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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울림과 감동'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메시지

세월호 희생자 가족 매일 만나…한국교회 반성 촉구도

(서울=뉴스1) 한종수 기자 | 2014-08-18 19:44 송고 | 2014-08-18 20:14 최종수정
4박5일의 방한 일정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스1 © News1
4박5일의 방한 일정을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뉴스1 © News1
18일 떠난 프란치스코 교황이 닷새 간 한국에 머물면서 들려준 메시지는 치유와 위로에 목말라하는 우리사회에 큰 울림과 감동을 줬다는 평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강렬했고 긴 여운을 남겼다. 한반도 평화 염원과 소외된 이웃을 향한 위로, 물질만능 풍조를 비판하고 정의를 부르짖는 그의 메시지는 종교와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이들을 열광케 했다.
◇ "평화는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 첫 방문지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을 선택한 데는 한반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 그는 입국 첫날부터 한국에 머무는 내내 미사와 강론 등을 통해 평화와 화해를 강조했다.

방한 첫날인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와대 연설에서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며 "상호 비방,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한 면담에서는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전했고 15일 아시아청년대회에서 즉흥 연설에서는 "한 가족이 둘로 나뉜 건 큰 고통이지만 한국은 하나라는 아름다운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미사 강론에서는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줘야 하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죄 지은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조언했다.

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함에 있어 관대함이 지속되어야 한다. 용서는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선 남한이 먼저 손을 내미는 인도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 교황의 노란 리본 "희생자를 기억하고 있다"

프란치스코는 낮은 데로 임하는 평소 모습처럼 이 땅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격려했다. 특히 120일이 넘도록 참사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과 유족들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첫날인 14일 성남공항에 영접나온 세월호 유가족 4명을 소개받고는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튿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 전엔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모인 세월호 유가족 30명의 손을 잡아주며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했고, 일부 유가족들로 구성된 도보순례단이 전달한 '세월호 십자가'를 직접 로마에 가져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위로했다.

이외에도 16일 충분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서는 버림받은 장애인들에게 일일이 머리를 쓰다듬고 입을 맞추며 위로했고, 18일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기 전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 밀양 송전탑·제주 강정마을 주민, 쌍용차 해고노동자와도 함께 했다. 

◇ "한국교회 정의로운 사회 만드는데 기여했나"

한국교회에 반성을 촉구한 프란치스코의 말도 큰 울림을 줬다. 정의롭고 인간다운 사회 건설과 약자에 대한 복음의 관심을 한국교회가 과연 얼마나 갖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교황은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미사 강론에서 "회심을 촉구하는 하느님의 긴박한 부르심은 한국에서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도 하나의 도전을 제시한다. 그 도전은, 참으로 정의롭고 인간다운 사회를 이룩하는 데에 그리스도인들이 과연 얼마나 질적으로 기여했는가를 점검해 보라는 부르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부르심은 여러분 각자가, 개인으로서 또한 공동체 차원에서, 불운한 이들, 소외된 이들, 일자리를 얻지 못한 이들, 많은 이가 누리는 번영에서 배제된 이들을 위해 과연 얼마만큼 복음적 관심을 증언하는가에 대하여 반성하도록 도전해 온다"고 강조했다.

또 아시아청년대회 미사 때에는 청년들에게 "아시아 젊은이여 깨어나라(Asian Youth Wake Up)"라며 청년들의 사회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역설하는 한편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하기도 했다.

교황은 "우리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유혹, 그러한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며 성경 구절을 인용해 젊은이들에게 사회 참여를 당부했다.




jep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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