 기억한다. 해경이 제대로 구조를 안해서 모든 아빠들이 속이 뒤집어지는 상황이었다. 나도 손 들고 해경청장을 다른 사람으로 바꿔서 구조해달라고 말하려고 하는데 경호원들이 계속 옷자락을 잡으면서 못 일어나게 했다. 계속 손 드니까 뒤에서 경호원들이 앉으라고 당겨서 돌아서면서 경호원들한테 욕을 한 것이다. 대통령한테 욕을 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진들도 보면 나는 욕은 할지 몰라도 싸움은 하지 말라고, 폭력은 쓰지 말라고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했다. 폭력을 쓰면 우리가 정부한테 지는 거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런 자료는 안 내보내고 음해하는 자료만 내보내니까 답답하다. 자료들 찾아보면 싸우지 말아라, 싸우는 것은 정부가 바라는 것이고 우리가 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이 많다.
-세월호 특별법이 잘 처리되고 대통령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어제 새누리당과 (2차 협상을) 보니까 협상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유나와 어머님도 걱정하시고. 장기전이 될 것 같으니 밥을 먹으면서 국민과 함께 끝까지 안전한 나라가 이뤄질 때까지 함께 할 것이다.
-(특별법에 대한) 뜻을 꺾은 게 아니라 장기간으로 보시는 건가
▶그렇다.
-세월호 특별법에 기소권·수사권 부분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인가. 유족과 여당이 한 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은
▶잘 하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협상이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타협이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은 온다.
-문재인 의원 만나서 무슨 이야기 해주고 싶나
▶문 의원은 단식을 시작하러 온 게 아니라 저를 만류하러 온 것이다. 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단식하셨다. 단식을 멈추시고 국회로 돌아가셔서 힘 써주시고 노력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46일간 단식을 이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너무 억울하니까 깡으로 악으로 버틴 것 같다. 문제를 풀어야 하고 진실을 규명해야 되니까, 어떻게 (유민이가) 죽었는지 알아야 되니까 그 힘으로 버틴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이 있나
▶특별법이 제정된 것도 아니고 협상이 된 것도 아니니 몸 좀 추스르면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가 끝까지, (특별법이) 될 때까지 할 것이다. 먹고 힘내서 싸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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