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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이틀 최남단서 무력 도발 감행…그 배경은

대남도발 수위 높히며 '기습' 등 무력 과시 차원
8월 UFG 및 9월 인천 아시안게임 앞두고 연계 압박 의도도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2014-07-14 07:53 송고 | 2014-07-14 08:10 최종수정
© News1

북한이 14일에도 연이틀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무력도발을 감행하며 도발 수위를 높히고 있다.

북한은 전날인 13일 새벽 서부전선 MDL에서 20여km 떨어진 개성 북부 지역에서 동해안으로 스커드 계열의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는 그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사례 중에 가장 최남단에서 진행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은 이어 이날에는 동부전선 MDL 인근에서 동해안으로 방사포와 해안포 100여발을 동원한 시위성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사격 역시 고성 비무장지대(DMZ) 내 북방한계선에서 불과 수백m 떨어진 지역에서 진행되는 등 그간 북한이 동해안 인근에서 진행한 사격 중엔 가장 남쪽에서 진행된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 2월 당시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되던 때에도 집중적인 무력시위를 감행했던 북한은 오는 8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을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보름여간 6회에 걸쳐 110여발의 발사체를 발사하는 집중적인 무력시위를 재개한 셈이 됐다.

이 기간 동안 황해도 내륙지역과 개성 등 발사체의 발사지점을 다변화하며 과시성 무력도발을 펼친 북한은 이틀간 도발의 지점을 급격히 남하시키면서 대남도발로서의 성격을 보다 분명히 한 것으로 군과 정부는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언제든 기습적으로 대남 무력 행위가 가능함을 과시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의 핵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가 오는 16일부터 닷새간 진행되는 한미연합훈련과 21일부터 진행되는 한미일의 합동 수색·구조(SAREX: Search and Rescue Exercise) 훈련 참가를 위해 부산항에 입항한 것도 이같은 대남도발의 수위를 높힌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한미합동군사훈련과 남북관계 현안을 연계시키기 위한 포석을 다지는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이 아시안게임 참가를 앞두고 전형적인 '화전(和戰) 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평가를 반영하듯 대외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이웃이 사촌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며 "서로 다른 사상과 제도에서 살아왔지만 북과 남은 달리될 수 없는 한피줄을 나눈 하나의 민족이며 만나면 순간에 한식솔이 되는 하나의 겨레"라며 북한의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의 의미를 부여했다.

동시에 대외 선전용 주간지인 통일신보는 지난 12일 자 '아시아경기대회와 군사연습'이라는 글에서 UFG 훈련을 지목, "화약내를 짙게 풍기는 군사연습이 평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국제체육경기대회의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명백하다"며 "동족을 반대하는 전쟁연습이 벌어진 땅에서 북과 남이 함께 어울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또 어울린다고 해도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겠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개최가 확정된 북한의 아시안게임 선수단 및 응원단 파견 관련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아시안게임 참가를 연계시키며 양측이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앞두고 열린 고위급 접촉에서도 당시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와 이산상봉을 연계시키며 한때 상봉 무산의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우리측을 압박한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의 다목적 포석이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일련의 무력도발 및 유화 제스쳐에 대해 필요시 면밀하게 대응하면서도 진의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잇따른 무력도발에 대해 김민석 대변인이 발표한 '국방부 성명'을 통해 "북한의 최근 무력도발은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이 '특별제안'과 '공화국 정부 성명' 등을 통해 언급한 비방중상 및 군사적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으로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다만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북한의 연이은 대남 무력도발에 대해 추가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정부가 아시안게임 등 남북간 대화가 진행되는 양상에서 정부가 북한의 행동에 대한 일종의 '투트랙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무력도발이 몇차례 더 있을 것으로 본다"며 "북한의 최근 행보에 담긴 본격적인 의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seojib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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