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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파울로 코엘료 VS 밀란 쿤데라

인간 내면 들여다보는 '파울로 코엘료'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 '밀란 쿤데라'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4-07-14 07:40 송고
파울로 코엘료의 대표작.© News1

1929년 체코 르브노에서 태어난 밀란 쿤데라와 1947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태어난 파울로 코엘료는 동유럽의 차가운 클래식과 브라질의 뜨거운 삼바만큼 다르지만 독득한 매력을 지닌 작가들이다.
다른 언어로 다른 스타일의 글을 쓰는 다른 세대의 이 두 작가가 우연찮게 올 여름 동시에 한국 독자들을 찾는다. 파울로 코엘료는 16일 소설 '불륜'(문학동네)으로, 밀란 쿤데라는 28일 소설 '무의미의 축제'(민음사)를 들고 나온다.

소설 시장이 가장 붐비는 시기인 여름에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작가들의 신작으로 올여름 소설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 인간 내면 들여다보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

파울로 코엘료는 꿈을 찾아 떠난 한 소년의 신비로운 체험을 그린 '연금술사'(1988년)로 스타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어 운명을 찾아 나선 스무살 브리다가 사랑과 자아를 발견하면서 변모해가는 여정을 담은 '브리다'(1990년)와 어릴 적 소꿉친구였던 한 남녀의 순례기로 구성된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1994년), 죽으려 했던 베로니카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랑을 알게 되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1998년)로 세계적 밀리언셀러 작가로 자리잡았다.

그는 소설에서 주로 인간의 영혼과 마음, 자아와 만물의 정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권태나 우울 등 인간의 감정을 깊이 파고들며 주인공과 독자들이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반문하게 해 진정한 자아를 찾도록 돕는다.

파울로 코엘료의 신작 '불륜'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좋은 집과 멋진 두 아이, 전문직 직업으로 남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삶을 살아가던 삼십대 여성 린다는 위기를 겪으면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아간다.

브라질에 사는 소녀 마리아를 주인공으로 사랑과 성의 의미를 탐구한 '11분'(2003년)과 '브리다'와 마찬가지로 여자 주인공을 앞세워 여성의 복잡한 심리를 파고든 것이 특징이다.
밀란 쿤데라가 14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 위는 그의 대표작. © News1

△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 '밀란 쿤데라'

밀란 쿤데라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84년)을 빼고는 논할 수 없는 작가다.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역사의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네 남녀를 통해 사랑의 진지함과 가벼움, 사랑의 책임과 자유 등을 그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평단의 호평으로 밀란 쿤데라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다 주었다.

체코가 소련군에 점령당한 후 시민권을 박탈당한 밀란 쿤데라는 망명간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그의 작품에는 공산권이던 동유럽에서 보낸 청년 시절과 '프라하의 봄' 당시 보았던 역사의 아이러니와 상처 등이 곳곳에 담겨있다.

선의로 던진 농담 한 마디가 비극을 몰고 온 아이러니를 통해 선의로 출발한 이념일지라도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준 '농담'(1965년)과 공산 정권 붕괴 후 프라하를 방문한 두 남녀의 삶을 통해 상실과 망명의 시대에 대한 향수를 보여준 소설 '향수'(2000년)가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젊음과 아름다움을 바쳐 아들을 사랑한 어머니와, 그 애정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삶은 다른 곳에'(1973년) 등 밀란 쿤데라의 소설 대부분은 인간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두고 읽기 쉽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쿤데라가 '향수' 이후 14년 만에 펴낸 소설 '무의미의 축제'는 인간의 삶과 본질을 바라보는 더욱 원숙해진 그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주인공 알랭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성의 배꼽을 보고 배꼽 또한 여성의 에로틱한 부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고 나서 몸 한가운데 뻥 뚫린 구멍으로 존재하는 배꼽에 대한 탐구를 시작한다.


letit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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