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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폐지' 조희연-교장단 줄다리기(종합)

첫 간담회 "일반고 전환시 전폭지원"…"학생·학부모 반발할 것"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2014-07-14 10:12 송고 | 2014-07-14 22:45 최종수정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오후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자율형 사립고 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른바 '귀족학교' 논란을 빚어온 자율형사립고 처리 방향을 놓고 대립각을 세워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자사고 교장들이 첫 만남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조 교육감은 "일반고로 전환하면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며 압박을 가했다. 자사교 교장단은 "학생, 학부모, 동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사실상 거부입장을 밝혀 향후 갈등을 예고했다.

조 교육감은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서울 시내 25개 자사고 교장단과 간담회에서 "선거 공약인 일반고를 살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다각적인 방법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인사말에서 "자사고 내에서도 각자 사정이 다르다. 정부 지원을 받지못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선발 과정에서 신입생 충원이 다 되지 못하는 학교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번 시행된 정책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며 "그러나 세월호 참사나 지방선거에서 한국 교육, 서울 교육에 변화가 있어야한다는 열망이 표출됐다. 개별 학교의 관점이 아닌 큰 틀에서 교육 변화의 방향이 무엇인지 토론하고 협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와관련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조 교육감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대비해 재정결함보조금 지원 예산 확보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교장들은 "자사고는 국가정책에 의한 것으로 일관성이 유지돼야 한다"며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이 미래교육발전에도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어 "자사고 지정 취소는 학생, 학부모, 졸업생, 동문회 등의 반발을 가져올수 있는 만큼 반드시 단위 학교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자사고의 다양성을 살리면서 일반고에도 전파시킬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일반고 황폐화의 원인은 단순히 자사고 때문으로 볼 수 없고 과학고, 외고, 특성화고가 미친 영향도 분석해야 한다"면서 "교육과정의 자율성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 자사고의 장점을 일반고가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 취임 후 첫 자사고 교장단과의 만남인 이날 간담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휘문고, 하나고, 이화여고 등 서울 소재 25개 자사고 교장 전원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예정시간인 1시간을 훨씬 넘어 2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간담회가 끝난 뒤에는 이례적으로 자사고 교장들과 시교육청 실무진들이 취재진에게 공개할 토론 내용을 별도의 회의실에서 조율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간담회 동안 조 교육감과 자사고 교장들간에 격론 내지 난상토론이 오갔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김용복 서울 자사고교장회 회장(배재고 교장)은 "교육감의 정책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로 주로 애로사항을 건의했지 특정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교장들이 5년간 자사고가 공교육에 미친 긍정적인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 지정 취소시 학교측과 협의하고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을 고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이는 교장들의 전체적 의견이지만 개별적인 생각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폐지 자체를 거부하는 교장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사고 재평가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지표로 이미 평가한대로 가야지 추가 평가는 부당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에대해 조 교육감은 가타부타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 시내 25개 자사고 교장단은 지난달 19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모임을 갖고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조 교육감이 자사고를 폐지하라고 강요할 경우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교장단은 자사고 지정 취소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데도 조 교육감이 지정 취소를 강행할 경우 법적 대응에도 나서기로 했다.

서울 소재 25개 자사고 중 올해 재지정을 위한 평가를 받는 학교는 14곳이다


andrew@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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